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곳곳에서 열린 학교 졸업식]

애광학교 졸업식 열려

정들었던 선생님의 따뜻한 품속을 떠나는 아쉬움 반, 이제부터 사회인으로 자립해야하는 두려움 반의 긴장감으로 숙연한 분위기속에 지난 15일 거제애광학교 체육관에서 졸업장 수여식이 열렸다.

'희망과 용기로 세상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졸업식에는 안재기 거제교육장, 송우정 애광원 상임이사, 이상래 덕포교회 목사, 이미경 거제시장애인부모회 회장, 김상현 거제교육청 특수교육담당 장학사, 학부모·교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유치원 7명·초등학교 12명·중학교 9명·고등학교 14명·전공과 6명 등 총 48명의 졸업생들은 개개인이 가진 각기 다른 장애를 극복하고 배움에 대한 목마른 열정으로 스쿨버스로 매일 등·하교하면서도 어려운 교육과정을 무사히 끝마쳤다.

불편한 심신이지만 일반학생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졸업식 내내 서툴거나 산만한 모습이지만 매우 숙연한 긴장감을 보이면서 행사진행도 의젓해 참석한 교사나 부모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이상래 목사의 졸업식기도, 축사, 유치원·초·중·고등학교, 졸업장 및 상장 수여, 학교장 회고사, 보내는 마음·떠나는 마음 글 낭독, 감사장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안재기 거제교육장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한 과정을 마친 것이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졸업식이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라"고 졸업생의 앞날을 축복했다.

박용천 교장은 "장애인을 원하지 않는 사회이지만 사회속에서 우뚝 자립할 수 있도록 그동안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졸업에 이르기까지 수고 많았다"면서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부모님들과 더불어 사회속에서 더욱 열심히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고 말하면서, 특히 17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전공과 졸업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박정경 전공과 담임교사는 "거제도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애빈하우스·소망복지회보호작업장 외에는 일자리가 전혀없다"면서 "졸업생들이 사회속에서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거제시청이나 사회적기업 등에서 장애인 일자리 취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부탁의 말을 전했다.

양시용 전공과 졸업생은 "이제 더 이상 애광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어 너무나 아쉽다"며 "전공과 2년을 다니면서 거제시·옥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주일에 3번, 또는 오전에 청소 일을 해 월 72만원을 벌었는데 올해부터는 사회인이라 그마저도 일자리가 끊겼고 그 어디에도 취업자리가 없어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27년동안 애광학교에 재직하고 올 2월말 명예퇴직하는 김성종 교감은 사랑과 헌신으로 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학교 축제로 변해가는 졸업식 풍경

지난 1월4일 동부중학교를 시작으로 열린 거제지역 초·중·고교 졸업식이 오는 20일 일운·진목·대우초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된다. 지역 68개 학교 가운데 43%인 29개 학교가 지난 15일 졸업식을 가져 15일이 이른바 졸업 길일(?)로 불렸다.

정든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은 또 다른 배움과 희망을 찾아 떠났고, 각급 학교들은 본격적인 신학기 채비에 들어갔다.

올 졸업식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은 자유로운 졸업일정과 일률적인 졸업식에서 벗어난 학교 특성에 맞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이벤트였다. 의례적인 식상함을 거부하고 학교생활이 담긴 추억영상이나 뮤직비디오 상영, 타임캡슐 만들기, 댄스 및 축하공연, 장기자랑, 교사와 학생이 직접 만든 졸업앨범 등 달라진 졸업식 풍경을 선보이며 학교 축제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거제시교육청 관계자는 "요즘 졸업식은 예전처럼 밀가루 뿌리고 계란 던지기 등 과거 졸업식 풍경과는 달리 의미 있는 축제 분위기로 치르는 학교가 많다"며 "형식적인 행사보다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졸업과 새출발의 의미를 느끼도록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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