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의 계절 5월, 노동절 휴일을 겸해 상문동 문동폭포까지 산책을 했다. 문동폭포 입구에서 폭포까지 온통 연두빛으로 물든 나무들을 올려다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감탄했다.

계곡옆 평상에 가족으로 보이는 10여명의 무리가 삼겹살을 구워먹고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삼겹살을 구워먹고 나오는 기름종이컵을 그냥 흙바닥에 부어 버리고는 발로 흙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다음날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하는데 저 고기기름들은 계곡물에 섞여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킬게 뻔했다.

지난해 여름 학동몽돌해수욕장에 갔을 때도 해수욕장 여기저기에서 삼겹살 구워먹는 냄새로 진동을 하고 있었다. 구워먹으면서 나온 기름을 몽돌에 그냥 부어버리고 몽돌로 덮는 장면을 수시로 목격했었다.

해수욕장을 가득 메운 그 많은 사람들이 '나 하나쯤이야 어떠랴'는 생각으로 한 두컵씩 부운 고기기름들이 몽돌 밑 토양을 썩게 하고 바다로 흘러들어 물고기를 병들게 한다. 또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해변에 악취를 풍기며 모기 등 각종 해충을 불러들이는 주범이 될 수 있다.

삼겹살 기름 종이컵은 휴지·키친타올 등을 종이컵에 같이 넣어 삼겹살기름이 휴지에 잘 스며들게 한 다음 밀봉해서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 고기 굽는 불판에 남은 기름청소는 키친타월을 이용해 구석구석 잘 닦고 봉투에 싸서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오래된 식빵을 이용해 불판을 닦아주면 깨끗하게 기름이 제거된다. 또 베이킹소다 두 스푼 정도를 기름을 먹도록 평평하게 펴주면 냄새제거와 고기 탄 찌꺼기까지 거뭇하게 베이킹소다에 다 묻어 나온다. 이때 베이킹소다를 걷어서 봉지에 넣고 휴지통에 버리면 된다.

계곡이나 바닷가에 나들이 갔을 땐 평소 냄새나 연기로 집에서는 엄두를 잘 못내던 삼겹살 등 고기류를 많이들 구워 먹는다. 고소한 고기 익는 냄새에 절로 군침이 돈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라면 더욱 정이 돈독해 질 것이다.

그렇지만 고기 굽고 나오는 기름은 절대 흙·계곡물·바다·모래속 등 자연에 그대로 버리면 안된다.

그 기름들이 땅에서 자라는 식물·바다에서 자란 물고기·마시는 물을 오염시켜 우리들이 다시 먹게 되기 때문이다.

각종 해충들을 막고, 자라나는 내 아이나 후손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는 것은 내 작은 실천에서 시작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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