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 돌핀파크, 지난 10일 임시개장 해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첫 선
돌고래와 교감하며 힐링 목표…오는 30일 정식개장 이후 프로그램 '스타트'

돌고래 만나러 지세포로 출발

거제씨월드는 고현동에서 자가용을 이용하면 30여 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2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다. 차량 없이는 찾아가기 조금 힘든 거리다. 이날 거제씨월드를 체험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일운면으로 향했다.

대명리조트를 지나자 조선해양문화관 옆으로 커다란 흰 건물이 눈에 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새하얀 건물이 위치해 있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처음 찾아가는 사람이라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외관이다.

이날 거제씨월드 앞에서는 돌고래사육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동물학대와 건축법 위반, 체험객 안전문제로 개장을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지세포 발전과 관광발전을 위해 개장해야 한다는 인근 주민들 사이에 작은 마찰이 생긴 것.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동물보호단체의 주장과 자료들을 보고 왠지 꺼림직 한 기분으로 거제씨월드에 들어섰다.

햇살이 따사로운 라운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라운지가 반겼다. 카페와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여느 수족관과 같이 기념품가게가 한쪽에 마련돼 있다. 다른 수족관과 다른 특이한 점은 포토존이 있어 사진을 바로 확인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포토그래퍼가 관람객들이 돌고래와 체험하는 동안 찍은 사진을 이곳에서 바로 확인하고 인화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의 서비스다. 전문가가 촬영하기 때문에 사진의 질은 단연 최고다. 체험의 특성상 물속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힘들다. 가족단위로 찾아온 관람객들이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배려인 것이다.

라운지의 카페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커피가 판매돼 돌고래를 관람하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잘 꾸며져 있었다. 창문 밖으로는 돌고래 수조와 멀리 바다가 동시에 보이며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라운지 중앙에는 하늘이 보이는 천장 아래로 큰 구멍이 있다. 다가가 아래쪽을 보니 수조를 볼 수 있는 1층이 보인다. 어두운 공간에 푸른빛이 도는 수조를 보니 호기심에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푸른 빛 감도는 신비로운 전시홀

계단을 따라 내려간 전시홀은 생각보다 어두워 스산한 느낌이 감돈다. 빛이라고는 위에서 내려오는 햇빛과 수조를 통해 나오는 푸른빛이 전부다. 돌고래를 볼 수 있는 장소는 두 곳으로 나눠져 있다. 한 쪽은 큰 돌고래가 있고 다른 쪽은 흰 돌고래가 있는 수조다. 투명한 아크릴창으로 다가서자 돌고래가 사람들을 반기며 다가와 사람들을 의식하듯 앞을 천천히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신기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돌고래가 사람을 구경하는 것 같은 특이한 느낌의 경험이다.

돌고래를 구경하던 아기 앞으로 돌고래가 다가와 아기를 지긋이 바라보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서로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모습이 재밌는 장면에 카메라들이 집중됐다. 거제씨월드에서는 돌고래와 힐링이라는 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말로 들어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문구다. 하지만 아기와 돌고래가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단번에 이해가 됐다. 돌고래로 인해 사람의 마음이 편해지고 치유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반대편 수조를 찾아가 보니 정반대의 분위기다. 큰 돌고래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사람구경을 하던 반면 반대편 수조에 있는 흰 돌고래는 벽만 바라보고 있거나 바닥 근처만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뭔가 우울하고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이 장면을 본 어린아이가 "돌고래들이 여기 있는 거 싫은 가봐"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방금까지 느끼던 편안한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수족관이나 체험시설은 동물을 가둬두고 사육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수조라도 넓은 바다만큼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며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주변을 둘러보던 사람이 벽면의 이끼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큰 돌고래 수조보다 벽면에 녹색이끼가 잔득 껴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는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청결하지 못한 위생상태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씨월드 측의 의견은 정반대다. 햇빛이 들어오는 바닷물에 이끼가 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정바다와 돌고래의 조화

찜찜한 기분으로 전시홀에서 올라와 야외관람석으로 향했다. 임시개장임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관객들이 찾아와 객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눈이 시릴 만큼 맑은 날 관객들은 돌고래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생전처음 보는 생물이 신기한 듯 눈을 때지 못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물가에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띄어 가까이 가보니 돌고래들이 얼굴을 내밀며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조련사의 말에 따르면 먹이를 주는 줄 알고 다가오는 것이라고 하지만 경계심 없이 다가오는 모습에 사람들은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하고 연신 사진찍기에 바쁘다.

