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고현지점에서 볼일을 보고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던 황미숙(48·장평동)씨.

이곳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다. 좌우를 충분히 살피고 진입하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지나가는데 검정색 승용차가 코앞으로 순식간에 휙∼지나갔다.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한발만 앞으로 더 내딛었더라면 큰 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말이 횡단보도이지. 사람이 먼저인지, 차가 먼저인지 개념 없는 인간'이라는 악담이 튀어나왔다.

옥포초등학교 앞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 접어든 운전자 최민기(56·옥포동)씨. 근처 인도에 서있던 초등학생이 갑자기 좌우를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횡단보도를 쏜살같이 달려나와 본인의 차량 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지나갔다. 너무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고 아이를 살폈다. 끽∼하는 브레이크 밟는 소리에 놀랐는지 아이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서있었고,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평소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운전할때 좌우를 살피고 천천히 지나가면서도 언제 사람이 튀어나올지 몰라 운전대에 땀이 묻어날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우곤 했다.

오늘같이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나오는 아이들을 보면 '아~ 사고는 한순간이구나'라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멈춰주는 차주에게 고맙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시민들도 있다. 횡단보도를 만들면 교통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횡단보도는 어디까지나 차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다.

그러나 뭐가 그리 바쁜지 사람보다 자동차가 우선인줄로 착각하면서 먼저 지나가거나 혹은 행인에게 막말을 하면서 지나가는 차주도 있다. 물론 좌우를 전혀 살피지 않고 귀에 이어폰을 꼽고 앞만 보고 걸어가거나 인도에 가만히 있거나 갑자기 앞만 보고 뛰어건너는 아이들도 있다.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횡단하던 보행자를 차로 친 경우에는 12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하며 가해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의해 보행자보호의무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는 운전자는 없다. 조심한다고 발생하지 않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방어운전과 교통법규를 준수하면 사고율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는 차보다 사람이 우선 보호돼야 한다. 또한 보행자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전문가들은 횡단보도 앞에서는 차량이 일시 정지했다가 보행자가 지나간 후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행자도 스마트폰·동반자와 장난 등으로 한눈을 팔거나 앞만 보고 뛰어 건너는 행위는 절대 안된다. 운전자·보행자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 곳이 바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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