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2 중기지방재정계획서 도로사업만 26곳 진행
26개 사업 중 계룡산교차로·동부면 부춘~학동 확포장·장목농협~관포IC 개설 등 3곳만 올해 완공

거제시는 1970년대 조선산업의 부흥으로 급격히 성장한 도·농 복합지역이다.

동 지역 중심도로인 국도14호선은 교통량과 대규모 공동주택이 편중돼 있다 보니 양방향 4차선 도로로 이뤄져 있다. 최근 장평~사등 구간은 양방향 8차선 도로로까지 확장됐고 아주터널~일운터널 사이 구간인 대우조선해양 남문 입구 앞 도로 역시 8차선 도로로 확장돼 교통정체가 해소됐다.

반면 여름 관광 성수기만 되면 곳곳에서 도로정체 현상이 빚어지는 면 지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양방향 2차선 도로라 어느 한 곳에 사고라도 발생하면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시에서 도로공사 개설 혹은 확·포장을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신시가지가 조성돼 인구 밀도가 급격히 높아져 교통량이 집중돼 인구 밀집지를 분산시키기 위함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관광객 및 주민통행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우회도로 개설 경로, 세 번째는 심한 굴곡도로로 교통사고가 유발하는 공간의 각도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시는 5년 단위의 중기지방재정계획을 통해 필요한 도로공사를 설정하고 용역을 통해 도로선과 공사비를 책정한다. 그리고 규모에 따라 연간 단위로 예산편성 계획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각 면·동별 도로 수요는 높은데 예산은 한정돼 있다 보니 수요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앙정부에서는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줄이고 복지 예산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국·도비 매칭사업으로 추진하려는 도로공사들은 제자리걸음에 머물 수밖에 없다.

시, 도로건설·확장공사 26곳 추진…국·지방도 3곳 사업은

거제시 2018년~2022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공사사업은 26곳이다. 국도대체우회도로 14호선 접속도로인 계룡산교차로는 국·도비 9억원, 시비 86억원이 투입된 대형공사다. 실시설계용역은 2011년에 마무리됐으나 보상비를 비롯한 예산 확보에 부침을 겪으면서 지난해 1월에야 공사가 시작됐다.

계룡산교차로는 국대도 14호선이 바로 시가지로 진출입하지 못해 상문동 교통정체현상을 발생시키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 계룡산교차로가 준공되면 장평·고현권역의 차량이 장승포동 및 부산·통영으로 나갈 때 시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거제시 교통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거점이다.

국가지원지방도로 58호선(송정IC~문동간) 도로건설은 거가대교 개통 이후 국도14호선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거가대교 접속도로에서 상문동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도비 매칭사업이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사업이 진행되는데 현재까지 흐름은 좋지 못하다. 기획재정부는 이 사업의 필요성에 의문을 두고 있다. 거제시는 지속적으로 예산 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쉽지 않다.

동부면민들이 매년 여름마다 돌아오는 숙원사업인 연담삼거리~휴양림 부근의 지방도 1018호선은 본격적인 사업은 내년께 돼야 진행될 예정이다. 동·남부를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매년 여름 성수기마다 정체현상에서 벗어나질 못하는데 이 모양새는 오는 2022년까지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3월 지방도 확·포장사업 시행위탁을 경남도로부터 거제시가 받았지만 보상이 쉽지 않고 150억원 중 지난해까지 25억5000만원 밖에 확보하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시도 8곳…필요성은 있는데 예산은 거북이

시도 8곳 가운데 3곳은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5곳은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춘~학동간 도로 시도3호선 확포장·장목농협~관포IC구간 시도12호선 굴곡도로 개량·부춘~탑포간 굴곡도로 개량 시도23호선 공사는 늦어도 내년 말께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3곳 도로 모두 심한 굴곡으로 교통사고가 위험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교통량이 급증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거제 동서간 연결도로 건설 시도21호선은 상문동과 거제면 명진마을을 연결하는 일명 명진터널로 불리는 사업이다. 지난해 3월께 기공식을 열었지만 착공은 2016년 7월부터 시작됐다. 총 연장 4.06㎞의 이 연결도로는 왕복 4차선으로 총 공사비 976억6400만원을 투입해 2021년 6월께 준공계획을 갖고 있다.

