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이 기자
류성이 기자

"보육료 전액 지원은 현재의 보육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 대응 차원이다. 이번 지원을 통해 아이들 보육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부모들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광용 시장이 지난 12일 민간·가정어린이집을 다니는 전체 아동에 대해 부모 부담률 100% 지원을 약속하고 보낸 보도 자료다. 변 시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 시장실을 방문한 네이버 카페 '위더스 거제맘' 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와 같은 약속을 했다.

이 말을 취재기자 앞에서 약속하는 것이 부담됐을까. 보도자료를 통해 일·주간지에 일제히 알리고 싶었던 걸까. 이 자리에 언론사 취재는 차단됐다. 자리에 동석한 여성가족과 A 계장이 "언론사는 자리 배석 안 됩니다"고 말하며 시장실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시 홍보담당관실은 "당초 거제시는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하려 했을 뿐,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에서 사전에 협의가 없었고, 민주당의 초대로 간담회에 오지 않았냐"고 말했다.

민간·가정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에게 부모 부담률 100%의 시 지원을 바란다는 부모들의 목소리와 이에 대한 변 시장의 생각을 취재하려던 기자를 한 순간 '정치화' 해버린 발언이다.

시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당일 새벽 4시에 취재 요청을 한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오전 8시17분 기자에게 취재를 다시 부탁했을 때 이런 상황을 설명해주거나, 시에 협조 요청을 사전에 했으면 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비공개가 아닌 공개도 생각했을 수 있다.

간담회의 결과는 오는 5월부터 100% 지원을 이끌어내 거제 복지가 질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공개로 진행됐어야 했던 이유는 뭐였을까.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 소속 A씨는 "내년 총선이 1년여 남은 가운데 당내에서는 후보군을 두고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유력 후보군이 없는 실정에서 시장과 지역위원장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내 힘겨루기가 시민 알 권리가 보장돼야 하는 곳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문제다.

일각에선 변 시장의 의사와는 별도로 홍보담당관이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홍보담당관과 언론사 관계에서 '과잉충성'이 언급된 또 하나의 사례라는 것이다. 사소함에서 발생한 과잉 충성은 선출직 수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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