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⑤]지심도, 관광자원화 어떻게 할 것인가
지심도 관광자원화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 사회자 : 지심도가 거제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어떻게 관광자원화를 할 것인지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 한기수 : 우선 자연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다들 콘크리트를 섬에 많이 들어붓지 말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섬의 크기가 많이 크지 않아 콘크리트가 조금만 투입돼도 많아 보이게 된다. 원칙적으로 환경은 최대한 보전돼야 한다. 동백 숲을 지키고 보전하는 게 우선이다. 한편으로 관광자원화를 위해선 최소한의 개발은 어쩔 수가 없다. 따라서 어렵지만 보전과 개발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거주하고 있는 15가구의 주거권도 생각해줘야 한다.

● 박광호 : 현상 유지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가 '개발'이라는 단어를 쓸 때 얼마나 심사숙고하고 쓰는지를 묻고 싶다. 개발이 어떤 의미인가. 생각 없이 쉽게 사용하는 개발이 돼 버렸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 시대에 지혜가 부족하다면 다음 세대로 넘기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콘크리트 없는 관광자원화가 필요하다. 손을 대지 않는 관광자원화가 돼야 한다.

● 김용운 : 개발과 보존, 단순히 두 가지 이분법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심도를 어떻게 하고 싶은지, 거제시 행정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게 한 다음에 시설보완과 장기적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지심도는 공공재다. 전 시민적 합의가 우선적으로 돼야 한다. 그래야 그에 맞춰 지향점도 정할 수 있다.

● 옥영만 :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고 지심도에 다가가야 한다. 지심도는 지금도 거제의 좋은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장승포에서 지심도로 정기선이 총 3대가 운영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장승포가 옛 관문의 끝자락으로 국한돼서 지심도만 중심으로 개발해선 안 된다. 장승포·거제대학·망산유원지·흥남철수기념공원 등을 아우르는 계획이 요구된다. 물론 난개발은 안 되고 생태계는 보전해야 하지만 내방객이 머물 수 있는 개발도 필요하다.

● 이청길 : 자연생태가 살아 있는 지심도 전체에 둘레길을 만들어야 한다. 자연은 유지가 돼야 하고 개발은 조금만 이뤄져야 한다. 관광객이 지심도 전체를 둘러보고 즐길 수 있는 관광상품이 되는 개발이 필요하다.

● 김의부 : 지심도는 역사가 있는 옛 유적지이고 갖고 있는 자연 자원이 풍부하다. 주변을 아우르는 일부 개발이 필요하다.

● 이형운 : 이미 지심도는 30%의 대지가 훼손된 상태다. 원시림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발할 수 있다. 지심도를 더 많이 찾도록 개발해 나가겠다.

● 변영호 : CNN이 뽑은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20위가 지심도였다. 그 말은 지금도 충분히 개발돼 있고 알려져 있다는 의미다. 지심도가 자연적으로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지 개발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발전을 시킨다는 건 일부 동의하지만 다른 식의 개발 접근이 필요하다. 지심도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보존이 중심인 설계로 가야 한다.

● 사회자 : 우리가 오늘 이렇게 지심도 토론회를 하고 있는데 시민과 관련 전문가 50여명 정도 참여하는 토론회나 공청회를 거제시장이 먼저 했으면 좋았겠다.

● 김의부 : 개발 이전에 현장조사가 필요하다. 지표조사를 통한 현장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 지심도를 한 번 돌면 옛 역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장승포에도 일본식 집이 그대로 형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연계해서 보존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또 장승포 해안변에 포진지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송진포나 가조도 역시 포진지가 있는데 다 연계 활용이 필요하다. 또 화력발전소가 거제시에 남아 있는데 최초의 발전소일 수 있고 역사와 함께 아우르는 개발이 필요하다.

또 이미 훼손된 땅이 30%라 하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유자 등 거제 특산품을 상품화하는 연계방안도 있지 않겠나. 또 지심도를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게 아니라 지심도를 지나갈 때 설명 뿐 아니라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거제의 '섬앤섬길'을 찾지 않는 이유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최대한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스토리텔링화가 필요하다. 군사시설도 복원하면 좋겠고 복합적인 방안을 생각해내야 한다.

● 사회자 : 자연을 많이 훼손하지 않고 인공적이지 않은 느낌으로 가야 하는데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겠다.

