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임 수필가 / 거제시청문학회
남향임 수필가 / 거제시청문학회

칠천도 앞바다는 잔잔하다. 무심한 바다와 나는 어느새 하나가 되어있다. 찻잔을 들어 그에게 구수한 커피 내음을 전하며 하루를 열어본다.

얼마 전에, 잡초가 너무 무성하여 낫으로 잡초를 제거한 적이 있었다. 깨끗한 화단이 조금 허전하여, 코스모스를 조금 심었다.

비를 맞아서인지 대충 심어 놓은 코스모스가 꽃을 피우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어 자연의 생명력이 참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2주간 비가 계속해서 내렸다. 그 새 잡초는 또 이만큼이나 자라 있다.

'뭔 잡초가 이렇게 잘 자라지, 이러니까 잡초라고 하는 모양이지'

혼자서 구시렁거리다가 출장소에 전화를 걸어서 잡초를 해결 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친절한 주사님은 환경 미화원이 지금은 바쁘고 시간될 때 가겠다고 한다. 그렇게 잡초 생각은 잠깐 잊고 있었다.

주말을 보내고 왔다. 비도 그치고, 화단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코스모스 세 그루가 솔솔한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고 있다.

'참 고마운 분이시네. 이 꽃도 생각을 해서 조심스럽게 화단 정리를 하셨네.'

유심히 살펴보니 한 그루의 코스모스가 깁스를 하고 있다. 휘영청 꺽다리처럼 길어진 코스모스 줄기를 지탱해주려고 나무 젓가락을 덧대어 유리테이프로 감아 고정시켜 놓았다. 코스모스 깁스는 처음 보았다.

아직 그 사람이 누군인지 모른다. 그 손놀림과 마음이 너무 섬세해 아직도 느낌표로 남아 있다. 그는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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