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환승체계 등 일부 문제점에도 승객들 "요금이 저렴해 좋았다" 긍정적 반응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와 부산을 잇는 시내직행좌석버스가 지난달 22일 운행을 시작했다. 시외버스업계의 반대로 인해 오랜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시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당위성이 빛을 발한 결과다. 상권과 교육·문화 등 각종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거제시가 급격히 부산으로 흡수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또한 사실이다.

이처럼 시민들이 기대하는 생활의 편리를 시내버스가 얼마나 가져다 줄 것인지 직접 체험을 통해 확인해 봤다.

 

지난달 25일 시내버스 개통 후 처음 맞는 주말 오후 3시10분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연초면 임전마을로 향했다. 부산행 시내버스의 출발지인 임전 정류장의 시내버스 표지판에는 거제-부산 시내버스라는 문구와 함께 버스캐릭터가 웃으며 반겼다. 이미 부산으로 길을 나서기 위해 8명 남짓 되는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씩 내리는 비를 뚫고 직행버스(2000번·부산버스는 2001번)가 정확히 3시10분에 도착했다. 버스기사가 환한 미소로 행선지를 물으며 승객들을 반겼다. 지폐를 넣자 계단 옆 거스름돈 기계에서 지폐와 동전이 나오는 모습이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줬다. 
 


복잡한 절차의 한계
시내버스를 타고 부산까지 가는 요금은 시외요금과 시내요금이 구분된다. 시외요금은 성인 4500원(4200원), 청소년 4000원(3550원), 어린이 3500원(3200원)이며 시내요금은 성인이 1800원(1700원), 청소년 1700원(1350원), 어린이 1300원(12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버스기사는 행선지를 물어보고 그에 맞는 금액을 현금이나 교통카드를 이용해 계산하게 된다. 문제는 먼저 카드결제에서 발생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부산까지 가는 요금은 시외요금과 시내요금이 구분된다. 시외요금은 성인 4500원(4200원), 청소년 4000원(3550원), 어린이 3500원(3200원)이며 시내요금은 성인이 1800원(1700원), 청소년 1700원(1350원), 어린이 1300원(12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버스기사는 행선지를 물어보고 그에 맞는 금액을 현금이나 교통카드를 이용해 계산하게 된다. 문제는 먼저 카드결제에서 발생했다.

버스기사가 승객마다 카드기계를 일일이 조작해서 요금을 받기 때문에 한 명씩 탑승할 때마다 행선지를 물어보고 기기를 조작하느라 7명이 승차하는데 5분이 넘게 걸렸다.

조금 실망스럽긴 해도 시행 초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쯤으로 치부하고 일단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 내부를 살펴보니 편안해 보이는 시트와 안전벨트·컵홀더·그물망 등 일반적인 고속버스의 모습과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버스가 출발한 뒤 시외버스와 다른 차이점이 분명히 나타났다.

각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다른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이었다.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 알려주는 시내버스의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안내방송이 있은 뒤 잠시 후 버스가 정차하고 연사정류장에서 9명의 승객이 승차했다. 송정을 지나 거제소방서를 경유해 옥포중앙시장에 이르렀을 때 27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버스기사 노모(50대) 씨는 "평일에는 이용하는 승객이 많이 없는데 주말이라 승객이 많은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그런데 옥포복지관에 도착해 승객이 탑승하는 도중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났다.
 


지역마다 다른 교통카드 체계
부산에서 직행버스(2001번)를 타고 거제에 왔다가 돌아가는 승객들이 요금을 결제하기 위해 교통카드를 내밀었지만 결제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승객과 사소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버스기사는 "거제와 부산의 버스가 달라 사용하는 교통카드의 종류가 다르다"며 승객에게 양해를 구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탑승한 승객은 현금으로 결제했지만 한동안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기사는 "개통된 후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부산에 속해 있고 거제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거제의 속해 있어 사용하는 카드가 틀리다. 승객들에게 설명은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불편하다"며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이후 시내버스는 옥포복지관과 덕포 등지에서 승객을 태운 뒤 흥남 방향으로 달렸다. 다행인 점은 덕포에서 탄 승객으로 인해 45명 정원이 꽉 찼다. 만원 승객을 태운 시내버스가 해안도로에 들어서자 카메라 셔터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자 푸른 바다와 함께 거가대교 일대의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눈이 즐거운 시내버스
시외고속버스도 거가대교를 지나며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하지만 시내버스는 거제의 해안도로를 따라 노선이 이뤄져있어 시외버스보다 주변경치를 즐기기에 더 적합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풍경이 좋은 옥포~관포구간은 거제의 푸른바다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거대한 크레인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시외버스에서 느낄 수 없는 시내버스만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시내버스는 좁은 해안도로에서 속도를 줄여 이리 저리 돌아나간다. 가로수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중앙선을 지나기도 하고 좌우로 회전하는 구간이 길어지자 아찔함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그 구간에서 승객들은 잠시 멀미를 하거나 위험해 보인다며 벨트를 착용하기도 했지만 시내버스만의 매력을 또한 즐기기도 했다.

관포를 지난 시내버스는 거가대교에 접어들었다. 주변의 풍경이 승객들의 시선을 끌고 해저터널을 지나는 등 승객들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제한속도를 준수하며 운행한 시내버스는 4시7분경 경제자유구역청에 도착하면서 부산 진입을 알렸고 이후 부울지방중소기업청을 지나 삼성자동차정문·명지신도시·명지새동네를 승·하차없이 지나갔다. 을숙도를 지나 하단역에 정확히 1시간10분만인 4시20분경에 도착했다. 도착 후 버스기사에게 "피곤하겠다"는 질문을 하자 버스기사는 "도착하면 40분의 휴식시간이 있다. 그리고 하루에 4번 운행을 하기 때문에 피로는 생각보다 덜하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시내직행좌석버스 타보니…
시내직행좌석버스를 처음으로 이용했다는 김민지(32·고현동) 씨는 "부산 가는 시내버스가 생겼다고 해서 임전까지 와서 탑승했다. 버스 이용요금이 저렴하지만 고현 근처 사람들은 그냥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전까지 버스를 타고와 환승하려 했는데 환승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아쉬웠지만 외곽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시내버스가 생겨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철(41·옥포) 씨는 "부산으로 넘어가기 위해 고현 버스터미널로 가는 번거로움이 없어져서 좋다. 시간이 절약되고 요금도 저렴해 만족스럽다. 앞으로 계속 유지 발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조근형(26·부산하단) 씨는 "부산에서 거제로 놀러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다. 하단에 살고있어 사상까지 가서 시외버스를 이용해 거제에 놀러왔는데 하단에서 곧바로 시내버스를 타고 넘어오니 편하다. 시외버스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간도 많이 줄일 수 있으니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시내직행좌석버스가 운행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체험해본 결과 카드제휴와 환승, 일부 노선의 문제, 평일승객의 부재 등 문제점에도 불구 시내버스만의 편리함과 시외버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분명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부산 구경 나선다 생각하고 시내버스를 타보면 의외의 즐거움이 기다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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