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자존감 강조

사색의 여백을 열어주는 거제출신 손영목 작가의 신작소설 '붉은병꽃'이 출간됐다.

이 소설은 우리의 지난 역사와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작가 주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써온 작가가 가까운 몇 년 동안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소설을 책으로 묶었다.

처음 실린 '밀랍인형'은 재벌 회장의 살해과정을 긴장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두 번째 단편은 친구들이 모여 현 세태를 리얼하게 진단하고 있는 '인물없는 세상'으로 시니컬한 대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가을에서 여름사이'는 네 명의 젊은 영혼이 함께 살아가던 파편 같은 시대의 이야기가 아련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한탄강'은 아내의 추억 여행에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황혼기 인생의 삶을 잘 묘사하고 있다.

한편 손영목 작가는 13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시종일관 우리가 살면서 가족이나 타인의 삶을 온전하게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 독자들에게 나 아닌 타인을 누구라고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삶의 여운과 사색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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