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 스님 시민리포터

▲ 보경 스님 / 계룡사 사문 합장

불교에서는 세 가지 보물 즉 삼보(三寶)가 있다. 삼보라 함은 불(佛), 법(法), 승(僧)을 가리켜 삼보라 한다. 모든 종교에는 교조와 그에 따른 가르침, 그 가르침을 따르는 교단이 있음으로 하나의 종교로 성립이 된다.

삼보는 어떠한 존재이고 어떤 역할을 하기에 삼보라 하는가. 불교 의식 중에 사시마지라 하여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 있다.

이 사시마지 의식 중에 유치(由致)와 청사(請詞)라는 대목이 있는데 유치는 말 그대로 이러한 이유로 지금 저희들이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립니다하고 사시마지 올림을 고하는 말이다. 청사라 함은 불보살님을 청해 모시는 글로서, 삼보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잘 나타낸 글이다.

삼보는 대자비(大慈悲)로 근본을 삼고 병든 자에게 훌륭한 의사가 되고, 길 잃은 자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 어둠 속에 헤매는 자에게 등불이 되어주는 존재이고,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며 괴로움을 없애주는 존재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삼보라 함은 우리에게 성불의 길을 가르쳐 주신 석가모니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 가르침을 실천 수행하며 그 유지를 이어온 승가를 삼보라 한다.

그 중에 승가라 함은 좁은 의미로 비구, 비구니 출가 대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사부대중(四部大衆)으로 구성돼 있으며, 출가 교단인 비구(남자 승려), 비구니(여자 승려)와 재가 신도인 우바이(여자 신도), 우바새(남자 신도) 이  네 부류로 구성된다.

그러면은 넓은 의미에서 재가 신자도 삼보에 속한다고 할 수도 있다. 삼귀의(三歸依)-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부처님에 가르침을 실천 수행하며 유지를 이어온 승가에 귀의 합니다. -를 통해 불자(부처님의 제자)가 되었기에 승가의 일원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삼보에 대하여 설명하는 이유는 우리 불자들은 삼보로서 역할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짚어 보기 위함이다.

대자비를 근본으로 삼는다 함은 뭇 중생(사람들)을 대함에 있어서 자비심을 갖고 화합에 길을 가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자비심을 갖고 타인을 대하면 대립과 차별이 없는 화합의 세상, 불평등이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병든 자에게 좋은 의사가 된다 함은 우리 사회에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함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 홀로 생활하는 노약자나 노숙자들 복지에 소외된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길 잃은 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 함은 방황하는 사람에게 올바른 인생을 가르쳐주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용서와 함께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질책과 용기를 불어 넣어 다시금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를 말 한다.

어둠속에 헤매는 자에게 등불이 되어 준다는 것은 절망보다는 희망이 있는 사회,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이 가득한 사회를 말한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근심 걱정을 덜어주며 괴로움을 없애주는 존재라 함은 서로에게 마음에 문을 열어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세상, 소통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러한 세상은 이상향이라 말하겠지만 여러분들은 이미 실천하고 있다. 다만 자각(自覺)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가족을 대함에 있어서 이웃을 대함에 있어서 이미 실천하고 있는데 그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기에 그 공덕이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의무가 아닌 행복한 마음으로 공양을 챙겨주라. 그러면 남편과 아이들이 그 공양을 먹고 하루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그 것이 바로 불국정토에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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