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초등학교 통학로를 분석하다①
아주초, 학교까지 2.3㎞ 8차선 횡단보도 건너야

▲ 복잡하게 얽힌 차량들 사이로 아이들이 하교하고 있는 아주초등학교 앞.

거제지역 몇몇 초등학교의 등·하교 길에서 교통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구조상 지나가는 차량의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규정속도인 시속 30㎞를 지키는 운전자가 드물다. 게다가 도로 양 옆을 따라 불법주차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어린이 통학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아주초, 멀고 험한 학교가는 길

아주동 아주초등학교의 상황은 심각하다. 아주초에서 가장 먼 통학거리는 아주동 숲속의아침 아파트 주변이다. 통학거리부터 2.3㎞로 길지만 8차로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들이 아파트 통학차량으로 등·하교한다. 그렇다고 통학차량 이용이 안전하지도 않다. 아주동에 들어선 원룸·빌라와 주변을 둘러싼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이다. 통학버스가 학교 앞까지 가지 못하고 불법주차된 차량의 틈 사이로 어린이들이 하차하는 광경이 자주 연출된다.

걸어서 등·하교하는 어린이들은 더 위험하다. 통학버스와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뒤섞인 틈바구니에서 걸어다녀야 한다. 일부 구간은 아예 인도조차 없어 차로 위를 걷는다. 인도가 있는 구간에서는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어린이들의 통행을 방해한다.

안전하지 않은 통학로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녀를 차로 데려다주고, 이에 따라 학교 주변이 더 복잡해지는 악순환이 생겨났다. 매일 등·하교 시간 때마다 교사들이 나와서 안내하지만 역부족이다.

아주초 A교사(30)는 "아이들의 집 방향이 제각각이라 모두를 돌보는데 한계가 있다"며 "아주초 주변 탑곡로에서 불법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엄중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장 먼 거리에서 아주초로 어린이들을 보내는 용소마을 주민들은 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용소초등학교건립추진위원회의 한 학부모는 "학교를 신설하려면 3000세대 이상이 필요하다는데 아주초처럼 매우 위험한 통학로를 방치하면서까지 획일적인 규정을 적용하면 안 된다"며 "아주동 전체를 보면 초등학교가 2곳만 있어 인구가 비슷한 다른 동에 비해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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