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령화 사회와 노인헬스케어⑤]거제지역사회의 노인복지 현주소

2015년 거제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거제시민의 평균연령은 36.2세로 30~39세 인구비율이 가장 높다. 전국평균 40.3세보다 4.1세 낮은 것이니 젊은 도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고령인구의 증가추세 역시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26만의 거제시민 중 노인인구는 2016년 10월 말 현재 2만807명으로 전체인구의 8%를 차지하고 있다.

거제시는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시대' 구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노후생활 안정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제공, 보호노인 생활안정 도모 등의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노인보건복지를 수혜기준으로 나누면 크게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강보장, 소득보장, 주거보장, 사회서비스 제공 등이 그것이다.

거제시는 이 4가지의 노인보건복지수혜범주 가운데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보장을 위한 생활기반 조성'과 '노인복지증진을 위한 경로당 문화 활성화'를 중심으로 기존 기초연금을 비롯한 어르신 일자리 창출, 노인복지시설 및 장기요양기관 운영, 경로당 운영 활성화를 위한 운영 및 개·보수비용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시 사회복지담당 이권우 과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령노인과 독거노인의 증가는 거제지역사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기초연금 및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지원은 경제·건강·고독이라는 3대 노인문제 해소를 향한 밑바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복지서비스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제일 중요한 문제는 역시 재원 확보"라고 덧붙였다.

2016

·2017 거제시 노인복지 업무추진 예산(표 참조)에 따르면 2016년보다 2017년 운영비가 늘어날 계획이지만 제한된 재원으로는 급증하는 고령인구를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특히 기존 노인복지정책이나 사업만으로는 노인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거제와 같은 도농 복합도시에서는 노인복지정책이 자칫 농촌노인의 복지사각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흔히 노인은 빈곤·질병·무위·고독 등 네 가지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때문에 소득보장, 의료보장, 일자리 만들기, 여가생활 등이 권장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이 가운데 노인의 여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는 '노인여가복지시설'을 확충하고 있지만 노인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실정이다.

현행 노인복지법 제36조에 따르면 노인여가복지시설은 노인복지관·경로당·노인교실·노인휴양소가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시설이 경로당이며 노인교실, 노인복지관이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인휴양소는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거제시에서 지원·운영하고 있는 경로당 활성화 방안은 눈여겨 볼만하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경로당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는 없다고 한다. 여기에다 타 지자체에서는 경로당을 새로운 시각으로 운영해 주목을 받고 있다. 거제시 역시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한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로당 혁신은 무리하게 땅 사고 건물 짓는 복지관 건립에 비해 운영비가 과다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부담이 적어 마을공동체와 함께 노인복지문제를 상당 수준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공적 토대시설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동복지관 사업, 노인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

거제시희망복지재단 산하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상영)은 옥포종합사회복지관과 더불어 거제를 대표하는 복지관이다.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의 이용대상이 지역주민이 주축이 된 어르신들이라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은 장애인과 어르신이 주축이다.

2010년 4월6일 개원한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은 거제시가 90억원을 들여 양정동 양정저수지 인근 7450㎡에 건립했다. 연면적 5004㎡ 지상 4층 규모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 지열(땅속의 열)로 건물을 냉·난방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60세 이상은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데 등록된 회원 수는 4000여명이다. 장애인과 노인의 비율은 1:7정도로 하루 평균 550~600명이 방문한다. 나눔동과 희망동으로 나눠진 건물에선 수중치료실과 희망·나눔 상담실, 통증물리치료실, 체력단련실, 노인회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또 노인일자리사업, 노인요양 등 노인복지관련 제반 업무를 맡아보며 장애인과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특히 의료재활사업과 교육문화사업에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호응도가 높다. 상·하반기에 나눠 수강신청을 하는데 건강과 취미 쪽의 경우 정원이 초과할 정도로 어르신들의 수강 경쟁이 치열해 추첨을 벌이기도 한다.

한자·중국어·일본어·영어는 물론 컴퓨터 교육 및 동영상제작·노래교실·댄스(멀티·웰빙·벨리·한국무용)·당구·탁구·요가·배드민턴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셔틀버스와 점심식사가 무료로 제공돼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셔틀버스 외에도 자가용을 이용하는 어르신들 때문에 주변지역의 주차난이 심화되고 있고, 개원 당시 400여명이었던 식수 인원이 6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재정 압박으로 귀결돼 복지관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2016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찾아가는 이동복지관사업 '면면-촌촌' 사업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 중이다. 거제면과 남부면 등 복지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어르신들을 찾아 얼굴·발 마사지를 비롯해 공연과 요가, 스포츠댄스 등을 선보인다.

이상영 관장은 "복지관을 찾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삶의 질을 스스로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크신 분"이라면서 "이동복지관 사업은 시간·건강·기동성 등의 문제 때문에 복지관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복지의 혜택이 가야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노인복지 사각지대를 조금이나마 해소해 나간다는 복지의 사회적 평등의 일환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돈·건강·외로움 중 어느 것이 노인에게 제일 중요하다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돈·건강은 재원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외로움은 재원보다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가는 공동체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복지관과 경로당 등이 바로 공동체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제시가 경로당 활성화 사업에 대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복지관이 컨트롤타워가 돼 교육하고 육성시킨 전문 복지사를 각 면·동에 배정해 담당공무원과 더불어 건강·취미 등 담당지역에서 필요한 부분을 키워가는 식의 경로당의 활성화 방안은 한계가 있는 지방재정 상황에 맞춘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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