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미세먼지의 침략' 거제가 위험하다…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미세먼지 높은 거제시, 타 지자체 보다 앞선 대책 내놔야
대우·삼성, 자체 대기질 공개로 신뢰도 높이는 방안 필요
거제 대기 시민감시단 운영…상시 모니터링·저감대책 강구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거제지역에 경제적·환경적·지리적 등 전방위적으로 끼친 영향이 지대하다. 거제시의 경제성장을 일궈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청정거제'와 어울리지 않는 그들의 사업장은 거제 지역을 환경적으로 반 토막을 만들어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대 조선소와 거제 대기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면서도 반목과 외면을 일삼은 거제시와 양대 조선소는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이때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본지는 거제지역의 미세먼지 환경과 양대 조선소가 주변 지역에 환경적으로 끼치는 영향,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안·대책을 3회에 걸쳐 기획특집으로 마무리 한다. - 편집자 주


지난 19일 오전 11시 미세먼지 34㎛의 깨끗한 고현시내 전경.
지난 19일 오전 11시 미세먼지 34㎛의 깨끗한 고현시내 전경.

"장평동과 아주동 대기질이 이렇게나 차이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동식 도시대기측정망으로 측정하면서 거제시는 그건 왜 따로 공개 안 합니까"

지난 14일자 '미세먼지의 침략' 거제가 위험하다 2편 '아주동 하늘과 장평동 하늘이 같다고요'를 읽은 독자들의 반응이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민들이라면, 스마트폰 기능에서 '위치 찾기'에 동의를 했다면 현재 날씨와 대기환경을 알 수 있는데 대기환경에 작게 적힌 '데이터가 유효한 인접측정소는 아주동 측정소입니다'를 보지 못한 채 현 위치의 대기농도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은 "환경부가 도시대기측정망 설치를 인구 5만명당 1대로 권고하고 있음에도 거제시는 수십 년 동안 1대로 거제 전역의 도시대기를 측정하고 있었다"며 "미세먼지가 시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진 만큼 거제시가 추가 설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제신문의 기획기사를 토대로 경남환경보건연구원에 거제시의회가 찾아가 도시대기측정망 설치의 당위성을 말하고 올해 추경이나 내년 당초 예산에 포함될 수 있도록 압박하겠다"며 "경남환경보건연구원이 안 된다면 거제시 자체 예산으로라도 편성해 고현·장평 인근에 도시대기측정망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대 시의회 임기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현 거제지역 예비후보 출마자들 대부분이 '미세먼지의 위험'과 '도시대기측정망' 설치 추가 필요를 동의하고 있어 2020년 내에 도시대기측정망 추가 설치를 기대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거제시청 환경과에서 대우·삼성중공업 환경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세먼지 저감대책 추진 강화를 위한 양대조선소의 계획안이 논의됐다.
지난달 23일 거제시청 환경과에서 대우·삼성중공업 환경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세먼지 저감대책 추진 강화를 위한 양대조선소의 계획안이 논의됐다.

거제시만의 미세먼지 저감대책 수렴 중

지난 17일 청와대는 '미세먼지의 위험 그리고 오염 및 중국에 대한 항의'라는 제목의 청원이 27만8128명이 참여하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놨다.

청원의 답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의 '한중환경협력센터'가 조기 출범할 예정이고 양국 환경과학원으로 구성된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이 중국 북부지역 6개 도시의 대기질을 조사하는 청천프로젝트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중국 제철소·발전소 등을 대상으로 대기오염 방지기술을 적용해 실질적 저감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정부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민들이 함께 동참해 주시는 것도 중요하다"며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과정과 결과는 바로 바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도 있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적지 않은 원인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 발 미세먼지는 국가 간 해결방안을 모색해야겠지만 국내 발 미세먼지는 지자체에서 자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거제·통영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1일 6.13 지방선거 환경정책공약서를 제안하면서 '미세먼지·대기오염 물질 종합관리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 발생량은 2015년 대우조선이 2500톤, 삼성중공업이 1900톤으로 대기 중에 퍼져나간다.

환경운동연합은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미세먼지 자동측정망 확충 △대중교통중심 교통체계개편(대중교통이용자 인센티브·미세먼지 경보 시 대중교통 요금 할인 등 △시·내외버스 천연가스버스 의무화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전기차 확대 △농촌지역 쓰레기 소각문제 대책 △조선소 출·퇴근 오토바이 대체 자전거 이용 인센티브 △경유차제로(그린존) 시범마을 또는 시범 지역 지정 운용 △산업체 화학물질 저감 대책 수립 등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에 따른 중국발도 있지만 국내요인으로 화력발전·제조업체·차량·생활상 등 다양하다"며 "미세먼지와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대기질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제시 환경과는 지난 2016년 미세먼지 저감방안 대책을 한 차례 수립한 이후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올해 재수립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거제시만의 특화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집단들이 논의 중에 있다.

신채근 환경과장은 "지자체 여건 상 국책이 계획되면 그에 따라 파생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미세먼지와 관련된 자료가 국내에 많지 않아 국책도 일시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방안만 내려오는 실정"이라며 "2016년 계획은 국책에 따르기만 했다면 올해는 거제 전역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삼성, 유해대기 오염물질 저감시설 설치는

거제시 환경과는 지난달 20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택배회사의 화물차·시내버스·학원차를 중점으로 측정기 및 비디오 점검을 병행해 총 6409대를 점검하고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초과한 15대는 행정처분 및 권고 조치했다.
거제시 환경과는 지난달 20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택배회사의 화물차·시내버스·학원차를 중점으로 측정기 및 비디오 점검을 병행해 총 6409대를 점검하고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초과한 15대는 행정처분 및 권고 조치했다.

거제시는 지난달 23일 대우조선해양 안전진단추진팀, 삼성중공업 안전환경팀과 함께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는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인 대형 조선소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대 조선소는 비산먼지 및 휘발성유기물질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정 및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장 인근에 대기질 측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환경부 유해대기오염물질 비산관리제도에 따라 유해대기 오염물질 저감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유해대기 오염물질 저감시설이 설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양대 조선소가 이전보다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해도 국가산단으로 운영돼 비산먼지나 휘발성 유기물질 등 저감을 위한 공정이 얼마나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기업경영윤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우·삼성이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노력을 정말 성실하게 하고 있다면, 노력하지 않았던 거제의 대기질과 현재 노력하고 있을 때의 대기질을 비교할 수 있게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도교육청에서 학교 인근 대기질 측정을 위해 설치한 에어프로(AirPro)도 환경관리공단에 공인되지 못해 인정이 안 되는데 두 사업장에서 자체적으로 측정한 수치를 얼마나 믿을 수 있겠냐"며 "도시대기측정망이 조기 설치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상시 모니터링 '거제 대기 시민감시단 운영'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도 교육청 에어프로(AirPro)가 설치되면서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관계 공무원들은 깨끗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유해물질 근원지가 누가 언제 감시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자·타의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에 모두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장 예비후보는 '삶의 질 개선 위원회'를 설치해 상시 심의·자문을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변 예비후보는 "양대 조선소는 국가산단으로 지정돼 시 차원에서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실수치를 측정하는데 있어 관리감독상의 행정적 한계가 있다"며 "이와 관련해 투명한 정보공개에 기반한 감시 시스템의 구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일준 자유한국당 거제시장 예비후보는 "미세먼지 대책은 시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지자체의 환경개선 실천의지로 접근해야 한다"며 "환경감시단 활동을 통해 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대기오염원을 차단하고 공사장·도로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도록 대기배출사업장 지도점검을 탄력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