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권태민 주민생활국장

"부지런히 즐겁게 일하라. 본인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반기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결국 삶도 답을 줄 것이다." 거제시 권태민 주민생활국장의 신조다.

1977년, 20살의 청년은 근면·성실함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공무원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 당시 시대상이 그러하듯 농업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제는 식량의 자급자족이 가장 큰 문제였고, 중앙집중식 행정에 발맞춰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밤낮이 있을 수 없었다.

시간은 흘러 패기에 찼던 청춘은 나이 60을 눈앞에 둔 중년의 신사로 변했고, 그가 사랑한 거제의 모습도 흑백사진에서 칼라로 색을 갈아입듯 변해 갔다. 39년이라는 시간을 증명하듯 그 옛날 하루 종일 써내려가며 만들어 낸 큰 묶음의 문서들은 이제 그리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컴퓨터의 한 폴더에 저장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세상의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그는 항상 빨라야 했다. 서툴기만 했던 컴퓨터가 익숙한 시간들이 오기까지, 공무원 후배들과 같은 자리에서 웃으며 술 한잔 걸칠 수 있게 되기까지 부지런해야 했고 삶을 즐길 줄도 알아야 했다. 그렇게 조금은 익숙한 사람들과 익숙한 자리에 있어도 좋을 것 같은 그에게 지난 1월 거제시는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그는 4급 서기관 승진과 함께 주민생활국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국장은 "빠른 시간 안에 업무를 파악 해 일에 탄력을 붙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면서 "사회의 가장 기본이며 기초적인 부분이 주민생활복지다. 이 기초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치우침 없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청면장·산림녹지과장·농업기술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그였지만 새로운 전문용어와 거제시 전체예산의 25%를 사용하는 주민생활국의 국장은 새로운 도전이나 다름없다. 특히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문제는 피해갈 수 없는 당면 과제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당초 보조금 교부결성 시부터 사업계획을 잘 잡아 운영을 해 나가야 한다"며 "체계가 바로 잡힐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복지부 분야사업에서 보조금을 받는 많은 시설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감사를 할 수 있는 확인팀을 우리 부서나 시 감사담당관실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령화돼 가는 농촌의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수입을 잃어버린 노인들의 가난, 고독사로 이어지는 노인들의 삶 등의 복지에 대해 권 국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은 이·통·반장 조직이 잘 구성돼 있다. 20세대 기준으로 반장이 정해진다. 통장이나 반장들이 지역의 고령화된 어른이나 학대받는 혹은 굶주리는 아이들을 볼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며 "이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다면 시가 복지의 사각지대에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고 지역사회가 껴안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지금까지 늘 해왔던 일의 뒷면을 보는 일이기에 더 부지런히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그래도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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