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죽림포레스티벌 하청 거제맹종죽테마파크서 오는 24일부터 3일간 열려

가을의 한복판에서 찬바람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를 피해 대나무숲에 숨어들었다. '투두둑' 바람이 흔들고 간 댓잎은 여린 손으로 간신히 받쳐들던 빗방울 하나를 떨군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도 '사라락'거리며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기에 바쁘다.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로 바람을 타고 자연의 향이 실려 온다.

그 어떤 공기청정기로도 대신할 수 없는…. 바쁜 도심 속 일상에 길들여진 이들은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거제에도 대나무숲이?

흔히들 대나무는 담양이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 거제에도 남부럽지 않은 울울창창한 대숲을 하청면에 위치한 거제맹종죽테마파크에 가면 만날 수 있다.

24일부터 3일간 개최되는 죽림포레스티벌을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곳을 찾았다.

지난 4월28일 개최 예정이었던 이번 행사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애도의 사회분위기에 발맞춰 봄행사를 가을로 연기한 것이다. 4월 세월호의 슬픔은 이곳도 비껴가지 못한 모양이다. 봄의 중심에서 푸르름을 외치던 대나무들이 가을이 돼서도 그 푸른빛을 잃지 않고 있기에 가을로 행사를 옮겨올 수 있었던 것이다.

맹종죽순의 발순기에 맞춰 매년 봄마다 열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벌써부터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행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축제 첫날인 24일부터 댓잎차 시음회, 죽순요리시식, 죽공예품전시, 활쏘기 체험, 야생화 전시, 모험의 숲 체험, 공예 체험, 포토존 등이 진행되며 25일부터는 댓잎쿠키만들기 체험이 추가된다.

공식행사로는 24일 시조백일장과 사진촬영전이 준비돼 있으며 25일에는 초청가수공연과 마술공연이 계획 중이다.

맹종죽테마파크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는 거제맹종죽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죽세공품의 재료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담양의 대나무에 비해 식용으로 적합한 맹종죽순이 훨씬 부드럽고 식이섬유와 무기질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홍보가 부족해 담양으로 죽순을 판매하기도 한다고.

서임남 사무장은 "인프라와 인지도 부족으로 거제의 명물인 맹종죽이 담양을 거쳐 전국으로 팔려나가는 것이 아쉽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맹종죽과 거제를 알리는 관광으로까지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맹종죽테마파크는 홍보전시관과 산책로·편백숲·발지압로 등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숲길을 조성해 대숲을 걷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쉼터전망대와 휴식공간, 자연과 함께하는 숲 속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모험의 숲을 조성해 다양한 즐길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거제맹종죽영농조합법인의 여창모 대표는 "맹종죽은 열대성 기후에 맞는 품종이어서 담양보다 2주정도 앞서 죽순을 채취할 수 있고 축제도 먼저 개최할 수 있다"며 "죽순 위주의 먹을거리 소개에 중점을 둔 봄행사와는 달리 가을에는 가을만의 정취를 느끼며 대숲걷기 등 즐길거리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쉼터에 올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바다를 조망하고 가족과 함께 가을 여행 삼아 이곳을 찾아주시길 바란다"는 그는 "주변경관과 함께 어우러진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마음 편히 푹 쉬며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대숲은 어른에게는 지친 심신을 다독이는 쉼터가 돼주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는 모험을 즐기는 놀이의 공간으로 내어주기도 한다.

작년 축제 기간 중 모험의 숲을 체험한 아이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 

7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난이도에 따라 오리·갈매기·기러기 코스로 나뉘며 참가비는 5000원부터 7000원·8000원 선이다. 갈매기·기러기 코스패키지는 1만2000원이다. 단 갈매기나 기러기 코스에 참가하고자 하는 16세 미만 어린이들은 보호자와의 동반체험을 의무화하는 등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축제에 먹거리 빠지면 서운하다. 축제기간 중 죽순요리시식 행사가 마련돼 있고 숲길을 따라 걷다 출출하면 댓잎국수·막걸리·파전 등이 준비된 먹거리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가족나들이에 빠질 수 없는 도시락을 준비해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에 만족했다면 이제 만들거리를 찾아보자. 모험의 숲 매표소에서 우측으로 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죽공방이 나온다. 간단한 연필꽂이나 수준 높은 벽걸이 시계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평일에는 예약이 필수지만 축제기간에는 언제든 공예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추억을 간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가을이 짧아 아쉽다고 푸념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풍성한 가을 잔치를 찾아 나들이를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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