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이 기자
류성이 기자

2020년 4월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1년 남짓 안 되는 시간이 남자 정치권 잠룡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거제시와 관련된 공적을 두고 누가 많은 공을 쌓았는가 보다 숟가락을 누가 먼저 올렸는지에 대한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상문동민들이 가장 반길 상동1초 신설 확정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7일부터 19일, 3일 동안 진행된 중앙재정투자심사 정기 1차 회의에 대한 결과였다.

보통 중앙재정투자심사 결과는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소요된다. 학교 신설 결정에 이례적인 빠른 결과발표였다. 평소 학교신설과 관련한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경상남도교육청이 아닌 김한표 의원실에서 나온 소식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오전 6시30분께 '상동1초등학교(가칭) 신설, 눈앞에'라는 보도자료로 이 소식을 전했다. 평소보다 김 의원이 빠르게 이 소식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교육위원회로 옮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같은 날 10시18분께 평소와 달리 '긴급'까지 붙이며 변광용 시장이 '상동지역 숙원, 상동1초 신설된다'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보냈다.

거제시를 이끄는 두 수장인 국회의원과 시장의 보도자료에서 서로의 공은 없다. 각자의 공만 있을 뿐이다. 교육부에서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학교 총량제'를 근거로 안 된다고 했던 사업이 인구는 되려 줄어드는 실정에서 왜 수락을 하게 됐는지는, 그저 두 사람이 열심히 교육부 관계자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돼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은 일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올 1월 들어 거제시민이 가장 기뻐했던 소식 중 하나는 보통교부세가 기존금액보다 907억원 증액됐다는 것이다. 이를 변 시장은 1월2일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8000억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같은 사안으로 김한표 의원은 20일 뒤인 1월23일 의정보고대회를 통해 교부세 확보 등을 밝히며 재선한 이후 성과들을 열거했다. 시민을 위한 길이라면 누가 해냈든 무엇이 중요하겠냐만 과도한 경쟁보다는 오직 시민을 생각해 협력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경쟁은 본선에서 해도 늦지 않다. 시민들은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본인 숟가락을 올리기 전에 시민들이 원하는 밥상이 차려졌는지, 부족한 점은 없는지 되짚어보는 정치인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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