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찻집에서 담소를 나누던 김나래(43·장평동)씨는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해주세요'라며 기부함을 불쑥 내미는 청년 때문에 깜짝 놀랐다.

얼마전에 기부했으니 다음에 하겠다고 정중히 말을 건넸지만 잘 모르는 ××라는 단체에서 나왔다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기부함을 들이미는 바람에 진땀이 날 지경이었다. 남들 보기도 민망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만원을 기부함에 넣었다.

'기부금은 얼마 안되지만 내가 한 기부금이 과연 어려운 분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인지, 저 단체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성실한 단체인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전 장평 디큐브백화점 앞에서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사랑의열매' 판매행사를 하기에 '사랑의 열매'를 여러 개 구입했다. 잘 알려져 있고 신용있는 단체라서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려 함께 샀었다. 요즘 거제도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십시일반 다들 동참하는 모습에 흐뭇하기도 했지만 외면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부의 필요성과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도 한 몫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귀찮다. 기부는 부자들만 하는 것이다. 내가 여유가 없는데 누굴 도와?'라는 생각이 추운 계절을 힘들게 나는 분들을 더욱 춥게 만드는 것이다.  

커피숍에서 5000원짜리 커피는 쉽게 마시면서 커피 한 잔 값의 기부금은 아까워서 쉽사리 손을 내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닐까?

봉사단체를 온전히 믿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다. 예로 '혹시 사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제일 크다. 우리 주위에 심심찮게 들려오는 기부금과 관련한 각종 사기사건들이 너무 많다. 기부단체에서는 어디에 소속된 단체이며 무슨 목적으로 모금을 하고 단돈 100원의 기부금이라도 어떻게 사용됐는지 기부자들에게 정확하고 투명하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기부'란 다른 사람이나 단체를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등을 대가 없이 내놓는 일이다. 요즘은 돈이나 물건 이외에도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대가 없이 도움을 주는 재능기부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직접기부 방식으로는 '아름다운 가게'에 안쓰는 물건이나 옷을 기부하고, 전국 200개가 넘는 지점에서는 소외 이웃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있다. 또 생활속에서 소소하게 혼자 할 수 있는 기부도 있다. SNS를 활용해 기부 물품이나 기부 금액을 모으는 소셜기부가 있다.

또한 이색기부 방법도 있다. 네이버 사이트 중에서 배너를 클릭하거나 블로그 포스팅, 네이버 지식인 iN 답변하기 등 사이트 내 활동을 하면 기부할 수 있는 '콩'을 제공해 주고 그 콩들을 기부하는 네이버 해피빈이라는 기부방법도 있다. 또한 헨드폰에 '빅워크'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자신이 걸어 다닌 만큼 기부가 되는 방식으로 GPS를 이용해 걸은 거리 10m만큼 1원씩 실시간으로 자동기부가 되기도 한다. 

기부란 거창하거나 귀찮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만 나눠 주고 함께 쓴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기부의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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