곧이어 관객들이 기다리던 생태설명프로그램이 시작했다. 이는 돌고래의 생태를 설명하고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돌고래를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음악이 나오고 진행자가 생태설명을 시작했다. 뒤따라 조련사 4명이 등장하며 1인당 한 마리씩 수조의 가운데 위치시킨 후 한 마리씩 소개를 하는 모습이 돌고래 쇼와 비슷하다.

돌고래들은 자신이 소개되자 조련사들의 명령에 따라 인사를 하고 점프를 뛰며 멋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돌고래에 대한 설명도 빠짐없이 진행됐다. 돌고래의 크기와 나이, 생태적인 배경을 돌고래의 행동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나갔다.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한 체험객이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는 모습이 조금 불쌍하다"고 말했다. 돌고래를 이리 저리 움직이고 돌려가며 설명하는 모습이 언듯 마음대로 굴리는 것 같은 인상이라 부정적인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생태설명 중 체험객 한명을 뽑아 돌고래와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돌고래의 입에 손을 대고 같이 춤을 추는 등 조련사의 사인과 진행자의 멘트에 우스운 장면이 연출 되며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리기도 했다.

체험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위로 올라가 보니 스낵바가 3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라운지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돌고래를 보며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스낵바에서는 핫바·피자·음료 등 간단한 스낵류를 판매하고 있다. 라운지에서 아래를 내려 보면 수조전체가 보이고 그 뒤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며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라운지에서 편안하게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도 있지만 야외스낵바에서 맛있는 음식과 바닷바람을 쐬면서 체험프로그램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큰 즐거움일 듯하다.

완성되지 못한 관광시설

이날 체험한 생태설명 프로그램과 전시홀, 부대시설은 입장권만 구입하면 체험가능하다. 30일부터 체험가능한 프로그램은 돌핀키스&허그와 벨루가키스&허그, 돌핀인카운터, 벨루가 인카운터로 프로그램별 요금을 지불하면 체험가능하다. 돌핀스윔과 돌핀아쿠아넛, 벨루가 아쿠아넛, 돌핀트레이너 프로그램은 아직 체험할 수 없다. 정식개장 이후 모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거제씨월드는 동물보호단체들의 강한 반대운동으로 인한 고충이 심하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전 세계적으로 돌고래 수족관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고 국내언론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들이 반대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세포 인근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거제씨월드는 반드시 자리잡아야 한다.

거제씨월드는 관객을 유치하기 이전에 동물학대 등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지세포의 발전과 동물보호단체들이 인정할 때까지 총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지역을 발전시키는 진정한 관광시설으로 완성된다. 이 문제들을 갖고 간다면 영원히 완성되지 못한 관광지로 남게 될 것이다.

찬반논란 계속 되는 거제씨월드

지난 11일 거제씨월드를 찾은 날 오후 1시 동물자유연대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합동으로 개장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돌고래한테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또 실체적으로도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이 계속 생긴다"며 "모든 동물은 인간에게 전염할 수 있는 질병이 있다"고 반대의견을 내비췄다.

바다에 살던 돌고래를 포획해 인위적으로 사육하는 것은 동물학대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돌고래를 학살하는 사실이 알려져 세계에서 질타를 받고 있는 일본의 다이지 지역에서 돌고래를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사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 12마리가 추가 수입하며 전 세계에서 돌고래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등극하며 국가이미지 또한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체험객들과 인근 주민들은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돌고래 생태체험을 관람한 박씨는 "친근감도 있고 아기가 참 좋아한다. 울산도 가봤지만 그곳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니까 더 좋다"고 말했다. 또한 정식개장 후 체험프로그램을 하러 다시 찾아올 것이라며 만족도를 드러냈다.

인근주민 한씨는 "동내에 좋은 관광지가 생겨서 앞으로 먹고살겠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인다"며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알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 살아야하는 것 아니냐"고 입장을 밝혔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체험프로그램의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입장권은 대인이 2만2000원, 소인이 1만5000원이지만 키스&허그 프로그램 5만원, 인카운터 프로그램 12만원, 스윔과 아쿠아넛 프로그램 15만원, 조련사 체험을 할 수 있는 돌핀트레이너 프로그램 22만원으로 책정됐다.

모든 프로그램에 입장권가격이 포함되어 있지만 10만 원을 넘어서는 프로그램들을 과연 관객들이 체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36개월 미만의 아동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거제시민과 장애인은 20% 할인 혜택을 받는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며 거제씨월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중 개장을 목표로 했지만 동물보호단체의 거센 반발로 인해 개장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지만 이날 임시개장을 하고 오는 30일 정식개장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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