조선아 대우병원 감염관리실장
조선아 대우병원 감염관리실장

지난 6월25일 질병관리본부는 동일한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는 A형 간염 환자들이 공동으로 섭취한 식품 중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올해 A형 간염 환자 집단 발생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이번 사례가 세번째로, 이전 2건의 사례에서는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개봉한 조개젓에서만 검출됐으나 미개봉 식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해당업체는 인천시 소재의 식품가공 업체로 밝혀졌다.

이전의 두 사례는 각각 경기도 소재 식당과 서울시 소재 반찬가게로, 관할 지자체는 해당 식당 및 업체의 조리종사자에 대해 항체검사를 시행하고 항체가 없는 조리종사자 및 2주 이내의 식당 이용자에 대해 노출 후 예방접종을 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A형 간염 신고건수는 7961명(2019.6.24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1447명 대비 약 5.5배 수준으로 최근 6년간의 현황 중 가장 높은 발생건수를 나타낸다. 반면 연도별·연령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30~39세에서 매년 가장 높은 발생률을 나타내며, 올해는 30~39세 37.2%, 40~49세 36.7%로 두 연령 그룹 간에 비슷한 발생률을 나타냈고 이 두 그룹의 발생건수가 전체 신고 환자의 73.8%를 차지했다.

연령별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을 살펴보면 20~30대에서 가장 낮으며, 이는 1970년 이후 출생자들은 위생상태가 개선된 환경에서 자라 어린시절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이 없어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 연령층 집단은 과거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간염을 앓고 항체가 형성 돼 높은 양성률을 나타낸다.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HAV)에 의한 급성 감염성 질환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15~50일(평균 28일) 후 증상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심한 피로감·식욕부진·메스꺼움·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그 후 황달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증상은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소아는 감염이 돼도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으나 성인의 경우 70%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 A형 간염의 치료약은 없으며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다.

감염증 증상 발현 2주 전부터 황달 발생 후 1주까지 높은 전염력을 나타내며, 감염 된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접촉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을 섭취해 감염될 수 있다. 또 감염된 환자의 혈액·성 접촉을 통한 전파도 가능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물 끓여 마시기, 음식 익혀먹기, 위생적으로 조리하기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올바른 손씻기를 생활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예방법은 예방접종으로, A형 간염을 앓은 적이 없거나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 2회 접종한다.

A형 간염 예방접종 권장 대상자는 12~23개월의 모든 소아와 A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고위험군의 소아·청소년이나 성인이며, 소아는 생후 12~23개월에 1차 접종 후 6~12개월(백신에 따라 6~18개월)후에 2차 접종 실시하고, 성인은 6~12개월(백신에 따라 6~18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을 한다. 2012년 이후 출생자는 보건소 및 전국 지정 의료기관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거제시는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이 낮은 연령층의 인구가 많고 기숙사 생활 등 집단 거주형태가 많은 지역으로 개개인의 올바른 손씻기 준수와 위생적인 조리습관, 예방접종을 통한 A형 간염 예방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A형간염 진단, A형간염 항체 양성, A형간염 백신 접종력 중 한 가지
**고위험군(질환별) 만성 간질환자, 간이식 환자, 혈액제재를 자주 투여 받는 혈우병 환자 등
(직업 및 상황별) 외식업종사자, 보육시설 종사자,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의료인 및 실험실 종사자, A형간염 유행지역 여행자 또는 근무 예정자, 남성 동성애자, 약물 중독자, 최근 2주 이내에 A형간염 환자와의 접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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