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개월 맞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경지협 회원사와의 인터뷰]
경남학생인권조례, 미래교육의 기반·민주적
학교문화 조성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교육정책
내년 유아특수교육과 신설…유아교육 현장 지원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거제시민은 진보 성향의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에게 51.3%의 높은 지지를 보냈다. 경남도의 교육정책을 펼치는 수장의 취임 100일을 맞아 경남지역신문협회(회장 김동성·이하 경지협)에서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남에서 제일 바쁜 두 수장과 그에 못지않게 바쁜 경지협 소속 대표들 간의 시간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 취임 100일 한 달 뒤에야 만났다. 박 교육감은 지난 15일 오후 2시 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경지협 임원진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지협 소속 회원사는 거제신문·THE함안신문 고성신문·남해신문·합천신문·경남여성신문·거창韓뉴스·거창신문·김해뉴스·밀양신문·사천신문·아림신문·양산시민신문·의령신문·주간함양·창녕신문·창원신문·하동군민신문·한산신문이며, 주간 9만여부를 발행한다.   편집자 주


△현재 2기 재임에서 앞으로 주력할 사업을 하나만 꼽는다면?
= 1기 초임 4년 동안 낡은 교육을 걷어내고 교육본질을 바로세우기 위해 교육혁신에 가장 주력했었다. 이번 2기에서는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기르는 교육체제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교육이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이 똑같은 아이들을 길러냈다면, 미래의 교육은 아이들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미래역량'을 길러줄 수 있도록 교사들의 수업혁신을 지원해 모든 학교에서 질 높은 미래형 수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또 미래교육체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학생들이 각자의 걸음걸이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교, 다양한 교육과정을 펼치겠다. 종합적 사고력과 상상력·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혁신해야 한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문제해결력·소통과 협업능력을 기르기 위해 미래교육테마파크, 진로교육원과 같은 교육환경을 갖추고, 인권친화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해 미래교육의 주춧돌을 놓겠다.

△내년부터 자유학년제가 시행된다. 현재 지자체별 설치되고 있는 진로교육지원센터의 규모와 인력으로는 양질의 진로 탐색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책이 있나?
= 2016년 이미 도내 전 중학교에 중학교 진로탐색 매뉴얼을 보급했고, 현재 18개 교육지원청별로 약 296명의 진로체험지원단이 구성돼 있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진로체험처 관리시스템 '꿈길'에 등록돼 있는 약 2177개의 진로체험처에서 6756개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경남에는 226개의 진로체험처가 운영되고 있다.

시·군 지자체별로 설치·운영 중인 진로교육지원센터는 창원·김해·양산·통영의 진로교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외 지역들도 진로탐색이 이뤄질 수 있는 적정 규모와 인력이 갖춰질 수 있도록 시·군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을 놓고 찬반 논란을 빚고 있다. 앞으로 여론수렴 등 추진 방향은
= 지난 10월18일 입법예고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은 교육공동체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추진 중이다. 9월20일 통영을 시작으로 진주·창원·김해(동부권) 등 4개 권역에서 각 학교 인권담당교사 1000여명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학교장 1000여명·학생회 회장단 180여명과 각각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소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경남학생인권조례는 미래교육의 기반과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교육정책이다. 학생·학부모·도민·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의견과 오는 20일 열릴 공청회 등 다양한 경로로 수집되는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잘 다듬어 12월 중에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이 발표되면서 도교육청도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유치원 문제로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생각은?
=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회계관리의 투명성은 이전부터 강조돼 왔다. 현재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의 일부 개정 법률안이 상정됐고, 국민들 역시 유치원 공공성 강화에 대한 기대가 아주 높다. 이에 사립유치원 역시 스스로 교육기관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투명한 운영을 통해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경남교육청은 부교육감과 교육국장을 각각 단장과 부단장으로 하는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추진단'을 구성해 휴·폐원 대책과 관리·감독 강화, 급식 운영 및 위생관리, 입학관리시스템 안착,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에듀파인 적용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내년 3월부터 도내 유아교육·회계 등을 총괄하는 유아특수교육과를 신설해 경남의 유아교육 현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사립유치원이 유아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투명하고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립유치원 종합컨설팅 전담팀을 운영한다. 사립유치원 종합컨설팅 전담팀은 유치원 운영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희망유치원 또는 3년 이내 개원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이나 감사 시에 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 컨설팅해 사립유치원 스스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지난 10월 열린 '2018 경남교육 대토론회'에서 '수업혁신'과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이라는 의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있었다. 주요 의견들과 개선점을 간단히 정리한다면?
= 창원과 진주에서 열린 경남교육 대토론회에서 '수업혁신'과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수업혁신 방해 요인으로 수업준비와 연구시간 부족, 새로운 수업 방식에 대한 인식부족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문화, 교사의 의지부족 등을 꼽았고,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 방해 요인으로는 교직원의 소극적인 토론문화와 전달식 회의구조, 민주적인 회의문화 경험 부족 등을 꼽았다.

수업혁신을 위해서는 교사의 인식 개선(공동체 문화·존중·공감 등)이,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민주적 회의문화와 관료주의적 교육행정을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토론 참석자들은 파격적인 업무경감, 연수기회 확대 등을 통한 연수시간 확보를 중요한 방안으로 꼽고, 전문적 학습공동체 및 수업나눔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