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난파선' 희망복지재단 무엇이 문제인가 ①
6년 새 지원금 10배 이상 증가…3557건·7억8538만3050원 지원
"복지사각지대·차상위계층 등 발굴 거제복지 컨트롤타워 돼야"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권민호 전 거제시장의 공약사업으로 민선 5기가 하반기에 접어들던 2012년에 출범했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거제'를 실현코자 시작돼 2013년까지는 '복지 사각지대 지원사업' '복지시설 지원사업' 등 소규모로 움직였고 2014년부터 나눔공모사업 등으로 확대해나가면서 양대 복지관인 거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게 된다.
문제는 희망복지재단 설립 이후 거제지역의 소외계층에게 많은 복지혜택이 이뤄졌음에도 2014년 양대 복지관 인수인계과정에서 발생된 '해고' 문제 때문에 희망복지재단의 '명(明)'보다는 '암(暗)'만이 강조돼 긍정적 이미지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희망복지재단 창립 6주년을 맞아, 희망복지재단을 출범한 권 전 시장이 퇴임한 시점에 앞으로의 희망복지재단은 거제 복지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3편에 걸쳐 살펴본다.  - 편집자 주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올해로 출범한지 6주년이 됐다. 그동안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복지사각지대 지원사업과 복지시설 지원사업, 나눔공모사업 등을 운영했다.
사진은 거제희망복지재단에서 주관한 나눔교육 특강과 지난 2013년 창립 1주년 기념식 및 후원자의 날 행사 모습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사장 박동철·이하 희망복지재단)은 시민 복지향상을 위한 기부와 나눔 문화 정착을 통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거제 실현을 위해 출범했다.

거제지역의 복지수요자를 전담하는 재단이 설립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시민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됐다. 특히 희망복지재단의 적극적 성금 활동은 저소득주민 장학금 지원사업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설립 초창기인 2012년과 2013년에는 복지 사각지대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현물과 생계·의료·전기세 등을 지원했다면 2014년에는 저소득 주민 장학금 지원사업으로 확장했다.

2015년부터 사업은 더 확장됐는데 복지사각지대 대상자와 열악한 복지시설 등을 지정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지정기탁사업'이 본격화 됐다. 지난해부터는 면·동 지역협의체와 협약을 맺어 해당지역 복지 사각지대 지원사업인 '행복디딤돌사업'과 저소득가정 집수리 지원사업인 '십시일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2014년부터 꾸준히 한 복지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각종 사업명이 친숙하게 지어지면서 시민들이 복지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을뿐 아니라 수혜자에게도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을 했다. 지난 6년 동안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의 나눔 사업은 3557건이 시행됐고 7억8538만3050원이 지원됐다.

설립 당시인 2012년 2354만8000여원에 불과했던 지원 사업은 지난해 2억5158만3000여원으로 6년 사이 약 10배 이상이 늘어났다. 지원 건수도 2012년 203건에서 2017년 1822건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연도별로 비교하면 2013년 128건 4135만5000원, 2014년 449건 1억2908만9000여원으로 처음 지원사업이 1억원대로 진입했고 지원 건수도 3.5배 급증했다. 이는 저소득 주민장학금 지원사업이 시작되면서 45명의 고등·대학생에게 4330만원을 지원하면서 사업이 확대됐다.

2015년은 건수는 423건으로 2014년 대비 줄었지만 지원금액은 1억7362만8000여원으로 4000여만원 증가했다. 이는 재단으로 들어온 현물 수는 줄었지만 실질적 용도가 많은 물품들이 들어오면서 현물 가격 차이로 발생했다.

2016년은 처음 지원사업이 500건을 초과해 532건의 지원사업이 진행됐다. 양대 조선사의 경제 위기에 타격을 입으면서 현물의 규모가 조금 줄어든 게 영향이었다. 복지사각지대 지원사업에서 지원 건수보다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현물 지원 역시 사업규모는 2015년과 비슷하지만 복지수혜자는 50%로 줄였다.

