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그 사람의 마음을 투영한 것인가? 봄날은 간다. 작가 박현호는 가볍지 않고 다소 우울한 주제를 담담하고 정갈하게 캔바스 위에 펼쳐 놓았다. 어느 봄날에 그는 쓸쓸한 상실의 아픔을 겪었던 것일까. 그래서 방향이나 목적을 두지 않고 어디로든 흘러 들고 싶었을까.

그의 작품은 마치 문인화의 적조하고 고고한 세계처럼 공간과 공간속에 상념의 조각들이 응고 되어 있다.

지난 5월 장승포농협 본점 청사 개관기념 기획전에서 처음으로 만난 그는 소탈하면서도 내면의 열정이 충만한 성품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작품을 제작하면서 그가 얼마나 절제하고 절제해 내면을 표출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작가의 인간적 풍모와 인품처럼 작품 역시 그러하니 그의 작품은 그의 마음인 것이다. 서정적이면서 화려한 색으로 작품을 만들어 가는 많은 작가들 중에서는 향기가 없어 그의 작품은 '한낱 손끝에서 빚어진 손재주 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사람이 많다

글:  권용복(서양화 작가·한국미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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