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作(oil on canvas·130.3×130.3㎝·2018)

여름은 학생들에게는 방학, 직장인들에게는 휴가가 있어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계절이다. 화가들에게 여름은 휴식보다는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작업에 몰두해야 되는 시간일 수밖에 없다. 좋은 가을에 작품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문화행사가 집중돼 있으니 이를 준비하려는 작가들은 더운 여름을 오히려 더 뜨겁게 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화를 느끼고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여름휴가를 의미있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휴식의 의미를 쉼에서 일상의 복귀를 위한 에너지 충전의 시간으로 삼으려는 인식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유명 관광지를 가진 지자체들이 지역특색에 맞는 문화행사를 기획해 관광과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앞서가는 행보로 긍정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도 지난 1일부터  '2018 청년작가展-靑春禮讚' 전을 하고 있다. 이 전시는 거제를 찾는 피서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문화행사라 생각된다.

예술회관 앞에 항상 지심도·내도·해금강을 찾는 피서객들의 행렬이 줄지어 있으니 이런 인프라들을 잘 활용한다면 문화예술회관은 거제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관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행사홍보나 기획의도에 제대로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유감스러운 면이 적지 않다. 그래도 '靑春禮讚'의 지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거제미술의 희망이 보여 큰 위안을 얻었다.

박지은 작가의 작품 'girls #1' 앞에 서니 낮에는 생업을 위해 현장을 뛰고 밤에는 좁은 작업실 한켠에서 무더위와 씨름하며 작업으로 불태웠을 작가의 노력이 유독히 진하게 전해져 왔다. 작품속의 맑고 고운 소녀의 얼굴에 작가의 열정이 반영되었을까? 드러내지 않아도 느껴지는 힘. 그것이 청춘의 힘인가….

이정민·이다래·장혜영·빈성훈을 비롯한 청년작가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역문화의 성숙함이 부족해 전시문화가 작가들 그들만의 축제라는 생각을 가진 지역인사들이 적지 않지만 누가 그들을 비난하겠나. 그들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우리에게 늦은 것은 없다 인생은 언제나 청춘 이니까. 靑春禮讚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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