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5]거제미래 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행정

대한민국의 지방자치행정은 25년이 넘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쪽자리다.

중앙정부가 통제하던 시절보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지역이 특화발전한 것은 민선자치의 큰 성과지만 취약한 재정여건·과도한 규제·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중앙과 지방간의 소통 부족 등 아직도 갈길이 멀다.

특히 재정자립도 부분에서는 지방세 비율을 높이는 과제가 시급하고, 지방 분권과 관련해서는 기초의원·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지적할 수 있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일이 벌어지면 공천비리가 생겨나고 지역의 중요한 현안들이 중앙정치의 논리에 휩쓸리는 부작용이 나오게 된다.

지방자치행정의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수없이 많다. 조선산업의 불황 속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행정을 이끌어 가야하는 거제의 시정 중에서 바뀌어야 할 몇가지를 지적하고 개선점을 고민해본다.

거제도시계획, 단체장 따라 변경 없어야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이지만 거제도 다음 선거를 위해 단체장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하고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지방자치 공무원들과 불협화음의 부조화가 있어왔다.

단체장들은 치적홍보용 사업과 선심성 공약, 그리고 측근들의 이권사업 등을 담당 공무원이 공감하고 이해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밀어붙이며 성과를 추궁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아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도, 결국 시민의 세금만 낭비하고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개발 위주의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 시민들의 눈에 확실하게 각인되다보니 단체장들은 토목·건축사업을 유치하려고 한다. 그러나 난개발의 위험이 상존하고 사업이 잘못되면 담당 공무원들까지 함께 욕을 먹기 일쑤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선출직 공무원이지 전문직 공무원이 아니다. 보직과 승진의 인사권을 단체장이 가지고 있지만 실무에 있어서는 담당 공무원이 전문가이며 거제 발전을 위해 제일 많이 고민한 사람이다.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라면 정치권력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 공무원 노조에서는 단체장과 함께 공무원 윤리 헌장과 공무원 신조를 각 부서 출입문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야 한다.

매일 읽고 각오를 다지는 기회를 주어 공무원의 긍지와 자존감을 높이고 잘못된 정치권력에는 맞서는 윤리관을 가져야 조화로운 거제 자치행정으로 가는 첫걸음이 된다.

▲ 단체장의 핵심 공약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수년째 시간만 허비하며 진척이 없는 학동케이블카 사업은 책임지지 못하는 전시행정으로 돼가고 있다. 사진은 동부면 학동케이블카 사업 예정지.

쓴소리 귀기울이는 공청회·집회장소 보장

다음은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즉명(兼聽則明)의 자세와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실천의 의지다.

요즘은 다양성의 시대이고 각자의 개성이 강해 목소리도 다양하고 이익단체의 주장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단체장과 행정공무원들은 모든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없고 객관성이 부족한 민원도 많다보니 신중하게 듣지 않게 된다. 사안마다 칭찬이 나올 리 없는 공청회와 청문회를 요구하니 일찌감치 거부반응부터 보이고 만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사실 당선 순간부터 시민들로부터 온갖 비판과 루머에 시달릴 것을 각오하지 않았던가. 시민의 주장을 들어주고 답변하는 소통의지가 꼭 필요하다.

사곡만 국가산단 문제를 보면 누가 옳고 그른지는 훗날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그런데 소통과 대화까지 막아버리면 곤란하다. 국민에게 정직과 봉사를, 직무에서는 창의와 책임을 다하는 공무원의 자세가 아니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에는 업무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거제시청에서 주차장 옆에 집회공간을 만들어주고, 집회를 하는 동안에 담당국장이나 과장을 마날 수 있고 소통이 잘 되는 거제시 행정. 이것이 두 번째 지적이며 대안이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 대다수는 안전한 도시, 마음 편안 육아같은 삶의 냄새가 나는 바람을 이야기 했다. '거제 하면 생각나는 구별되는 시책'을 정해서 꾸준히 밀고 나가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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