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류장 부스설치율 1/3 버스 이용객 불편·불만 심각
예산문제로 당장 해결 못해 시, 우선 순위 따라 결정

땡볕이 내리쬐는 요즘 버스정류장에는 양산을 쓰고 모여 있는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연신 땀을 닦으며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버스정류장에 그늘을 만들어줄 시설물이 없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버스정류장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하고 있지만 거제시는 버스정류장 부스설치가 미비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며 햇볕을 피하거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히 없어 건물이나 상가의 그늘에 숨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버스의 배차시간이 길면 시민들의 짜증은 배가 된다.

문제는 기다림의 불편뿐만이 아니다. 버스가 잠시 멈춰 승객이 있는지 살피지 않고 안보이면 그냥 지나친다는 것이다.

고현동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차연경씨(42·여)는 "더위를 식히려 햇빛을 피하다가 방금 버스를 놓쳤다. 승객이 없어도 잠시 정차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햇볕을 피하자니 버스를 놓치고 앞에 나가 있자니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 수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 어떻게든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관광도시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거제에 도착하면 관광지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버스정류장부스에 당연히 있어야 할 버스정보안내기(BIT)는 물론이고 버스별 노선도가 없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용정보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전북에서 거제를 찾은 관광객 채성균씨(23)는 "거제에 도착하고 버스를 이용하기가 힘들었다"면서 "찾아갈 때는 터미널에서 정보창을 보고 찾아갔지만 돌아올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어 오는 버스마다 기사님에게 물어보면서 버스를 이용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작은 벤치나 쉴 수 있는 곳이 없어 무거운 짐을 들고 한시간을 기다렸다"며 "다시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거제시는 한정된 예산이 문제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매년 2억에서 3억을 받아 설치를 하는데 부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부스를 설치하는데 한 곳당 1000만원 정도 쓰인다. 그러다 보니 한해에 많이 설치 해봐야 30곳, 적으면 20곳 정도 밖에 설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이용객이 많은 정류장을 각 면·동과 상의해 우선순위를 결정해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제에 버스정류장 부스가 설치된 곳은 전체의 1/3정도 수준으로 타 지역에 비해 설치율이 낮지만 매년 예산을 확보해 늘려나가고 있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내에 설치된 버스정류장 부스는 전체 정류장수의 3분의 1 수준으로 타 지역의 비해 상당히 저조한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 BIT는 지난 버스정보시스템(BIS)구축사업 시 정류장별 시내버스 이용객 수와 면동별 고른 분배를 통해 설치지역을 선정했고 19개 면·동에 설치·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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