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효·이임호·장치길 3명 작가 초대, 오는 5월28일까지

갤러리거제(대표 심옥배)가 지난달 29일 오후 5시 구 도심의 전통과 현대미술의 융합으로 문화예술 생태를 새롭게 조성해 개관했다.

개관을 기념해  지역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의 Identity를 소재로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화폭에 담은 박현효·이임호·장치길 3명의 작가를 초대해, 풍경화 속에 색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의미를 성찰해보는 '색의 문화 Color Culture'전을 마련했다.

우리가 느끼는 Color 감각은 그 시대의 가치관과 美의식 등의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따라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Color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자연적 물성으로 정체성이 변화하며, 새로운 색의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특히 회화에서 색의 역할은 색면에 의한 대비와 조화, 조형적인 언어로 대상에 화가의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표현되는 독특한 Color, 그 자체가 하나의 Identity, ‘색의 문화 Color Culture’를 형성한다.

박현효의 작품은 시원한 붓의 흐름처럼 유유자적하는 풍류적인 산수화 같은 회화작품이다. 그는 어지러운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 순수한 감정을 찾으려는 21세기 신(新) 풍류도를 논할 수 있을 만큼 유유자적하다.

밭은 노랑바탕에 붉은 선을 입혔고, 그 위에 극도로 단순화한 빈집을 선만 살려 그렸다. 작가는 첩첩산중으로 표현된 푸른 빛의 바위 위에 앉아 청량감을 표현하며 크게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를 고즈넉이 바라본다.

자연과 합일해 하나로 녹아든 작가의 모습을 그렸다. 화려함도 과정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성실하게 화폭에 담아내며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이임호는 러시아 레핀 아카데미 박사를 마치고 귀국한 이래 여러 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서구의 정취가 담긴 사실적인 인물·풍경·정물 등의 그림을 선보였다.

이임호의 최근 작품에는 우리 주의의 자연경관을 화폭에 담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시대적인 감각과 자신의 예술세계를 찾아가는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언뜻 보면 풍경화가 아니라 현대 모노크롬 회화처럼 단순하게 색과 면으로 처리되어 있다.

매우 단순하게 그려진 풍경 속에서 우리는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단색조로 채색된 산의 능선은 밀도를 더하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허물고 한없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장치길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 가치와 정체성과 연관되는 이미지들을 결합한 풍경화를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고향 통영과 남해의 정경을 독특한 색채와 형태로 담아낸 풍경화이다.

그의 일관된 풍경은 산과 바다·하늘을 품고 있으며 작가의 형식적 틀 속에 각 요소는 저마다의 상징성을 가지고 존재한다. 단순한 산·바다·하늘이 아닌 민족적 서정을 품에 안은 산이며 바다이고 하늘이다.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등 전통 오방색에 근거해 집요한 탐구 속에 구체적이면서도 단순한 형식적 풍경 속에서 전통에 대한 성찰과 작가적 고뇌가 작품을 풍요롭게 만든다.

우리의 삶과 자연을 재현하는 예술에서 색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색의 스펙트럼은 무한하고, 그 가능성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이다.

지역의 풍경을 독특한 색채감각으로 풀어내는 박현효·이임호·장치길 등 3명의 중견작가의 풍경화 속에 표현된 색상과 채도·명도 등은 복합적으로 변용돼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됐으며, 우리의 마음에 상응해 강한 미적 체험을 불러일으킨다.

색이 ‘시각문화(visual culture)’의 바탕을 이루듯 이들 풍경화 속의 색은 독특하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조형적 가능성과 심미적 경험을 촉발시키고 있다. 사물이 자지고 있는 Color는 물체의 정체성을 특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것을 그린다는 것은 형과 색의 조합을 말한다.

이번 전시가 색의 일상적 의미와 더불어 현대예술에 구현된 색의 무한한 가능성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며, 미술애호가들에게는 지역 미술에 대한 잠재적인 역량과 발전 가능성, 그 성과를 확인할 기회가 됐으면 한다.

이번 전시는 5월2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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