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A씨는 내용물이 담긴 채 구석구석 버려진 일회용 음료수컵들과 매일 전쟁을 치루고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 길거리 곳곳에 음료수컵 쓰레기가 천지다. 그렇게 버려진 곳에는 일회용 컵들이 모여 산을 이루곤 한다.

최근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내용물이 남은 음료수 컵들의 쓰레기가 더욱 늘어났다. 자판기 위나 벤치 아래·계단 모서리·화장실 위생용품 수거함 등 심지어 우편함에까지 음료수 컵들은 버려지고 있다. 지나가다 누군가 발로 차거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 시민들이 음료수 잔여물을 뒤집어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일회용 음료수컵 분리수거는 내용물은 전용 수거통에 붓고, 컵과 컵뚜껑·빨대·컵홀더를 각각 분리해 버려야 한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는 작고 씻기 어려운 플라스틱이라 세척과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얼마전 코 속에 무언가가 걸려 호흡을 못하는 바다거북을 발견됐다. 치료과정에서 코에 막힌 긴 플라스틱 빨대를 빼냈고, 이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SNS로 퍼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정부는 최근 재활용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텀블러를 가져오면 10% 할인해주거나 매장 내에서 머그컵을 이용하면 리필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편의성과 위생문제로 크게 끌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자영업자 B씨는 "카페를 갈 때 테이크아웃을 하지 않더라도 머그컵이 아닌 일회용컵을 선호한다"며 "다 못마신 음료를 들고 나갈 때가 있고, 또 누군가가 썼던 컵을 알바생들이 씻어서 사용하는 것인데 얼마나 깨끗하게 씻었는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 손님이 몰리면 대충 씻을 것 같아 머그컵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는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플라스틱 분리배출, 텀블러 사용하기'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면 에코백과 아이스크림을 주는 '에코(Eco) 수원 SNS 인증샷 이벤트'를 열었다. 많은 시민들이 일회용컵 대신 머그컵 사용에 동참했고 분리수거 등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TV에 '여름엔 아이스커피∼'라며 얼음과 커피가 가득 담긴 일회용 음료수컵에 빨대까지 꼽고 음료수컵 겉면엔 시원한 물방울이 송글거리는 장면이 시각과 미각을 자극한다.

지금도 뜨거운 태양 아래 거리 곳곳에 얼음이 가득 채워진 일회용 컵들을 손에 들고 다니는 시민들이 많다. 내가 마신 일회용 음료수컵은 나 스스로가 지정된 장소에 분리수거 하자. 한 집 건너 한 집에 위치한 커피숍 안에서는 일회용컵 대신에 머그잔을 이용하자.

더이상 빨대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에게 무기가 되지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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