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풍요와 결실을 상징하는 추석을 맞이한다.

명절이 되면 그동안 감사해야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고 싶은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특히 추석은 한해 농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담겨 있어 선물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그러기 때문에 명절이 되면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지인을 만난다는 설렘보다도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선물은 주어서 기쁘고 받아서 기쁘다. 선물은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매개물로 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서로 나누며 사는 일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다만, 명절이 되면 정치인에게 명절을 빌미삼아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이익기대자들의 선물이 문제다. 추석이 되면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 국회의원들에게 보내온 선물 택배가 물류창고를 방불케한다는 방송보도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거제시의회 한 의원이 추석을 앞두고 '저한테는 명절선물을 안 보내셔도 됩니다.'라는 선언은 참으로 신선하게 느껴진다.

'시의원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맞은 추석에 일면식도 없는 기업, 기관으로부터 받은 선물에 황당'했다는 솔직한 고백과 '보내시면 되돌려 보내겠다'는 의지까지 밝히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의지의 표현에 대하여 더러는 정치권이 너무 획일화되고, 전통적인 미풍양속까지 버리는 일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정치인이기 때문에 받지 않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니다. 이런 의지를 표현하는 정치인에게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깨끗한 나라,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이라는 대명제 앞에 공직자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하고, 그 존경과 신뢰는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준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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