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이권에 개입하는 자리' 고정관념 깰 것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도전, 거제시 손해 아냐
일시적 위기 겪는 대우조선해양, 아직 경쟁력 충분

Q. 요즘 근황은 어떤지, 시정 책임자로서 어떤 각오로 업무에 임하는지
= 지역사회가 조선업 불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하루하루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정에 임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는 것이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현장을 뛰어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시장인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지난 7년간 시정을 운영하면서 두 가지 축을 가지고 왔다. 하나는 시정과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투명하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요소를 과감하게 타파했다.

두 번째는 거제의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이다. 시정은 시장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시장이 모든 일에 다 집중할 수는 없기에 거제의 미래를 위한 큰일을 하고자 했다. 물론 시민들에 따라서는 내 집 앞 도로와 가로등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시정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겠지만 훗날 좋은 평가로 역사에 기록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임했다. 개인적으로는 손자 손녀를 만나는 즐거움이 아주 크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마냥 좋아진다.

Q. 홍준표 도지사가 대선에 출마하고자 사퇴하면 그 자리가 공석이 된다. 홍 지사의 사퇴시점에 따라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 있는데 앞으로 계획은

= 정치인의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마음에 있지만 얘기를 안 할 때도 있고, 마음에 있지 않은 얘기도 필요하면 할 때가 있다. 시장에 재선하자마자 더 안 한다고 했다. 시장 직무는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다. 8년 정도만 봉사하면 족하다고 여겼다.

어릴 적 꿈이 선생님이었다. 13살 즈음부터 먹고 살고자 고깃배를 타기도 했기에 선생님이 되면 도시락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싶었는데 뜻하지 않게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시장에 재선하고서는 (3선에 도전하지 않고) 학교로 돌아가야겠다, 어린시절 꿈을 이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지역정치를 오래 했는데, 지역에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방자치가 25년 정도 됐지만 무늬만 지역정치이고 중앙정치에서 노쇠한 분들이 내려와서 역할을 하니 지역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경남도 내 지인들도 만나고 도지사 출마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해왔다.

최근에 대통령 조기선거라는 특별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대권주자들 중에 홍 지사의 경쟁력이 높아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홍 지사가 사퇴를 언제 하는가 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내 의지와 관계없이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있으면 (시장을 사퇴하고) 가야하고 없으면 못가는 상황이다.

Q. 홍준표 경남지사가 사퇴시한에 임박해 사퇴하면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치러지지 않는다. 그렇게 돼서 정상적으로 다음 지방선거가 진행되면 지사 직에 도전할 생각인지

= 정치목표의 설정은 현실 속에서 이뤄지는 부분이 있다. 요즘 정치상황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 있고 조기대선이 이뤄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경남지사 보궐선거 도전은, 보궐이 치러질 수 있다고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현 시점에서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경남지사 출마를 준비했고 도내 지지기반을 다졌기에 무모한 도전은 결코 아니다. 도지사를 하면 더 큰 권한이 주어지기에 거제에서도 손해가 아니다.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내가 도의원 출신이고 도의원 선거는 하지 않으니까 주변 사람들이 힘을 모아줄 수 있다.

후임 시장에 대해서는 누가 해야 할지 매우 큰 고민을 하고 있다. 요즘 정치상황은 1년 후 예측이 어려운데, 그때 가서 내가 경쟁력이 있다면 (시장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8년을 이끌어간 성과물을 더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 3선을 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국정농단 사태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고 보수정치를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어 방향을 좀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보수가 정권을 이어가면 좋겠지만 그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도리도 아니라고 본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개혁적 정치를 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아 실천한 다음에 기회를 달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시장 직에서) 후퇴하지 않고 시정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하는 고민도 가치가 있다.

Q. 대우조선해양에 추가자금이 투입된다. 이전 지원액을 합치면 7조원에 달하는 국민혈세를 쏟아붓는 셈이다.

= 대우조선해양이 흔들리면 지역경제가 요동치는데 워크아웃은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이 이미 나왔다. 정말로 대우조선해양의 전망이 없다면 수조원 혈세투입은 안 되겠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건전성을 갖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드릴십(Drillship) 등 해양플랜트의 인도가 안 되니까 자금경색이 일시적으로 왔다. 정부도 대우조선해양이 앞으로 어렵다고 봤다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갔겠지만 회생여력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추가자금 지원이 결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설사 경쟁력을 잃었다고 해도 살리긴 살려야 한다. 이 기업이 무너지면 대량실직 등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를 비롯해 지역인사들이 서울을 오가며, 지금 수주가 늘어나고 있으니 올해만 잘 넘기면 된다고 사력을 다해 설득했다.