● 박광호 : 이 시대의 개발은 '지속 가능한 개발'로 미래 세대를 위한 개발이어야 한다. 우리 시대만 향유할 개발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향유할 수 있는 개발이다. 단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말고 각국의 지속가능한 개발 사례를 살펴야 한다. 또 지심도만이 아니라 거제도 전체의 관광계획을 검토해야 한다. 거제도 안에서의 지심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거제도가 먼저 있고 지심도로 연계돼야 한다. '지심도만의 가치'가 무엇인지 시민의 뜻을 모아야 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 사례로 순천만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공항과 아파트 부지 예정지였던 곳이 생태와 문화의 도시로 변한 건 가치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제시도 마찬가지다. 포로수용소가 일정 정도 잘 보존이 됐더라면 거제시는 역사가 있는 도시가 되지 않았을까. 관광자원은 통찰력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 김용운 : 지심도에 대해 정작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시민이 중심이 되어 논의하는 자리를 보지 못했다. 거제시는 늘 용역기관에 용역을 주고 그대로 했다. 시 정책사업마다 기본용역 결과를 토대로 토론회를 열고 조금 수정해서 진행했다. 그게 지금 거제의 결과다. 지심도도 현재 그런 시작을 하고 있다. 과연 용역기관이 거제시민 미래에 얼마나 애정을 담고 있나. 지심도 반환 당시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로 여론의 반대에 부딪쳤던 일들이 많다.
지심도는 목표를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 주민들의 의사가 행정의 철학에 투영되는 구조를 통해 제대로 된 주민협의체가 만들어져 검증하고 논의해야 한다. 그렇게 '찾고 싶은 섬'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에도 남을 수 있고 생태와 사색의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 그것을 위해 포기해야 할 사항들은 과감히 포기할 필요가 있다.

● 옥영만 : 친환경적인 접근은 물론 중요하다. 거제시는 양대 조선소에 의존도가 높아 먹고 살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어려움을 겪는다. 지심도가 80년만에 반환돼 지역민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심도는 관광상품화가 되고 있고 더 상품화될 필요가 있다. 외도·해금강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지역관광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심도는 단독으로 개발할 입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승포·일운·능포와 연계해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연계관광 자원으로 지심도의 기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 현재 지심도는 동백나무 군락지 밖에 없어 2월~3월 말에 관광객이 몰렸다가 급격히 줄어든다. 머물고 갈 수도 없다.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행정에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 변영호 : 서구의 관광자원 개발사업이 과연 잘 된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본 오키나와의 이리모토 섬은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가야 하지만 그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서 관광객들이 몰린다. 다른 섬과 차별화된 지심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생태와 역사적 자산이 중요한 이유다. 스토리텔링은 지역의 기본적 자산이다. 반면 개발은 그 자산을 훼손한다. 기본적 접근 방식이 생태계를 훼손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싸움이지만 문화와 생태적 자산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또 거제시민의 합의가 없다면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방안을 계속 재생산해야 한다. 개발은 중요하나 1차적인 혜택은 지역민 삶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거제시의 이익에 지역민이 희생하는 방안은 안 된다. 지역민의 생각과 삶이 기본계획과 동 떨어지지 않는 계획을 구성해야 한다.

● 옥영만 : 보존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 지심도는 동백의 이미지 하나로 이어져왔다. 생태 보존 이미지가 구축되려면 흙길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생태계를 유지했으면 한다. 논쟁이 있겠지만 행정이 환경을 보전하는 방법으로 논의를 잘 해야 한다.

● 이청길 : 사실 현재로는 구경할 거리에 한계가 있다. 자연 훼손을 안 하고서는 구경할 수 있는 거리들이 부족하다보니 개발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환경을 파괴하면 안 되겠지만 구경거리가 있는 지심도 개발이 필요하다

● 한기수 : 지심도 개발에 시의회의 동의가 있었지만 시민들의 전체적 동의가 없었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개발 방식과 크기에는 견해 차이가 있겠지만 일부 개발은 시민들이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지심도를 대표 관광지로 만들려면 근본적으로는 개발을 해서 진행돼야 한다.

● 이형운 : 현실적인 부분을 짚어보겠다. 2009~2010년에 지심도 방문객이 25만명을 찍었고 최근 몇 년 간은 13만명 선에서 유지됐다. 올해는 국방부 이관으로 인한 관심으로 5월까지 11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그런데 현재는 출입구가 같고 탐방로가 좁아 관광객들이 부대끼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민들의 기대치를 거제시도 잘 알고 있다. 관광활성화의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것도 안다. 현재 그대로 뒀을 때 13만명이 찾는다. 지심도는 용역결과 60만명 수용이 가능한 섬이다. 접안시설을 구축하고 출입구를 따로 설치하고 탐방로까지 구축하면 더 많은 인원들이 찾을 거라고 예상된다. 가꾸면 60만, 안 가꾸면 13만이다. 그런데 오는 사람이 늘어나면 볼거리가 많아져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또 음식물·쓰레기·상하수도 등의 문제가 있고 개발을 한다면 이런 부분이 먼저 수반돼야 한다.

