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삼성조선 앞 집회 계속…지난달 26일에는 실랑이도 발생

한국카본 유계공장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대책위는 대화라도 해달라는 입장이고 삼성중공업 측은 한국카본은 삼성과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거제시도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책위는 작년부터 한국카본 유계공장을 반대하다가 이전 논의가 시작되자 집회를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수개월간 한국카본 이전 논의가 진척이 없자 지난 3월31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이젠 한국카본 유계공장의 원청 업체인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15일 동안 출근시간에 맞춰 집회를 열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대책위는 지난달 25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마을 주민 60여명이 모여 집회를 재개했다.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라 집회를 재개하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생존권이 걸려있고 한국카본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삼성중공업이 유계리 주민들의 이야기만이라도 성실하게 들어주기를 바란다"며 "지금은 소통의 시대이고 불통은 통하지 않는다. 두 번이나 공문을 보내고 보름 넘는 시간 동안 시위가 계속됐지만 어찌 본체만체 하느냐"고 비판했다.

대책위의 요구는 세가지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카본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유계마을 주민들과 대화에 즉각 응할 것 △삼성중공업과 한국카본과의 거래 중단 △한국카본과의 거래가 불가피하다면 한국카본의 산업단지 이전에 적극 나설 것.

지난달 26일 아침에는 유계리 주민들과 대책위가 집회 중 삼성중공업 진입을 시도하면서 정문을 봉쇄하고 삼성중공업 측 직원들과 대치상황이 연출되며 실랑이도 벌어졌다. 이후 대책위는 대부분 노인으로 구성된 마을주민들의 부상을 우려해 일부 인원만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박광호 대책위원장은 "우리도 삼성의 입장을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3주가 넘도록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무대응 원칙으로 일관하고 있는 삼성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태도에 답답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서로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기 위해 조속히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계리 주민들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카본과의 갈등을 원청업체와 해결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한국카본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 쪽에 자재를 납품하고 있고 별개의 회사인데 삼성이 좌지우지할 자격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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