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오뎅과 달달한 와플이 있는 거제시청 푸드트럭 앞에 찬 바람만 휑하다. 씁쓸한 마음으로 입맛을 다시는 김지호(34·옥포동)씨.

조선소 하청업체에 다니다가 얼마전 실직하면서 가지고 있던 트럭을 개조해 푸드트럭이라도 해서 먹고 살아보고자 거제시청을 방문했다.

평소 요리에 자신도 있었고, '백종원의 골목식당' TV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면서 '푸드트럭'을 새로운 도전으로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와현해수욕장의 홀리해이 색채 축제와 거제시민의 날,·거제섬꽃축제 등에 다니면서 푸드트럭존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한 몫 하기도 했다. 

시청 담당자는 "2015년 10월 1호점 허가를 시작해서 현재 12호까지 허가가 났다. 현재는 4대만이 운영 중이다. 내년에 모집공고가 계획중이니 기다려달라"면서 "위치는 거제종합운동장·거제시청·거제시보건소에 고정적으로 3대가 영업하고 있고, 거제시립옥포도서관·옥포종합사회복지관·독봉산 웰빙공원·옥포1동 주민센터·거제문화예술회관·지세포항 친수공원 등에서 4대가 이동영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2호까지 허가가 났는데 지금은 4대만 운영한다고 하니 왜 푸드트럭들이 폐업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해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분에게 자세하게 알아봤다.

거제시 푸드트럭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취업애로 청년이나 생계·주거·의료급여를 받는 사람을 우선으로 공고를 통해 모집한다. 2∼3년을 계약기간으로 정하고 시청·보건소·독봉산 웰빙공원·지세포항 친수공간 등 4개 장소에서 휴게음식점 영업을 할 수 있고 이외에도 시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축제·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푸드트럭을 개점하려면 트럭 구입과 리모델링·프랜차이즈 허가 등에 최소 5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돼야 하고 두 명 이상이 매달려야 하며, 하루 최소 20~3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 거제경기가 어려워 하루 매출이 5만~10만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만두고 싶어도 창업할 때 대출받거나 빌린 돈을 갚지못해 어쩔수 없이 매일 지정장소나 가끔 있는 행사 장소로 푸드트럭을 끌고다니며 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고 전했다.

거제는 유명관광지가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에 주로 위치해 있다. 지난 2년간 환경부와 행자부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국립공원지역에 푸드트럭은 갈 수가 없다. 그리고 아파트도 사유지라 부녀회 등에 동의 없이는 갈 수가 없다.

김씨는 "거제는 포로수용소·바람의 언덕 등 유명 관광지는 많다. 하지만 청년일자리 창출이나 고용창출·규제완화 정책 등 말로만 외치지 말고 푸드트럭이 갈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다"면서 "시는 앞으로 푸드트럭 허가만 낼 것이 아니라 시장성을 충분히 조사하고 국립공원 지역에 영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법 개정도 건의해야 한다. 또 아파트단지 등에서도 영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영업 트럭과는 차별화된 깨끗한 음식을 취급하는 '인증마크'도 도입해서 시민들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푸드트럭이 앞으로 살아갈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