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버스 구입해 마을버스화
아주동만 접근성 높고 능포·장승포동은 차이 없어
고교평준화 따른 통학 대책은 '글쎄'

지난 11일 신설된 아주·양정터널을 통과하는 좌석버스. 시행 2주에 접어들고 있으나 당초 도입취지였던 좌석버스 통학대책이 '아주동'에 초첨이 맞춰지면서 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11일 좌석버스 첫 개통 당시의 모습.
지난 11일 신설된 아주·양정터널을 통과하는 좌석버스. 시행 2주에 접어들고 있으나 당초 도입취지였던 좌석버스 통학대책이 '아주동'에 초첨이 맞춰지면서 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11일 좌석버스 첫 개통 당시의 모습.

아주·양정터널을 통과하는 좌석버스가 지난 11일 신설된 가운데 아주동민의 교통편의는 해소됐지만 고교평준화에 따른 통학대책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거제시는 좌석버스를 통학대책으로 도입했으나 개설 노선이 '아주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한 실정이다. 학생들도 불편하고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는 좌석버스보다 학교 통학버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는 좌석버스 노선과 관련해 시행한지 2주밖에 되지 않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6억 들여 마을버스화?
아주·양정터널이 있는 국도14호선 대체우회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버스가 통행하려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7조2에 따라 안전벨트가 있는 좌석버스여야 한다.

시 교통행정과는 아주동민의 수십차례 제기된 민원과 고교평준화에 따른 통학대책을 마련키 위해 지난 11일부터 아주동에서 국도14호선 대체우회도로를 통과하는 버스를 도입했다. 능포 시내버스터미널과 고현시내버스터미널이 기·종점인 3000번과 구조라버스터미널과 고현시내버스터미널이 기·종점인 4000번.

문제는 3000번 버스 정차지 24곳 가운데 아주동에만 9곳을 선다는 점이다. 아주동민에게는 고현동으로 향하는 접근성을 높였지만, 능포·장승포동민은 고현동으로 가는 길이 당초 10·11번 버스와 별차이가 없다. 이는 실제 탑승한 시민들에게서도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1일부터 운행되고 아주~양정터널 통과하는 3000번(왼쪽)과 4000번 좌석버스의 노선도.
지난 11일부터 운행되고 아주~양정터널 통과하는 3000번(왼쪽)과 4000번 좌석버스의 노선도.

기자가 직접 타보니
지난 11일 3000번 버스 개통식이 열리던 두 번째 운행인 오전 8시10분 버스와 일주일 후인 지난 18일 3000번 버스 첫 차 오전 7시20분을 직접 타보니 실제 탑승객은 많지 않았다. 11일에는 관계자 외 일반 시민이 15명이 승·하차했고, 18일은 고등학교 등교시간임에도 18명에 불과했다. 특히 아주동에서 고현·상문동의 이동시간은 크게 단축됐지만 능포·장승포동 주민들은 옥포동지역을 돌아가는 노선과 이동시간에 차이가 없어 운행 첫날부터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 11일 오전 8시10분 능포동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탑승한 A씨는 "아주터널로 바로 질러가야지 온 동네를 다 돌아가면 무슨 의미가 있냐. 일반 시내버스 타고 옥포를 돌아가는 것이나 매한가지"라며 "일부러 시내버스보다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좌석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능포동민 B씨는 "아주동 사람들이랑 공무원들만 좋아진 것 아니냐"며 "코스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은 능포동 사람들을 만만하게 보기 때문"이라며 실망을 전했다.

고교평준화 통학대책으로는 역부족
좌석버스의 취지 중 하나는 올해부터 시행된 고교평준화에 따른 통학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좌석버스 노선에는 해성고등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인문계 고등학교는 버스승강장의 위치가 학교와 거리가 멀다. 또 아주동을 통행하다 보니 일반 시내버스와 통학시간에 큰 차이가 없어 학생 통학대책으로 적절한 조치였는지 의문이다.

당초 좌석버스 도입 시기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개학일인 3월에 맞춰 운행할 예정이었지만 내부기자재 보완 및 버스납품회사 사정으로 1개월 늦어졌다.

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좌석버스 구입시기가 늦어지면서 각 학교들이 버스업체와 통학버스계약을 맺었다"며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다음 학기부터는 좌석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의 예상은 빗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교평준화에 따른 통학대책과 관련해 각 학교마다 학부모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시내버스보다 통학버스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좌석버스도 적자운행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일교통 관계자 C씨는 "좌석버스 신설로 아주동 주민들의 이동수단이 눈에 띄게 개선된 부분은 칭찬할만한 일"이라면서도 "거제전역의 버스노선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좌석버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좌석버스가 운행되면서 보완해야할 점도 발견됐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또 3001번 버스가 개통 당시에는 신설됐지만 신설 일주일만에 사라지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게다가 버스정류장에서 3000·4000번 버스 노선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곳도 많았다.

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터널진입 전 안전벨트의 착용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올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며 좌석버스 개통 홍보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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