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3년 부처님오신날]

불기 2563년, 오는 12일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거제지역 사찰과 거제에는 저마다의 등을 밝히고,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또다시 마음을 가다듬는 연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찾아오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지역 사찰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스님들의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화엄종 앵산 광청사 허남두 상임법사

하청면 유계리 광청사(주지 월천)는 대한불교 화엄종으로 거제지역 유명사찰 중 하나다. 허남두 상임법사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중의학을 전공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유발법사가 돼 광천사에서 수행을 증진하고 있다. 유발법사는 조계종 대각회 모임으로 용성조사의 유지를 들어 대중구제용 법당을 모시고 수행·전법·포교하는 출가 수행자이다. 법사란 경장·률장·법장이라는 삼장을 익힌 수행자로 일반적으로 삼장법사라고 부른다.

유발승으로 수행하면서 삼전을 닦아야 한다고 여긴다. 삼전이란 마음을 닦는 심전, 농사를 짓는 토전, 사람들에게 행복의 연을 맺는 복전이 있다. 중국 당나라의 회해선사는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이라면서 일하지 않는 날은 먹지도 말라는 가르침으로 선농일식을 실천하는 수행자가 돼야 한다고 설파했다.

거제는 특히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육체노동의 토전을 닦는 고통을 수행으로 공감한다. 지금 모두가 힘들다. 그러나 불교에는 보왕삼매론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어려움을 겪고 이겨내면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기독교에도 가시밭길의 고통을 지나면 구원을 말하지 않는가.

부처님오신날 불교에서 말하는 근본적인 세 가지 번뇌는 '탐욕·진에·우치'를 의미한다. '탐·진·치'라고도 하며, 중생을 해롭게 하는 것이 마치 독약과 같다고 하여 '삼독'이라고도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를 돌아 볼 시간으로 가지면 어떨까 한다. 지금 우리 거제도가 많이 힘들고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는 소설이 재미있겠는가? 살아가면서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리 삶이 더 가치 있는 것을 깨닫게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이를 극복하면 더 큰 복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조계종 영은사 주지 학산 스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더불어 함께하는 모든 생명과 내 가족과 이웃에게 감사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임제' 큰 스님 말씀인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뜻은 '누구나 어느 곳에 가든지 가는 곳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인공이 되면 그곳은 모두 진리(참행복)가 된다는 말이다. 어느 곳이든지 자신답게 하며 주인의식을 가진다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터나, 지금 내가 머무는 자리나, 내가 서있는 곳이 바로 진리(참행복)의 자리가 된다는 뜻이다.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주인공적인 삶을 매순간 살아간다면 몸은 건강하고 마음생명은 살아서 활기가 넘칠 것이다. 오늘도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자비심을 갖는 하루하루를 이어가면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발원하며 등불을 밝히려 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이 길에 삼악도를 영원히 벗어나길 발원하며, 탐진치를 어서 빨리 끊기를 발원하며, 불법승의 가르침을 항상 듣길 발원하며, 계정혜를 부지런히 닦기를 발원한다. 보리심이 물러나지 않기를 발원하며, 기필코 극락세계 태어나길 발원하며, 아미타불 어서 빨리 친견하길 발원한다. 온누리에 이 몸을 나투길 발원하며, 모든 중생 빠짐없이 건지길 발원하며,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시는 부모님 우리도 부처님께 밝히려 기도했다.

 

동부면 오송리 대원사 주지 자원 스님

수행자로서 부처님오신날이라 해서 특별하게 이런 저런 말로 실천을 논할 것은 아니다. 많은 중생들이 평소 어떤 마음으로 사람들과 관계하고 배려하고 대하느냐에 따라 사회가 윤택하고 서로 돕는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속된 표현이지만 엿새 동안 죄 짓고 하루 가서 회개하는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각자가 속한 곳에서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대하는 것에 따라 사회가 변할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봄이다. 밭과 들에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는다. 우리는 생산을 위해 모두가 열심히 무엇인가를 심고 있다. 우리는 마음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 서로는 선한 마음을 심어야 할 것이다. 선한 공덕을 심으면 선한 열매가 열릴 것이고, 그 선하고 착한 열매가 행복이라고 여긴다.

