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남단의 야쿠시마라는 섬은 울릉도의 7배 정도 되는 면적에 해발 1936m나 되는 높은 산이 있다. 1만3000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3만여 마리의 사슴과 원숭이가 사는 일본의 마지막 남은 낙원이다. 일본의 29개 국립공원 중 하나이며 또한 일본에 4개밖에 없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흥미로운 사실이 발표됐다. 1970년대까지 2000~3000마리에 불과하던 섬 내 사슴이 정부와 지자체의 보호정책으로 1만6000여마리로 늘어나면서 오히려 생태계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일본 정부는 환경성과 농림수산성 간 협력사업을 통해 야쿠시마 등 대표적인 국립공원 지역에서 야생동물 개체수를 조절하고 서식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거제지역에서도 멧돼지·고라니 등의 야생조수에 의한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다. 나무를 땔감으로 쓰지않고 조림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산림은 울창해지고 야생 조수들의 개체수도 늘어난 상태다. 먹이를 찾아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야생조수에게 사람들이 재배하는 농작물은 잘 차려진 진수성찬과 다름 없다.

이에 따라 야생조수 피해로 시름을 앓고 있는 농가가 늘어가고 있다. 야생조수를 막기 위한 전기펜스는 관리의 어려움으로 농민들이 꺼리는 상태다. 특히 올해 총기사고 예방을 위한 총기규제가 강화되면서 적시에 제대로 된 구제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야생조수 피해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대로는 농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야생조수 개체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구제할 수 있는 개체수를 확정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 유해조수 방지단도 인원을 확충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

그래야 얼마남지 않은 수확기에 농민들의 시름을 하나라도 덜 수 있다. 농민들의 땀방울을 먹고 자라는 작물들은 농민들의 분신 그 자체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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