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시간속에서 피어난 예술…9월 17일까지

해금강테마박물관(관장 경명자·유천업)은 내달 1일부터 17일까지 박물관 내 유경갤러리Ⅱ에서 장창익작가 초대전을 개최한다.

‘야생화 화가’로 유명한 장작가는 21살 군대에서 지뢰를 밟아 왼쪽 눈과 한쪽 다리를 잃고 치열한 삶을 살아온 장본인으로서 남농 허건(許楗)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사군자를 배우고 추계예술대학 동양화과를 거치면서 30년간 줄곧 수묵화에 매진해 5000여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그간의 인고와 역경의 시간을 ‘천형(天刑)’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아직도 작품에 대한 갈증과 부족함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고백한다.

지난 1980년대 후반 몇몇 동료작가들과 의기투합하여 열게 된 목판화 전시로 시작된 장작가의 목판작업은 그의 작품세계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장르가 되었다.

간결함과 굵은 선이 뿜어내는 힘찬 표현력을 지닌 목판화는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의 무력 진압과 군사 정권에 대한 저항이 사회운동으로 확산되던 시기에 민중미술에 가장 적합한 표현 방식이었고, 그를 대표하는 장르로 부각됐다. 그러나 이후 목판화는 제대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민중미술의 퇴조와 미술시장의 상업논리에 의해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번에 전시될 작가의 판화는 크게 세 가지 형태의 작업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목판화를 막 시작한 무렵의 방식으로 판에 먹을 묻혀 찍어내는 전통적인 단색판화고, 두 번째는 단색판화에 색채를 칠하는 가채(加彩)판화로 채색작가답게 목판화 작업에도 채색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적용했다.

세 번째는 단색판화에 의도적으로 에디션마다 고유한 색을 선택해 채색을 한 방식으로 오리지널 멀티플 작품이다. 앤디워홀의 실크스크린 기법과 유사한 개념의 작품으로 보면 된다.

또 이번 전시에는 특별히 목판화는 아니지만 1998년 한 해 동안 일기 형식으로 작업한 모노타입(Monotype)작품도 전시된다.

모노타입은 판화 중에서 유일하게 한 장만 찍어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미끄러운 판 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종이에 찍어내 우연한 번짐 효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유경갤러리 경명자 관장은 “시장논리에 의해 침체되어 있는 목판화 작품을 다시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과 장창익작가가 25년 넘게 매진해 온 판화작업의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아주 의미 있는 전시다. 그리고 장창익 작가가 작품을 만들면서 그랬듯, 장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 또한 경직되어 있는 자신을 풀어내고 자유를 주기 위한 치유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장창익작가는 2013년 해금강테마박물관에서 개최한 꽃피는 봄날展으로 거제와 인연을 맺었다.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올해 금보성아트센터 물꽃展까지, 총10회의 개인전, 2人展 4회, 다수의 그룹전을 가진 바 있으며 2013년에는 올해를 빛낼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금보성아트센터 전속작가와 운영위원을 겸하여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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