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동 녹색농촌체험마을 추억만들기, 전통 벼수확 전 과정 체험
4세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지역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전통방법으로 벼를 베고, 탈곡하고, 선별하고, 말리는 과정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삼거동 녹색농촌체험마을(위원장 옥대석)에 본격적인 가을 추억 만들기 체험이 시작됐다.

친환경 벼 재배 단지 들녘에서 벼 수확의 전 과정 체험 뿐 아니라 허수아비 만들기, 제기차기, 윷놀이, 메뚜기·잠자리 잡기, 떡메치기 등 옛 놀이를 논밭 위에서 할 수 있어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는 체험이다. 곳곳의 체험 장에서 웃음소리와 환호가 이어지며 체험 지도사들도, 체험하는 이들도 연신 미소가 가득했다.


 
"Wow! That is real rice!"

지난 2일부터 시작된 가을 추억 만들기 체험에는 지역민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체험장이었다.

모국어도 서툰 아이들이 손훌기·홀태·탈곡기 등을 따라 외치는데 부정확한 발음에도 타국의 전통방식에 관심 많은 눈길이었다. 특히 탈곡기 주변에는 연신 신기해하는 아이들이 모였다. 100년 전부터 쓰인 홀태, 일제시대 때 쓰인 수동탈곡기, 그리고 현재 자동화 가능한 탈곡기까지 탈곡기 변천사를 한 눈에 보고, 어떻게 편리해졌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체험하려는 아이들로 줄이 이어졌다.

탈곡 후 전통적으로 벼를 선별하기 위한 도구인 키를 이용해 선별하고, 현재 선별작업기계인 풍구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보며 기계를 이겨보려는 아이들도 있었다. 친환경으로 재배된 벼라 도정된 직후의 벼를 맛볼 수 있는데 쌀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 아이들도 신기해하며 맛보기 바빴다. 벼에서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처음 경험한 아이들은 진짜 쌀이라며 연신 놀라워했다.


 
전통 벼 수확체험 뿐 아니라 전통놀이까지

흙이 있는 놀이시설이 찾아보기 힘든 만큼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도 줄어드는 요즘 삼거동 논밭에서만큼은 달랐다.

잠자리 채 하나로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잠자리와 메뚜기 잡고 다니는 아이들과 제기차기하고, 윷놀이 하는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잠자리 잡으려다 흙바닥에 뒹굴어도 웃고, 메뚜기 대신 친구를 잡아도 웃고, 제기차기가 아닌 공차기가 돼버려도 웃었다.

어느새 논밭이 편안한 마당이 돼버린 아이들은 옷이 더러워진 것도 모른 채 맘껏 뛰놀았다. 체험지도사의 제기차기 시범에 따라하던 아이들은 오른발과 왼발을 들어 올렸지만 2개 이상을 차지 못해 초반엔 흥미를 돋웠지만 금세 시들었다.

어린이집 교사 이예지씨(23)는 "요즘 흙도 중금속 오염이다 해서 아이들이 흙에서 노는 것을 꺼려하는 학부모님도 있지만 농약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체험장이라 안심이 된다"며 "어린이집 옥상과 놀이터에서 놀았던 것보다 더 활기찬 아이들 모습에 흙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현장이 더 많아졌음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가을 논밭에 빠질 수 없는 허수아비를 처음 본 아이들은 허수아비 만들기 체험에서 우왕좌왕하면서도 협동하며 만들어갔다. 짚을 뭉쳐 허수아비 얼굴을 만들고 헌옷과 헌 모자로 모양새를 잡아나갔다. 아이들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에 서로가 만든 허수아비를 구경하며 서로의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

농업의 고부가가치산업, 농촌체험

삼거동 녹색농촌체험마을이 벼 수확 대신 농촌체험마을로 전환한 건 현실과 미래에 대해 심층적인 고민과 분석에 있었다. 박리다매를 할 만큼 많은 양의 벼를 재배하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쌀 품질이 타지의 쌀보다 차별성을 가질 만큼 우수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벼를 이용한 농촌체험을 생각해냈다.

지역 도심지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지리상의 여건과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 농촌의 풍경을 거제의 관광인프라를 통해 사계절마다 다른 주제의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미취학아동, 초·중·고교생의 안전하고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체험을 위해 마을 주민들은 체험지도사 교육을 꾸준히 받으며 발전하는 체험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교통·숙박시설의 불편이 아직 과제로 남았지만 올해 3회 째인 가을추억만들기 체험에는 벌써 매년 찾아오는 관람객들도 생기며 입소문으로 홍보가 되고 있다.

옥대석 삼거동 녹색농촌체험마을 위원장은 "수익성만 생각해서는 할 수 없는 사업이지만 요즘 자식들도 1년에 한두 번 밖에 볼 수 없는데 젊은이들, 어린이들이 와 함께 이야기도 하고 놀고 가니 마을 어르신들께도 좋은 일"이라며 "잊혀져가는 우리 농촌의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며 대자연의 순리를 보고 아이들이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거동 녹색농촌체험마을 전통 벼 수확체험을 할 수 있는 가을 추억 만들기는 다음 달 8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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