불가에서는 삼독을 다스려야 한다고 한다. 모든 것이 어리석음과 욕심이 불행을 만들 것이다. 최근 젊은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부모들의 과잉보호로 인해 젊은이들이 일 할 의욕이 없는 것 같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무엇이던 스스로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중요하고 존중되는 사회분위기가 필요하다.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 거제시민들도 어려움이 잘 극복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우리시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

태고종 용주사 주지 종현 스님

거제가 힘들다. '힘내라! 거제'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신도 한 분으로부터 이사를 간다면서 "거제도에 뼈를 묻고 살려 했는데 먹고 살 방법이 없어 떠난다"고 했다.

오랜 인연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마음에 가슴이 아팠다. 거제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부처님의 월력으로 현재의 이 어려움을 이겨내 예전의 풍요로왔던 거제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거제가 누구나 살고싶고 여행하고 싶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또 양대 조선소도 어려움을 이겨내 많은 일거리가 생기고, 근로자들도 안정되고 활력이 넘치길 기도한다.

'평화의 도시 거제'라고 하는데 현재 모든 전쟁은 종교전쟁이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로 인한 테러가 대부분이다.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고 갈등하는 것은 종교 본래의 모습이 아니다. 종교 지도자들이나 석가모니부처님·예수님·공자님 또한 그렇게 생각하실 것이다. 그래서 함께 공유하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수 있는, 이 좋은 오월에 좋은 일 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생활속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모습들이 우리 삶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승려로서 부처님오신 날은 늘 기대가 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조계종 해인사 말사 해인정사 주지 자원 스님

해인사 말사인 해인정사는 22년 전 연초면 오비에 터를 잡고 부처님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때는 경기가 좋은지 뭔지도 몰랐다. 모두들 바쁘게 일하고 언제나 공장에서 기계들이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다. 원래 그런가 보다하며 세월을 보냈다. 거제 사람들도 나와 똑같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최근 너무나 어려운 거제경기를 느낀다. 사찰 아래 있던 공장들의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법회에 오는 불자 중 미래에 대한 불확신 때문에 위축된 마음으로 스스로의 지표가 없다.

그럴 때마다 하는 말이 '옛날 선조들과 비교해보라 선조들은 자동차도 휴대폰도 없었다. 전쟁도 겪었다. 가까이에 있는 포로수용소를 꼭 가보라.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는가. 그러나 그분들이 지역과 나라를 위해 싸우고 지키고 일궈 지금 우리가 편안하게 살고 있지 않는가. 현재의 어려움을 그때에 비해 보라. 우리에게는 좋은 유전자가 있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는 유전자다. IMF때만 해도 우리 거제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지나갔다. 지금 거제가 그때를 겪고 있다고 보면 우리도 극복하고 이겨낼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극복했듯이 우리도 좋아 질 것이다'고 한다.

거제는 이름 그대로 '크게 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향은 자기 몸을 불태워 세상을 향기롭게 한다. 마당에 핀 꽃들도 자기의 역할이 있다. 현재의 어려움은 더 큰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어려움을 스승으로 삼으면 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좋은 날이 있으면 어려운 날도 올 것이다. 어려운 날 있으니 좋은 날도 있는 것이다. 요즘은 사찰 아래 공장에서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제법 들린다. 다시 회복되는 것이 느껴지는 소리다.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가난한 사람의 마음이 정성으로 피운 등불이 된다면 꺼지지 않는 등불, 준비하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조계종 금강사 주지 성원 스님

참좋은 인연이다. 불기 2563년  5월12일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지난해부터 부처님오신날로 공식적으로 명칭이 변경 된 후 2년째 되는 해이다. 