● 박광호 : 미래세대에 손해 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이 필요하다.

● 한기수 : 주민들은 개발은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발은 생태 친화적으로 해야 하지만 입도 인원이 늘어나면 그 순간 환경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외도·장사도와는 다른, 개발은 하되 몇 명을 입도 시킬 것이냐 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상·하수도 시설 구비가 가능하다고 손님 오는 대로 다 받을 필요는 없다. 일정 규모로 인원을 제한하면 오히려 더 찾아가고 싶은 섬이 될 수 있다. 입도 제한을 두고 예약제로 할 필요가 있다. 한때 동백꽃 시기에만 관광객이 몰려온다고 했지만 최근엔 그 추세도 달라지고 있다. 적정 입도 인원에 대한 합의점을 잘 찾아야 한다.

● 박광호 : 개발중심의 관광자원화는 효과적이지 않다. 일부러 볼거리를 만드는 개발이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순천시를 예를 든 이유는 지심도 문제를 지심도로만 바라보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거제시의 관광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관광도 디자인해야 한다. 행정에서 시민의식이 낮다고 그러는데 거제시의 의식은 얼마나 뛰어난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안의 거제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인위적인 개발로는 불가능하다.

● 김용운 : 뭔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기껏 국방부에서 돌려받았더니 어떻게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거제시에서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게 아닌가. 시간에 쫓겨 갈 게 아니라 100년 200년 뒤에도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의견을 모아야 한다. 지심도를 어떤 섬으로 알리고 싶은가. 왜 지심도에 오라고 할 것인가. 테마가 잘 정해지면 봄 외에도 온다. 예를 들어 섬길은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다. 사색과 섬이라는 테마를 잡았다면, 그에 맞는 개발을 착수하고 다른 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잡탕이 되지 않아야 한다. 콘셉트가 분명해야 한다. 특성을 가져야 살아남는다.

● 옥영만 : 지심도는 1980년~1990년 이후부터 알려졌다. 당시 배가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1척만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제는 교통수단이 관광수단이 됐다. 지심도는 일운면이지만 선착장이 없어 장승포가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 거제해양개발관광공사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개발공사가 배를 띄우려고 하는 건 수익사업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민과의 합의가 먼저 필요한 부분이다.

지심도 개발은 당연히 해야 한다. 쉼터도 조성해야 하고 하수도 정비도 필요하다. 생태와 자연의 섬을 테마로 해야겠지만 어쩔 수 없이 자연환경이 파괴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파괴되는 부분을 최소화하도록 개발하면 된다. 지심도가 일운면 소속이지만 장승포 생활권과 연계돼 있는 만큼 일운·장승포·능포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개발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최고의 관광상품이 돼야 한다.

● 김의부 : 거제시가 지심도를 반환받아 온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반환받기 전에 시청은 이미 준비가 돼 있어야 했다. 기초조사가 안 돼 있는데 용역을 줘봤자 무의미하다. 시가 안일했다. 지심도는 섬이다. 지심도의 땅만 생각하지 말고 바다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심도 앞바다는 보도연맹 수장처였다. 해방 이후 밀수입 전진기지도 있었다. 그래서 장승포 세관이 거제에 남아 있는거다. 대마도 정벌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건 기초조사가 돼야 한다는 거다. 개발 이전에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조사가 필요하다.

● 변영호 : 60만이 수용가능하다는 건 개발을 더 많이 하겠다는 건가. 거제 관광산업은 종종 낯선 희망으로 개발을 합리화한다. 그렇게 이익에 대한 욕망에 불을 지핀다. 생각해보자, 섬에 가는 이유가 관광 테마를 삼을 때 가장 중요한 관점이다. 섬은 섬이기에 그 자체에 감동이 있다. 지심도에 누가 오길 바라는가. 관광자원화를 하더라도 섬에 누가 왔으면 좋겠는지, 그래서 누구를 위한 투자를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지심도의 진정한 가치가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 서창순 : 지심도가 두 번 갈 곳은 아니라는 얘기를 지심도를 방문했던 이들에게 많이 듣는다. 이대로는 곤란하다. 13만~15만이 찾아오는 지심도가 벌써 30%가 훼손됐다. 고목들도 칡넝쿨로 훼손돼 있고 동백나무도 많이 훼손됐다. 훼손된 부분은 정비를 하겠다는 거다. 서두르는 것이 아니다.

● 사회자 : 오늘 토론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듣고 채워가는 계기가 됐다. 감사하다. 지심도의 가치를 높이면서 한 번 더 오고 싶은 쪽으로 지심도 관광자원화가 돼야 한다는 논의가 잘 이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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