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④】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5년, 현재와 미래를 찾다
시설관리본부가 경영개발본부보다 인력 3배,
실상 지난 시설관리공단에서 인력체제가 변화 없어
개발공사 핵심부서인 '전략기획팀·개발사업팀' 인원 가장 적어

2014년 42위·2015년 22위·2016년 23위·2017년 24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전국 시·군 공기업 경영실적 경영평가에서 받은 순위다. 현재 전국의 시·군 공기업 숫자는 46곳으로 2015년 20위권으로 20계단 상승한 이후로 거제시해양관광개발공사는 늘 중위권에 머물렀다. 중위권의 순위로 인해 종합평점에서도 늘 평균점수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내년이면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6주년을 맞이한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의 미래 발전을 위해 전국 시·군 공기업의 우수 및 실패 사례를 엿보고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보는 기획을 진행한다.  <편집자 주>


199명.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김경택·이하 개발공사) 직원 수다. 199명에서 무려 72%에 달하는 143명이 개발공사의 전신인 시설관리공단에서 했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개발공사 설립 이유인 경영개발본부는 46명에 불과하다. 어느 본부에도 속하지 않는 사장 직속 팀인 전략기획팀을 경영개발본부에 포함한다더라도 53명으로 시설관리본부의 약 3분의 1이다.

시설관리공단 출신 직원 A씨는 "개발공사는 권민호 시장이 이름만 바꿨을 뿐 시설관리공단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특히나 경영개발본부에서 흑자경영이 되는 사업은 20여년 전에 지어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뿐이다.

개발공사는 내년 3월 개장 예정인 계룡산 모노레일에 개발공사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지난해 11월 거제시의회 모노레일 사업설명회 당시 김덕수 상임이사는 "시작도 전에 반대하기보다 잘 될 수 있는 다양한 식견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설명회에서 제기된 문제와 해결책은 대부분 수용되지 않았다. 그 설명회는 2개월만에 이뤄진 모노레일 용역보고회였다. (본지 2016년11월28일자 '2개월 단기 용역에 미래 맡긴 거제시개발공사')

거제시의회 B 의원은 "개발공사가 누구나 납득 가능한 사업을 진행하고 번쩍이는 생각으로 거제시 관광산업을 이끌어간다면 신뢰하겠지만 단 한 차례도 신뢰감을 준 적이 없다"며 "개발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색안경을 끼게 한 건 지난 5년의 개발공사 행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적은 개발공사의 미래를 책임질 전략기획·개발사업팀 중심의 조직체제로 변모해야 하는 의견에 설득력을 준다. 행정안전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평가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상위권에 있는 지방공기업은 대부분 전략기획·개발사업팀 중심의 조직체계로 이뤄져 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및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 사진 제일 왼쪽부터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와 내년 3월 개장예정인 모노레일, 포로수용소 내 아바타포, 옥포대첩기념공원, 거제조선해양문화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및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 사진 제일 왼쪽부터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와 내년 3월 개장예정인 모노레일, 포로수용소 내 아바타포, 옥포대첩기념공원, 거제조선해양문화관.

개발사업팀 6명이서 사업을 도맡는다?

김재석 팀장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개발사업팀은 개발공사에서 가장 바쁜 팀이다. 개발공사의 취지와 가장 어울리는 팀이다. 개발공사가 소개하는 주요사업은 위탁 사업을 제외하면 개발사업팀의 주 업무이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아바타포부터 모노레일 사업·행정타운 부지정지공사·공영주차장 부지정지공사·학동케이블카·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등 모두 개발사업팀의 작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2014년 개발사업팀 사업 첫 단추였던 '아바타포'는 설립된지 1년도 안돼 불의의 사고로 중단됐고 가동 기간보다 중지 기간이 더 길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 최근 재개장 했지만 지난 달 또 한 차례 사고가 발생하면서 기대했던 재개장의 홍보효과는 물거품이 됐다. 내년 3월 개장 예정인 모노레일 사업은 그래서 중요해졌다.

개발사업팀 관계자는 "매일이 회의고 출장이다 보니 회의주제를 깜빡할 때도 있다"며 "업무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전담팀이 있어야 하는데 한 사람이 도맡아야 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유적공원팀이나 시설관리본부 소속 팀원은 업무 분담에 여유가 있지만 정작 개발공사의 밥줄을 책임지는 개발사업팀은 업무의 빈틈이 없다"고 말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및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 왼쪽부터 청마기념관, 포로수용소 평화파크,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 거제시청소년수련관, 거제추모의집.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및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 왼쪽부터 청마기념관, 포로수용소 평화파크,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 거제시청소년수련관, 거제추모의집.

비전은 추상적, 중장기 경영전략은 모호

개발공사의 경영시스템과 전략에 대해 지방공기업 평가원은 개발공사 전체 차원에서 중장기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경영목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연간 경영계획 수립이 필요하고 새롭게 수립한 미래전략은 추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경영체제가 전 시설관리공단처럼 대행사업 비중이 매우 크고 자체 사업 비중이 낮아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조직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방공기업의 이같은 평가는 매년 이어져오고 있지만 개발공사의 조직개편은 인사이동만 있을 뿐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지난해 지심도 개발팀이 신설된 것 외에는 경영개발본부의 인원이 확충되지도 않았다.

개발공사 전 직원인 B씨는 "전략기획팀을 중심으로 연간 계획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사업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의견을 제시하면 그에 대비하는데 급급한 게 현 개발공사의 현주소"라며 "전략기획팀은 고객홍보에 치중돼 있고 개발사업팀은 위에서 지시한 사업들을 구체화하는 작업하느라 바쁘다"고 밝혔다.

적재적소 인력배치 할 리더십 부재

전 시설관리공단 소속이었던 직원들은 인수·인계 작업을 통해 개발공사에 대부분 흡수됐다. 개발공사로 체질개선 문제는 이후부터 발생한다.

개발공사 전 노동조합 직원은 "직원 연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연차가 지날수록 체질개선을 했어야 하는데 개발공사는 그러질 못했다"며 "부서·사업별 인력을 배치하는 중장기적 계획 부재, 그리고 그 계획을 세울 리더십이 부재하다 보니 현재와 같은 상황이 도출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현 김경택 개발공사 사장도 인정했다. 지난 10월31일에 열린 개발공사 2018 주요업무보고 거제시의회(의장 반대식)에서 시의회 의원들의 사업부진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김 사장은 "전신이 시설관리공단이다 보니 개발공사에 걸맞는 인력 즉 전문직종 인력이 없다"며 "개발과 투자유치·해양관광 관련 인력이 없다 보니 없는 살림에 발버둥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개발공사 직원은 "김 사장이 전문 인력이 없다는 지적에 본사 직원들도 공감을 해 체질개선에 대해 공감을 이루고 있다"며 "개발공사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개발시책 하나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전문직 인력을 스카웃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모색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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