부처님은 꽃피고 새들이 노래하고 적당한 기온으로 만물의 기운이 생성되는 시기에 중생들의 곁으로 오신 분이다. 어떤 종교나 성인이 탄생하는 것은 큰 의기가 있지만 특히 2600여년 전 인도에서 탄생하신 석가모니부처님은 탄생하자 말자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사실지 분명한 목표를 말씀하셨다. 그 첫 번째 말씀이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로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는 말로 다른 존재와 비교할 것 없이 홀로 존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사람만 존귀한 것이 아니라 지위가 낮고 돈이 없는 사람도 존귀하다는 말씀이다 .

세상의 모든 것이 고통 받고 있어 이를 편안히 하리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오셨고 열반에 들기까지 세상을 편안히 하는데 모든 삶을 바치셨다. 부처님 가르침의 가장 큰 화두는 모든 중생이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청정한 성품을 바로 보고, 자신의 선한 모습을 되찾아서, 일체중생이 안락하고 정의롭고 평화롭고 행복하며 어느날 자신을 되돌아봤을 때 어떤 방향에서도 틀리지 않고 밝은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처님을 접하고 가름침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티벳사람들은 매일아침 방생기도를 한다.

그들은 매일 아침 첫 번째 호흡으로 마음속의 도사린 뱀같이 사악한 마음을 몰아내는 방생을 한다. 두 번째 호흡으로 내마음 속에 공작 같은 마음을 방생한다. 이는 남을 무시하는 교만과 자만심과 아집을 말한다. 세 번째 호흡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도사린 돼지 같은 마음을 방생한다. 이는 욕심으로 만족을 모르고 게으르며, 자신의 이기적인 탐욕을 일컫는 말이다. 네 번째 호흡으로 선한 마음의 발원을 원하는 호흡을 한다.

물질적 행복 보다 마음으로 오는 행복이 크다. 지금 우리나라는 많은 갈등과 타인과의 소통부재로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많다. 눈을 뜨면 매스컴을 보기 힘들 정도다. 누구인들 염려스럽지 않겠는가. 다시 행복해지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내가 가진 본래의 선한 성품을 잘 알아차리고 발현해내, 내가 먼저 손 내밀어 갈등을 해소하고 또 타인을 바꾸기보다는 내가 먼저 바뀌는 훈련, 또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모든 변화의 중심이 가장 존귀한 나부터 시작됐으면 한다.

 

조계종 통도사 말사 계룡사 주지 선암 스님

매년 맞이하는 부처님오신날이 올해라고 특별하겠나. 계룡사 주지 소임을 맡은지 3개월째다. 거제로 오자마자 거제 불교사업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거제에서 계룡사가 가장 크다 보니 중요한 소임을 맡게 된 것 같다.

거제 불교현실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고 있다. 둘러보면 거제도는 불교문화가 열악함을 느끼고 거제사람들의 마음이 침체돼 있음을 느꼈다. 거제시민들의 마음 자락에 불행하다는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화려했던 과거와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때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그때보다 못한 지금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올해 맞이하는 부처님오신날은 거제시민들이 침체된 생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부처님말씀 중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는 말씀이 있다. 부처께서는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걸음을 걷고 한손으로는 하늘을 가르키고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켰다. 천상세계와 인간세계에서 내가 가장 존귀하다는 말이다. 존귀하다는 말은 존재함 그 자체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제보다 경제적으로 조금 더 어렵고 부족하다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거제시민들은 존재함 그 자체로 존귀하고 충분히 행복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을 거듭거듭 느끼고 자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함으로써 '삼계개고 아당안지' 삼계의 모든 중생들을 편안케 하리라하는 부처님 발원이 세상에 실현되는 그런 부처님오신날이 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불행해진다. 행복을 지향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비교는 불행을 낳는다. 삶의 목적과 가치관을 행복으로 하고, 행복을 지향하는 길로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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