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시청앞서 집회
계약 당시 분양률 허위
에어컨 설치 불가능 등

지난 23일 오전 9시부터 일운 코아루아파트 입주민들이 거제시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화재 가능성이 있음에도 준공승인을 내준 거제시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오전 9시부터 일운 코아루아파트 입주민들이 거제시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화재 가능성이 있음에도 준공승인을 내준 거제시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어디에다 어떻게 호소해야 할지 모르겠다. 평생 모은 돈으로 잔득 기대하고 분양받았는데 에어컨도 설치할 수 없는 아파트라니…."

입주민 A씨는 2017년 11월 70%가량 분양이 완료됐다는 분양안내원의 말에 서둘러 분양계약서를 작성했다. A씨가 입주를 권유받은 곳은 104동의 8층으로 '남아있는 물량 중 가장 고층'이라는 말에 계약을 결심했다고 한다.

당시 아주동 모델하우스의 사진을 내보이며 A씨는 '분양마감, 마감임박' 표시가 내걸린 아파트 모형이 전시돼 있었고 신축아파트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공사가 마무리 될 무렵인 2018년9월 3일간 입주 전 사전점검이 시작됐다. A씨는 입주민 중 170여명만이 아파트를 방문한 것을 알게 됐다. 767세대의 70% 분양이 완료됐다면 적어도 500여명의 입주민들이 방문해야 정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A씨는 발주사인 한국토지신탁(이하 발주사)에 정확한 분양률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발주사로부터 356세대가 분양을 완료했다는 답을 듣게 됐고 A씨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래도 절반은 입주를 하겠구나, 나중에 찾는 사람들이 있겠지'하고 스스로를 위안했다고 한다.

중도금 성실납부한 입주민들은 물주인가?

또 다른 입주민 B씨는 언론을 통해 거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언론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고 새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입주하자마자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하루도 편안하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B씨는 살던 집을 처분하고 그 돈을 가지고 새 아파트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B씨의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갔다. 새 아파트의 분양 잔금을 상환하려면 떨어진 집값만큼 돈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B씨는 입주를 앞두고 발주사에 분양취소를 요구했지만 발주사에서는 계약취소가 불가능하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계약금과 위약금을 물어내고라도 입주를 포기하겠다고 한 B씨를 향해 발주사 직원은 준공승인이 완료됐기 때문에 계약파기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4월 현재까지 입주민들이 파악하고 있는 입주세대는 130세대다. 준공승인 이후 계약파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발주사 직원은 계약금 10%만 내고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지 않은 67세대들은 계약을 취소해줬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

또 사전 점검에서 40세대가 입주 포기했고 나머지 120세대에 대한 부분은 확인 불가능했다고 한다. 발주사가 대납했다는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며 고의적으로 분양률을 조작했다고 의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4월까지 120세대의 등기이전은 완료되지 않고 있으며, 미입주 상태다.

입주민의 요구와 앞으로의 대응방향

지난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입주민 30여명은 시청 앞에서 화재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준공승인을 내준 거제시청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명확한 문제가 발견됐고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준공승인이 날 수가 있냐며 공분했다.

입주민들의 요구사항은 간결하다. 더이상 코아루 아파트에 살고싶지 않다는 것. 계약금을 제외한 분양 원금이라도 좋으니 돌려주고 계약을 파기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입주민들은 발주사를 분양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을 시작했다. 23명의 입주민이 개별적으로 고소장을 작성해 제출한 상태이며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민들은 허술한 LPG저장탱크, 설치 불가능한 실외기, 준공승인 불가능한 중앙차선 등 전체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실외기의 경우 화재의 가능성이 충분해 국내 대기업인 S사·L사 본사에서 설치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다가올 여름에는 화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입주민 C씨는 "발주사가 얼마 전부터 4000만원에 월5만원 이라는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입주비용 2억원 중 나머지 1억6000만원은 전세자금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라며 "최근 남아있는 잔여세대에 대해 반값에 통매각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문이 사실이라면 지금 입주를 준비하는 세대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입주와 동시에 분양가격이 반토막 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결국 발주사만 배불리고 책임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분양사무실 앞에서 지난 16일부터 집회를 가진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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