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셀 바스키야(1960~1988·미국)

바스키야의 '더스트 헤즈'는 거침없이 휘갈겨 그린 두 개의 인물, 검정의 바탕에 노랑과 빨강의 강한  대비, 꾸밈없는 표현들이 마치 장난 끼 많은 남자아이가 사뭇 진지하고 솔직하게 그려낸 아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강한 에너지 탓인지 그냥 조용히 감상 할 수 없는 불편함과 가슴 한편을 긁어내는 듯 한 아릿한 통증이 동반된다. 1980년대 미국 뉴욕의 소외계층들의 문화를 대변하고 시대성을 가장 잘 표현한 화가로 평가되는 바스키야는 뉴욕의 전형적인 저소득층인 이민자 가정에서 나고 자랐다. 10대에 가출해 길거리를 떠돌았던 그는 같은 부류의 친구들과 SAMO라는 이름으로 거리의 벽에 스프레이로 그림과 기호 등으로 메시지를 남기는 작업을 한다.

SAMO의 해체 후 20대에 본격적으로 화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그의 작품 속에는 인종문제, 범죄나 마약 등 뉴욕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이 적잖이 내포돼 보이는 것은 이러한 성장기와 무관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빛나는 천재성은 작품에 반영돼 곧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된다. 1985년에는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표지인물이 돼 국제시장에서 작품이 가장 잘 팔리는 작가 중 한사람으로 소개 될 정도로 급성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친 유명세는 감수성 깊은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아 오히려 현실세계에 쉽게 적응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그러던 중 정신적 지주였던 앤디워홀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빠졌던 그는 결국 1988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게 된다.

2013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512억에 낙찰된 '더스트헤즈'는 바스키야의 시대성과 이를 풀어내는 예술성에 대한 깊은 찬사로 생각되어 진다.

예술가는 예술로 평가되는 미국사회의 문화적 인식은 포용성과 깊이를 바탕으로 한다. 깊이에 대한 고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이다.
 
글쓴이: 권용복<서양화가/한국미협 현대미술분과 이사/現 미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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