Q. "대우조선해양이 위기상황이므로 노조 전임자들도 현장 일터에서 용접봉을 들어야 한다"는 발언 때문에 노조원들을 만나 사과했다고 들었다

= 그 말은 나뿐만 아니라 제3자들도 하는 옳은 얘기인데…, 사과한 것은 아니었고 달랜 것이다. 부모가 회초리만 드는 게 아니고 필요하면 달래야 한다. (조선산업이) 여러분들의 밥줄인데 (대우조선해양 노조 전임자들이) 놀고 있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고 다른 뜻은 아니었다.

Q. 지심도가 거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활용방안은

= 어렵게 돌려받은 만큼 지심도라는 원석을 더욱 빛나는 보석으로 다듬어 나가야 한다. 우선, 관광객 편의를 위해 선착장과 부두를 정비하고 관광객 편의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원시림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면서 장기적으로 해양 전망대와 구름다리, 역사관 등을 만들겠다.

지심도와 외도, 해금강을 연결하는 해상관광 코스도 개발해 테마가 있는 생태관광명소로 조성할 예정이다. 자연과 생태, 그리고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명품 테마 관광지로 조성해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앞당기겠다.

Q. 학동케이블카 개발사업이 자본 유치가 어려워 무산 위기다.

= 시행사가 도시계획시설 사업자 지정 후 1년 6개월 이상 경과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태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시행사로부터 투자자 현황을 받아 시에서 사업수행능력과 자금조달계획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검증 후 투자자의 적격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시에서 주도적으로 학동케이블카 사업에 관심을 갖 있는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해서 케이블카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거제 서남부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동서간 연결도로 기공식이 열렸지만 국도비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시 재정만으로는 완공까지 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 거제동서간연결도로는 터널 1.6㎞를 포함한 총연장 4.06㎞, 왕복 4차로 도로를 개설하는 총사업비 980억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시의 재정부담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거제·동부면을 비롯한 거제시민의 오래된 염원이므로 예산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추진이 필요하다.

해당 도로가 시군도이기에 시에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데, 경남도에 지방도 노선 승격을 건의해 예산지원을 받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 특별교부세와 조정교부금 등 추가재원 확보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

Q. 거제지역 사회복지관을 민간위탁받아 운영했던 곳과 시와의 갈등이 있어왔다. 최근에는 기부된 미술품이 사라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 애초에 민간위탁을 하지 말아야 했다. 행정기관에서 만드는 복지시설은 민간위탁하면 안 된다. 개인이 하던 것을 행정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개인이 불만을 가지게 됐다. 사회복지관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고 위탁운영기간이 끝났음에도 마치 자기 것을 빼앗긴 것처럼 굴었다. 민간위탁이 얼마나 본인들에게 이익을 줬기에 그렇게 반발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도록 했다.

그림의 경우는 기부한 사람은 있는데 지금 복지관에 없다면 문제가 있다. 또한 복지관 인사는 사사롭게 해본 적이 없고 만약 문제점이 있었다면 바로잡아서 구성원들이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하청면에 추진되는 덕곡일반산업단지에 시장 본인의 땅이 있다고 해서 개발하면 안 된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있다

= 하청 덕곡산단 예정부지에 있는 땅은 내가 도의원을 하기 전부터 우리 집안 것이었다. 공인이 아닐 때 먹고 살고자 보유한 것이고, 공시지가가 높아지면서 재산평가액이 늘었지만 공인이 돼서 시장까지 오면서 땅 한 평 늘린 적이 없다.

물론 역대 민선시장들이 지역사회의 이권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이번에도 예외가 없으리라는 시민들의 생각도 나올 수 있다. 그렇기에 시장 자리에서 어떤 탐욕도 바라지 않았다.

우리는 시민의 칭찬을 먹고 산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청렴의 길을 가는 것을 두고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폄훼하는 기사가 나와 때로는 화도 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해가 불식되리라고 생각한다.

시장 직을 수행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었는지를 자문하고, 부족했다면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서 거제를 살릴 시점이다. 시장과 시정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시장의 자리에 있기에 나쁜 짓을 할 거라는 고정관념만큼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사라지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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