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임 거제시청문학회
남향임 거제시청문학회

주민들의 칫솔에 대한 요구도가 점점 높아진다. 그동안 해마다 해왔던 행사가 메르스, 세월호, 콜레라 터지고 이런 저런 국가 재난과 바이러스 퇴치로 행사에 적신호가 들어 오면서 계속 중단 될 수 밖에 없었다.

“아, 행사를 통해서 홍보하겠습니다.”

그렇게 안내하고는 행사 준비를 해 본다. ‘체험교실을 할까?’,‘체험 마당을 할까?’제목부터 고민이다.

날짜와 장소를 정해야 한다. 장애인협회 행사도 겹치고, 추석 연휴로 대목에 들어가니, 보건소로 칫솔 받으러 올 것 같지는 않고 장을 보러 갈 것 같다. 1층 로비에서 하면 내소하는 민원들에게 홍보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예방접종 준비로 전산시스템 설치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행사장은 보건소 앞마당 데크가 좋겠다.

데크에서 행사한다고 해 놓고는, 천막을 어떻게 칠지, 비가 오면 어떻게 할지, 턱이 있어서 안전에 문제는 없을지…. 가을볕이 따가우니 천막도 필요하고, 무대를 휘청이는 바람돌이 에어풍선에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알록달록 고무 풍선까지, 행사 분위기 나게 음악도 있어야 겠고….

현수막이 도착했다. ‘칫솔을 바꾸어 보세요! 함께해요 칫솔질 구강건강 체험마당’ ‘어따, 제목도 억수로 길다마….’ 천막 사이즈보다 현수막이 너무 긴 것 같다. 크기를 맞추러 나가 보니 얼추 사이즈가 맞다. ‘어휴! 다행이다’

다음엔 국가암 현수막을 들춰 본다. 부제목은 5대암(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 큰 제목은 ‘국가암 조기검진 받으세요’ 아뿔싸! 제목의 중요 포인트가 뒤바뀌었다. 5대암이 훨씬 큰 글자로 덩그러니 가운데 대문짝만하게 써여 있다. 주사님이 뾰료통해져서 하는 말씀…. “5대암을 우짜란 말이고!”

아동들에겐 체험이 주요학습이다. 행사 당일에는 아동들에게 동영상을 들려주기로 했다. 그 날, 하필 노트북이 예방접종따라 출장이다. 안경을 쓰고 가시광선으로 봐야되는 세균은 암실에서 잘 보인다.

그런데 햇빛이 너무 밝아서 암실이 무색해진다. 모형으로 칫솔질 같이 해 보고 , 식이조절 스티커 붙이고, 칫솔이랑 양치컵 주고 집으로 돌려 보내자니, 참으로 궁하게 되었다. 그런 아이들이 사실 더 궁금해 하는 건, 데크 가운데 유유히 서 있는 정원수 아래 발발 기어다니는 개미떼, 개미떼….

아이들의 걸음과 시선은 개미떼를 따라 총총히 요래조래 중구난방 움직인다. 할 수 없이 손에 손을 잡고 1층, 2층으로 돌면서 보건소 각 실을 구경하게 하고, 의사 선생님과 악수라도 하고, 사진도 찍고, 물리치료실 계단도 올라보고, 보건소 견학으로 못다한 체험을 메꾸어 보았다. 

아이들의 천진한 눈망울이 참 예쁘다. 가을 햇볕아래, 데크 계단에 옹기종기 붙어 앉아서 사진을 찍는 모습은 정말 눈부시다. 시민들은 옅은 미소를 띄우며 어우러진다.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하루였다. 그들이 우리들이 펼쳐 놓은 마당에서, 체험은 온데 간데 없지만 마실나온 기분으로, 악어 모형의 혀를 닦는 아이의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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