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떨어져 착공 줄어
조선산업 구조조정 진정되면
내년 하반기 투자적기 될 수도

거제지역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를 투자 적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0월 16일 기준 거제시 아파트 3.3㎡당 시세는 매매가 653만4000원, 전세가 488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5일 통계를 보면 매매가 683만1000원, 전세가 528만원이었다. 지난 2016년 3분기는 매매가 716만1000원, 전세가 547만8000원이었다. 하락세가 꾸준하다.

아파트 가격하락은 거제뿐만 아니라 창원, 울산, 명지신도시를 제외한 부산 같은 동남권 도시마다 공통적인 현상이다. 조선과 기계가 주력사업인 동남권이 관련 산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호황기에 계획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가격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거제지역은 오는 2018년 상반기까지 18개 단지 8922세대 공급물량이 예정돼 있다. 문동동 거제 센트럴 푸르지오 1164세대, 상동동 힐스테이트 거제 1041세대, 상동동 거제더샵블루시티 988세대 등 1000세대 안팎의 대형 단지들도 있다.

공급이 줄어들지 않았는데 수요가 줄면서 거제시 아파트 미분양이 1474세대가 나왔다.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면서 거제의 조선업종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지난 2015년 말 7만6098명에서 올해 8월 말에는 5만2809명으로 2만3289명(30.7%)이 줄었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미분양 물량은 실수요 중심인 도심보다 휴양·임대·외국인 렌탈 등에 초점을 둔 덕포지역과 일운·사등면 쪽의 비율이 높다. 아무래도 해변가 아파트가 도심지 아파트보다 경기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자 건축허가를 받고서도 착공을 미루고 있는 곳이 11곳 5309세대에 달한다. 지금 아파트를 지어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공사를 할 수 없는 까닭이다.
다만 일부 재건축과 뉴스테이 아파트는 진행되고 있다. 장평주공 재건축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옥포고 뒤편 연초면 송정리에 뉴스테이 허가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을 사라고 부추겼던 지난 정부와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현 정부간 엇박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이번 정부 들어서는 8.2 부동산 대책이라고 다시 규제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집값이 오르려던 수도권에 맞춰 규제기준을 설정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찬바람이 부는 지방 부동산 침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거제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유지되겠지만 내년 하반기에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분양 물량이 별로 나오지 않게 되고 이후 수년 동안 분양 물량이 적은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파동을 그리며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므로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면 그 때부터는 투자 적기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거제시지회 손진일 회장은 "내년 하반기가 되면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진정되고 아파트 가격도 더 떨어질 동력이 없다"며 "아파트값이 떨어져 수년간 착공이 없었던 이후에는 항상 가격폭등이 일어났다. 내년 하반기가 구입적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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