일부 특별교부금을 받았지만 976억6400만원 가운데 10억원을 제외하면 오롯이 시비 부담이라 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사업이다. 거제시는 단계별로 올해 22억5000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적게는 100억원, 많게는 346억1000만원 등을 편성했는데 구체적 계획이 없어 거제시의회에서 매년 지적을 받는 사업이기도 하다.

나머지 시도 4곳은 관광객과 주민들의 교통체증을 분산하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건설되는데 대부분이 2022년께 준공 예정으로 잡았지만 이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부면 산양~유천 시도5호선 우회도로·하청면 신동 시도10호선 우회도로·문동~삼거간도로 시도8호선 확포장·관포IC~임호간도로 시도12호선 확포장 공사 등이다. 이 역시 모두 시비로 책정돼 있어 지역경제가 어려워 세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순수 사회기반시설 예산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도시계획도로 11곳…계획은 있는데 예산이 없다?

거제시가 추진하는 도시계획도로는 11곳이다. 사등·수양·옥포동 각 1곳, 고현·상문·연초·장평 각 2곳이다. 이들 가운데 고현초등학교~대동다숲아파트 아래까지 잇는 상동도시계획도로 중로2-13호선과 독봉산웰빙공원 인근의 신현도시계획도로 대로2-2호선은 오는 5년 동안 예산편성 계획이 없다.

신현도시계획도로 대로2-2호선은 현재까지 93억5700만원이 투입됐지만 일부 구간이 보상협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보상협의가 마치는 대로 차후 계획을 재설정할 예정이다. 상동도시계획도로 중로2-13호선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지만 필요 예산금액이 90억2900만원이라 사업이 평탄치 못해 보인다.

예산편성계획은 있지만 올해는 예산확보를 하지 못한 도로도 있다. 사등면 항도마을 인근의 사등도시계획도로 중로3-3호선은 35억원 공사비 가운데 2억8100만원이 투입됐고 2019년부터 사업진행 할 예정이라 밝히고 있지만 예산편성계획은 유동적이라 사업이 언제 진행될지 알 수가 없다. 이는 연초면 연사마을 인근 연초도시계획도로 중로3-13호선, 소로2-211호선도 마찬가지다.

올해부터 부지런히 예산을 투입해 이르면 늦어도 내년까지 준공계획을 갖고 있는 도로도 있다. 장평오거리~장평우체국을 잇는 장평도시계획도로 중로3-4호선은 올해 마지막 예산인 1억5000만원을 투입해 공사를 마무리한다. 또 팔랑포마을 숙원사업이기도 한 옥포도시계획도로 중로3-30호선은 내년까지 25억원을 투입해 도로개설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삼룡초~문동마을을 잇는 상문도시계획도로 대로3-9호선은 거제시가 올해 55억원, 내년 56억원을 투입해 상문동 상습정체구간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예산이 투입될 도로도 있다. 수양동 자이아파트~해명교를 잇는 수양도시계획도로 대로3-9호선은 현재까지 32억9500만원이 투입됐고 올해부터 2022년까지 32억원을 분할 편성할 계획이다.

고현해수탕~옛 건강보험구단인 고현도시계획도로 소로1-31호선, 양지초등학교 옆 도로인 장평도시계획도로 소로2-70호선도 2023년까지 6년 동안 예산을 투입해 완공할 방침이다.

도로별 찔끔 예산에 주민 불편만 가중

시민들은 시에서 도로계획을 세울 때 우선순위를 매긴 이후 순차적으로 도로 공사를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도나 국지도 같은 경우 국도비 편성에 따라 예산 계획을 세워야겠지만 시도나 도시계획도로는 거제시에서 자체적으로 계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도명(54·수양동)씨는 "한 번에 수십 개의 도로를 하려다 보니 결국 수십 개 다 제대로 지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우선순위 기준만 제대로 서 있다면 다른 면·동 주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영(42·상문동)씨는 "결국 거제시는 면·동마다 시민들 민원이 잇따르니 '삽 팠다, 됐지?' 하는 심보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사회기반시설 예산 비용을 절감하면 시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질수록 계획을 착실하게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도비 매칭사업 상황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한 사업에만 치중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달라"며 "최근 지역경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의무적으로 지출돼야 하는 예산을 제외한 예산에 대해 부서마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도로 계획이 대부분 조선업과 지역경제가 호황일 때 세웠던 거라 공동주택단지에 따른 도로시설이 따라가질 못 하고 있는 형국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산편성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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