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 A아파트에 거주하는 B씨는 놀이터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의 다리 쪽에 온통 벌겋게 부어있고 물집도 여러개 잡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를 씻기고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얼마전에 놀이터 바닥을 모래에서 고무매트로 바뀐 게 원인이 아닐지 의심했다.

아이랑 놀이터에 같이 갔을 때 폭신폭신한 감촉이 좋고 넘어져도 크게 다칠 염려가 없을 뿐더러, 특히 모래나 흙투성이던 옷·신발이 깨끗해서 너무 좋았는데 재질이 친환경이 아니었던게 아이를 아프게 한 이유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옥포동 C아파트에 거주하는 D씨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오후내 놀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밤이 되자 갑자기 열이 펄펄 끓고 식은땀까지 줄줄 흘리는 것을 보고 병원으로 급히 달려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했던 게 원인으로, 모래속에 있던 각종 세균에 감염됐다고 한다.  

2008년부터 어린이놀이터는 바닥을 모래 대신 고무매트로 바뀌기 시작했다. 기하학적 문양과 다양한 색감은 도시적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데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친환경 탄성고무매트 포장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 고무매트를 사용한 곳이 많아 온도가 높은 한낮에는 역겨운 고무냄새와 구두를 신고 밟으면 구멍이 뚫리는 등 두께가 매우 얇아 잘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중금속·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대량 포함돼 바닥에서 노는 아이들의 건강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직사광선을 직접 받는 고무매트의 화학물질 방출은 더욱 심각해진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은 포름알데히드의 기준치를 제시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0.04PPM일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 및 신경조직에 자극을 일으키고, 0.05~0.1PPM의 농도에서 화학물질 냄새를 느끼게 된다. 어린이 놀이터 바닥에서 이미 냄새가 난다는 것은 이미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서울 분당구에서는 올 5월 한 달동안 놀이터 96개소의 바닥재 소독을 실시하고, 모래뒤집기와 샌드클리너로 모래 속 담배꽁초·유리조각·쇳조각·낙엽 등의 각종 이물질을 제거했다. 또 100℃ 이상의 고온·고압의 스팀 수증기를 이용한 친환경 공법으로 어린이 놀이터를 소독했다. 소독 후에는 바닥재를 채취해 유해 중금속과 기생충 알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달아 지역 주민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제주시는 어린이공원 내 놀이터 바닥 재질이 고무칩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도 하고 있다.

아이를 집안에서만 키울 수 없다. 자연속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맘껏 뛰놀고 해야지만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 공동주택이나 공원 내 놀이터 만이라도 친환경 바닥재를 사용하고 깨끗하게 자주 소독을 해 어린이에게 쾌적하고 안전하며 건강한 놀이공간을 제공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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