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이 기자
류성이 기자

 

21대 총선이 1년여 남으니 정치권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디서는 '막말'로, 어디서는 '튀는 행위'로…. 국회는 열리지도 않고, 국회의원의 업무는 무엇인지 그 피로감에 정당 지지율이 나란히 하락하는데도 어느새 정치면 기사에는 '총선 전쟁 시작'의 문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이 정책연구기관이라고 밝힌 미래한국연구소가 경남지역 일간지와 함께 의뢰해서 진행한 '거제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여론조사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이 여론조사의 결과가 거제에 적잖은 파동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에 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내용은 정당·도정·거제시정 지지도와 재선의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의 3선 출마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출마예상자의 지지도, 자유한국당 출마예상자의 지지도 등이다. 

이중 가장 회자되는 것은 가상대결이 펼쳐진 김한표 국회의원과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 김한표 의원과 서일준 전 부시장의 양자 대결이다. 
여론조사는 거제시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이틀 동안 유·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선은 3만7137명 중 4.2%(297명)가 응답하고, 무선은 1만1968명 중 3.0%(206명)가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평균 응답률은 3.6%였다. 

여론조사는 질문지를 통해 의뢰자의 의도가 나타난다. 선거철마다 곳곳에서 진행되는 여론조사의 질문을 들으면 어느 정당에서 누가 조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이유로 특정 예상 출마자가 거론되는 것이 아니라, 질문지에서 그 의도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미래한국연구소는 여론조사 실시 사유에 대해 경남도내 지역별로 국회의원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모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과를 지면에 활용해줄 것을 부탁했다. 경남지역 일간지와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를 타 언론사에 지면게재 부탁은 의아하다.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는 양자대결 의뢰와 관련해서 명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왜 자유한국당 현역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상주자 중 특정 인사만을 맞대결시켰는지에 대해서. 여론조사 이전 사전조사에서 높게 나왔기 때문이라는 답변조차 하지 못했다. 상대성이 있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각 후보군마다 상대에 따라 다른 표결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말을 잇지 못했다.

보다 재밌는 건 대부분의 접전이 이뤄지는 비율은 표본오차에 들어선다는 점이다. 정당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그렇고, 김경수 지사의 도정지지도 긍·부정 평가도 그렇다. 최대 오차를 견주면 거제지역은 지난 2018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몰표를 줬던 민심이 자유한국당으로 되돌아왔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결과로 누군가는 웃으며 홍보하고, 누군가는 침묵하며, 누군가는 분노했다. 2020년 총선이 시작된 모양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