2016년 시작한 나눔문화 확산교육은 앞으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가야 할 방향과도 같다. 일반인·아동·초·중등학생 대상으로 진행되는 나눔문화 확산교육은 '십시일반프로젝트' '현물 지원사업' 등으로 끌어갈 수 있도록 계획 중에 있다.

2017년은 전체 사업건수와 사업비는 최고치를 찍었지만 양대 조선업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실제 복지 사각지대 지원사업은 평균치이고 대신 나눔 문화 확산 교육과 열린 복지 토크 콘서트 등 시민교육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희망복지재단 장학금 지원으로 생활비를 해결한 이모(20)씨는 "최소한의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 조금 욕심 내 대학교를 지원했는데 등록금은 입학 장학금으로 마련했지만 기숙사나 생활비 때문에 막막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복지 혜택을 받은 사실이 부끄러웠는데 희망복지재단 직원분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나중에 베푸는 사람이 돼 자랑스러워 하라'는 말에 더욱 감사했다"고 밝혔다.

지역경제 따라 모금액 휘청…지원사업 안정화 필요

한국자치제도평가원은 희망복지재단에 2016년 B등급에 이어 2017년 A등급으로 승격했다. 한국자치제도평가원 평가에 따르면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깨끗한 조직 풍토 조성을 위한 노력에 힘쓴 점이 높이 평가됐다.

그러면서 경영상에서는 민간사무국장 채용과 인사부조리 감시 및 방지를 위한 공정한 규정 마련과 자금수입의 안정화 향상을 위한 자체 수입 비중을 늘릴 방법을 모색하라고 지적 받았다. 특히 조선경기 악화로 시민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복지부문에서 서비스 제공은 확대돼야 하지만 모금액 실적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실적 상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의 기획 등의 구상은 필요해 보인다. 이는 희망복지재단도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희망복지재단 관계자는 "시민들의 기부를 유도할 수 있도록 사업 홍보와 기부자에 대한 예우 및 만족도를 조사해 단점을 보완하고 소액이라 할지라도 지속적인 기부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모금 활성화에 대한 전략수립 역시 2018년 맞아 재정립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을 지원을 위해 설립된 복지사각지대 지원사업은 거제시 같은 경우 사회보장제도를 받고 있는 지원대상자가 많아 실질적으로 잘 집행되지 않는 실정이다.

희망복지재단뿐 아니라 시에서 운영하는 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와 중복되기도 해 발굴 이후 지원에 난항에 부딪쳤다. 희망복지재단 관계자는 "사회보장제도를 지원 받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주민생활과와 사례관리기관 등과 협의 중에 있어 해결 방안을 상반기에는 마련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희망복지재단, 거제 복지 '콘트롤타워'로

희망복지재단이 설립되면서 거제시 복지 정책이 선제적으로 나아갔다는 평가는 다수가 내리고 있다. 하지만 희망복지재단이 모금 활동은 하되 직접 지원사업보다 거제시에 있는 모든 사회복지단체의 '콘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말연시에 집중되는 기부금액을 모금하고 평균적으로 배분할 뿐 아니라 연말 풍경인 '사랑의 김치 담그기' '사랑의 쌀 보내기' '연탄 보내기 사업' 등을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서 조율을 해서 필요한 가정에 필요한 것만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혼자 사는 할머니 한 분은 9곳에서 사랑의 김치를 전달받아 혼자 먹기엔 많은 27포기의 김치가 집에 쌓이기만 했다. 정작 할머니에게 필요한 것은 쌀이었다. 기부에 주는 이의 선택은 있어도 받는 이의 선택은 부족했다. (본지 2017년 11월20일자 2면 '김장김치만 쌓이는 이웃돕기' 보도)

이에 대해 최양희 거제시의회 의원은 희망복지재단이 사회복지 전문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단체와는 달리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시 출자·출현 재단으로서 복지사각지대와 차상위계층 등을 발굴하는데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각 면·동별 인물별로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하는데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복지 제공자의 선택이 아닌 복지 수혜자의 가장 필요로 하는 것부터 고민하고 지원될 수 있는 거제복지환경으로 발돋움하려면 희망복지재단이 거제복지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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