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어떻게…】 한국당 김한표·민주당 문상모 거제 위원장에게 듣는다

지난 1월31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침이 발표된 이후 거제지역이 핵폭탄을 맞은 것처럼 술렁이며 혼잡스럽다. 이 같은 혼란과 불안은 5개월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진행형이며 언제 끝날지도 모를 안개속으로 접어들었다. 대우조선해양이 동종사인 현대중공업에 매각될 경우 노동자는 물론 거제와 경남지역 경제가 파탄날 것이란 우려 속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뜻을 굽히지 않는다. 노동자와 범시민대책위는 대우조선해양 정문에서 실사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을 벌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거제신문은 이 문제와 관련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거제지역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정치인들의 시각으로 손익 주판을 튕겨볼 수도 있는 문제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거제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대승적 관점에서 정치권의 양대 축인 두 위원장의 입장과 속내를 지면에 싣는다.   <편집자 주>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거제지역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김한표 거제위원장(사진 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문상모 거제위원장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거제지역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김한표 거제위원장(사진 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문상모 거제위원장

Q.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생각은?

【김한표】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것은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문상모】 대우조선 매각은 산업은행이 대한민국 조선업의 경쟁력 우위를 지키기 위한 조선 산업 재편의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이 문제를 찬성과 반대로 재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공론화 과정 없이 진행된 부분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조선 산업 재편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했지만, 대우조선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우려하는 고용보장 및 협력사·기자재업체의 보호 장치가 담보되지 않는 매각이 돼서는 안 된다.

Q. 시민들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대우조선 주인찾기'는 필요하다는데 동의하지만, '현 시점은 아니다'는 의견과 '현대중공업과 같은 동종사는 아니다'는 의견이 있다.

【김】 세계최고의 조선소이니만큼 반드시 좋은 경영자를 만나 제대로 운영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해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세계 1위로 다시 올라서는 등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또한 점차 나아져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시점에 심도 있는 협의도 없이 졸속야합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헐값에 매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조선경기와 실적이 조금 더 나아지는 시점이 도래할 때에 좋은 가격으로 제대로 운영할 '주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기업결합은 중복되는 사업을 축소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만을 경영하는 것이 본질이다. 대우가 동종사인 현대에 매각된다면 현재와 같은 고용보장·자율경영이 이뤄지기는커녕 대우조선 필드를 지키던 근로자들은 밖으로 내몰릴 것이다. 고용보장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산조선소를 하루아침에 폐업한 현대중공업의 행태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문】 기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려면 시장에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 대우조선 주인 찾기 시점을 현재라고 보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조선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황 전망이 좋아지고 있고,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장기업황의 불투명을 이유로 공론화 과정도 없이 성급하게 추진한 부분에 대해 '지금 시점'의 공감대를 얻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또 조선업황이 지속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면 최대한 매각시점을 늦춰 몸값을 최대한 높여서 매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조선업황이 불투명하게 전망되는데 시장에서 이종사가 인수에 뛰어들려고 하겠나? 동종사냐 이종사냐 하는 문제는 기업의 논리대로 풀어간 것이라고 본다. 현대중공업이 선택한 것이다.

Q.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도산을 예상하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

【김】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과 거래하는 기자재업체는 1200여곳, 7만 여명의 근로자가 경남·거제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핵심 부품인 엔진과 주요 선박블록 대부분을 그룹 계열사로부터 조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대가 대우를 인수하는 순간 협력업체의 연쇄파산, 지역산업 생태계 붕괴, 지역경제의 몰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 방만한 운영, 관리감독 소홀이 빚어낸 결과로 13조원의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엄청난 부실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수 년 간에 걸친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등이 이뤄졌고, 이를 견디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희생을 감수한 대우조선 구성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자유한국당은 자기반성과 대안도 없이 대정부 투쟁의 선동정치와 막말정치·장외투쟁만 일삼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정부와 여당은 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매각으로 인해 더 이상의 구조조정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동종사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8일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11일째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날은 거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빗속에서도 농성장을 지켰다.
대우조선해양 동종사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8일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11일째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날은 거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빗속에서도 농성장을 지켰다.

Q.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으로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선주사로부터 계약을 외면 받는 등 실제 우려했던 사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있는가?

【김】 문재인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이후 이 문제에 대해 산업은행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외국 선주사들은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되기 전에 수주를 해야 싼 가격으로 배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수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바로 이러한 상황만 보더라도 문재인 정권에서 대우조선해양매각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면밀한 검토와 예측 없이 진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문】 매각으로 인해 선주사로부터 계약을 외면 받고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매각 때문에 대우조선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우려는 있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역시 타 조선사 보다 뛰어난 기술력 유지와 경쟁력 우위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회사 경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 연장선에서 매각이나 기업결합이 있게 되는 것이다.

Q.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는 어떻게 내다보는가. 발전방향성과 가야할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김】 아직까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조선산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환경문제 등의 세계적 현안으로 친환경 LNG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조선산업도 조금씩 활개를 띄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동종사 간 과도한 수주경쟁 등 국내 조선 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입힌 문제 등을 타산지석 삼아야 할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대우조선해양이 부채를 탕감하고 흑자로 전환되어 안정적 운영을 통하여 다시금 힘차게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문】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대우조선은 LNG·특수선 등에서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시장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준비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우위를 점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력의 고도화, 고부가가치 선종의 집중화, 미래 선박인 스마트 선박·친환경선박 등에 바이오기술, 그린에너지기술 등을 접목시켜 특화된 시장을 선도해 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Q. 만약,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체결이 완료됐을 경우, 거제 지역경제에 타격을 최소화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김】 확실히 말씀드릴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매각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동종사에 매각 된다면 근로자와 협력업체들로부터 시작되는 위기가 거제경제 전체를 흔들 것이고, 이는 경남경제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 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산업은행이 이를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처리한다면 거제의 시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거제경제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문】 만약 인수 체결이 완료된다면 지역경제에 타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보장책을 정부로부터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조선 산업은 제조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산업이다. 앞으로 조선 산업이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중앙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결정한 조선산업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위원회를 상시 가동해 대우조선해양 구성원의 고용안정과 지역민들의 생존권 보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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