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잔 탓에 막 출발하는 시내버스에 겨우 올라 탄 최민세(20·상문동)군. 시내버스 요금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체크하자 성인에게 적용되는 '감사합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한 해 휴학해 20세에 고등학교를 다니는 고3 학생이지만 교복을 입은 것에 용기를 내 "학생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생일이 지나 20세 됐으니 성인요금을 내야한다며 큰소리로 훈계했다. 버스안 승객들이 거들어주는 덕에 겨우 학생요금을 적용받았다.

경상남도는 2015년 8월1일 버스요금 체계를 시내·농어촌버스 운임·요율기준을 결정했다. 학생증을 소지하면 누구나 할인해주던 것을 연령기준으로 일괄 변경했다. 만6세∼12세 이하 어린이, 만13세∼18세 이하 청소년, 만19세 이상은 성인으로 분류했다. 따라서 생일이 지나 만19세인 고등학생은 성인요금을 내야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편의점·교통카드판매점을 통해 생년월일을 기입해 학생교통카드를 구입해 사용한다. 1회 버스요금은 초등학생 650원, 중·고등학생 850원, 성인은 1250원이다. 시내버스에 교통카드를 대면 초등학생은 '안녕하세요', 중·고등학생은 '반갑습니다', 성인은 '감사합니다'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따라서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은 멘트만 듣고도 학생인지 아닌지 알게 된다. 문제는 다른 친구들보다 한두 살 많은 고등학생들이다. 고3인데도 성인요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학생교통카드 없이 부모님카드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학생입니다'라고 미리 말을 할 경우 기계를 강제로 조작해 학생요금을 받고 있다"면서 "만19세가 넘은 성인이더라도 교복을 입은 경우와 교복을 입지 않았더라도 학생증을 제시하면 언제라도 기계를 조작해 학생요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로 실랑이기 벌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학생신분일지라도 생일이 지나서 기계가 성인요금으로 자동으로 변경하는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리고 버스기사는 정상적인 요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등교·출근으로 승객이 많은데다가 아무리 기계가 알아서 요금정산을 하는 시스템일지라도 성인요금 대상인 학생들을 일일이 기계를 조작해 할인을 해줘야 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학생교통카드는 생일을 따지지 않고 학생증을 소지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바로 할인을 적용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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