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은 거제 곳곳에서 행사가 열려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제24회 거제시민의 날 행사가 고현동 중앙로 사거리와 거제종합운동장·포로수용소 일대에서 개최됐다. 같은 날 옥포1·2동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옥포항 수변공원 일대에서 국제문화축제 행사도 열렸고, 동부면 주관으로 학동몽돌해변에서는 불꽃축제도 열렸다.

몸은 하나인데 어디 행사장으로 가야할지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 시민들도 많았다. 젊은 층은 초청가수가 누가 오는지에 따라 행사장을 정하고,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많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도저도 아닌 시민들은 집에서 가까운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상문동에 거주하는 A씨(22)는 '차없는 거리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지인들과 인디밴드 공연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초대가수가 러블리즈·골든차일드·래퍼 김하온 등 젊은층만 즐길 수 있는 가수와 노래들로 무대 근처 거리를 꽉 메꿔 젊은층들로만 흥청거렸다.

젊은이들만의 축제가 아닌 남녀노소 시민 모두가 다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가 많이 아쉬웠다.

옥포동에 거주하는 B씨(37)는 옥포항 국제문화축제에 참석했다. 외국인들과 지역민이 어우러진 걷기대회도 참석하고 평소 열창하던 곡으로 주민노래경연대회도 참가했다.

초대가수의 애잔한 트로트 노래도 듣고 밤하늘의 불꽃쇼도 구경했다. 해마다 시민의날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옥포동 축제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하는 행사라서 무척 안타까웠다.

거제시민의 날 행사는 9월초부터 신문이나 현수막 등으로 10월5·6일 열릴 것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었지만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연기돼 이날 열렸다.

초대된 가수들은 장·노년층은 잘 알 수 없는 인디밴드·래퍼들이었고 부르는 곡도 젊은층 위주라서 학생들이나 젊은이들만이 즐기는 축제장이었다. 일정이 연기되면서 기존 예정된 트로트 가수들이 스케줄상의 문제로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제시의 입장에서는 27일부터 열리는 섬꽃축제 때문에 20일에 개최했겠지만 벌써부터 계획돼 있던 다른 지역 행사와 겹치면서 오히려 '민폐행사'였다는 말도 있다.

지난 20일에는 옥포동과 동부면에서 이미 행사가 계획돼 오래전부터 준비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날 시민의 날 행사가 열리면서 면·동 행사마저도 지역민만 참여하는 행사가 되고 말은 것이다.

시와 ·면·동간 협력해 같은 날, 같은 시간대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축제는 지양해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민들에게 힘을 복돋워주고 화합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목적인만큼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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