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축구협회, 협회장기 대회 등 각종 대회 유치 통해 축구발전의 중심축 역할

청소년 축구 발전 위해 각종 지원 및 대회유치 적극 발벗고 나서
스토브리그 주관 및 지난해 대교눈높이 전국 왕중왕전 유치 결실

"6일 오전 9시까지 반드시 거제종합운동장하고 보조구장에 나와야 한다. 두 사람은 조금 힘이 들더라도 꼭 그렇게 해줘야 된다."

거제시축구협회(회장 김일배)가 겨울을 맞아 다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늘 이맘때가 되면 자영업에 종사하는 협회 이사들은 평소보다 빨리 일을 마무리하거나 아예 며칠간은 가족들에게 일을 일임해버리기 일쑤다. 직장에 다니는 이사들도 하루 정도 휴가를 내는 경우가 많다.

거제시가 해마다 겨울이면 전국의 우수한 학생축구부를 초청해 동계훈련을 하는 '거제시장배 전국 우수학생 축구 스토브리그'가 열리기 때문이다.

축구협회가 이 대회를 주관하기 때문에 50여 명의 이사들이 대회 기간 중에는 돌아가며 경기의 운영을 맡는다. 이 때문에 겨울만 되면 이사들은 생업을 잠시 뒤로 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지난 3일 오후 2시. 축구협회 윤성수 전무이사는 협회사무실에 나와 6일 오전 경기운영에 나설 이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희술 이사와 하용수 사무차장이 6일 오전 열리는 고등부 경기의 진행을 맡기로 돼있어 함께 자리했다.

"오전 경기운영만 잘 해주면 오후에는 다른 이사들이 일을 끝내고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오전 경기 운영이 중요하다. 수고스럽겠지만 6일 오전 경기에 차질이 없도록 힘써 주기 바란다."

각각 사무기기와 옥외광고 관련 자영업에 종사하는 김희술 이사와 하용수 사무차장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 일요일 오후쯤에 만나 최종 확인해보자."

급한 대로 1차 회의를 마치고 일요일에는 경기운영 관련 전체적인 세부사항을 꼼꼼히 챙길 예정이다. 대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경기 기록부·심판·각종 운영에 필요한 도구와 운동장 상태 등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단순히 경기를 관람할 때 알지 못하는 많은 준비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궂은일을 대회를 주관하는 거제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들이 경기진행을 위해 세부적으로 챙기는 사안들이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대회를 주최하는 거제시 관계자들과 거제시체육회 등도 관심을 갖고 항상 논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벌써 7회째를 맞는 '거제시장배 전국 우수 학생 축구스토브리그'는 거제시와 거제시체육회, 거제시축구협회 등 3박자가 딱 들어맞으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겨울에 학생축구는 당연히 거제에서 열리는 스토브리그를 생각하게 될 정도로 명성도 알려지고 있다. 거제시의 적극적 지원과 협회 및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거제축구의 구심점

근동에서 '축구'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통영시를 꼽는다. 거제나 고성보다 먼저 학원축구가 시작됐고 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이회택·김호곤 등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걸출한 명장들을 비롯해 90년대를 풍미했던 김도훈 선수에 이르기까지 통영축구가 사실상 근동의 맹주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서서히 거제로 중심이 이동되기 시작했다.

김도훈 선수와 함께 90년대 공격축구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국가대표 골잡이 서정원 선수, 울산현대의 테크니션 정정수 등 걸출한 스타들과 국가대표 골기퍼 김용대 선수 등을 거제고등학교가 배출했다.

지난해 11월2일부터 10일간 거제에서 열린 '2013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에 참가한 경기 수원공고 2학년 김민우 군은 연초중학교 출신으로 17세 이하 청소년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김 군 이외에도 많은 거제출신 선수들이 각급 단위 학교에서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의 명성으로 인해 축구계에서 거제축구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를 뒷받침한 것이 거제시축구협회다. 엘리트 축구의 지원을 통해 사회인 축구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전체적인 축구의 저변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물론 인구 비중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거제시에 산재한 축구 관련 동아리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생겨났다. 통영과 비교조차 힘든 수준이다.

또 기존 학원체육 중 거제고등학교와 연초중학교 등 두 팀 정도에 불과하던 축구팀도 장승포초등학교 축구부 창단에 이어 지난해 동부중학교 축구부까지 창단하는 등 4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학원 축구팀들이 늘어나고 각종 사회인 축구팀들이 번창일로에 있는 이면에는 축구협회의 다양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축구협회를 구성하고 있는 임원과 이사들이 모두 '축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중에는 한때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이들도 있다. 또 거제시 축구의 계보에서 정점과 허리를 담당하는 이들이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기도 하다.

조영제 회장과 축구협회장기

거제의 축구가 자발적으로 발전하면서 거제시축구협회도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이전보다 체계화되기 시작한 거제시축구협회는 1998년 조영제 회장의 등장으로 오늘과 같은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조 회장이 취임하던 그해 4월 '제1회 거제시축구협회장기 축구대회'가 개최됐다. 거제의 각 축구 동아리들이 '협회장기'라는 최고의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시 조 회장과 단짝으로 거제시축구협회 사업을 총괄한 진양민 전무이사와 함께 거제시에서 개최되는 각종 대회도 동네축구를 벗어나 대한축구협회의 규정을 준수하는 대회로 거듭났다.

정확한 대회요강을 갖추고 전문자격증을 갖춘 심판들이 경기를 진행하는, 제대로 된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기진행으로 인해 축구 동아리들도 축구가 추구하는 룰에 맞춰 발전해 왔다.

이처럼 지난 1998년부터 2009년까지 거제시축구협회를 이끈 조영제 회장 재임 당시 거제시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가 지향하는 룰에 맞춰 발전하는 한편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학원축구에 대한 적극적 지원은 물론이고 교육장기 축구대회 개최와 함께 지난 2006년부터 '거제시장배 전국 우수 학생 축구스토브리그'를 유치했다.

전국의 우수한 학생선수들을 초청해 경기할 수 있는 이 대회의 유치가 가능했던 것은 조영제 회장 취임 초부터 잔디구장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거제시와 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이제 거제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잔디구장을 보유하게 됐다. 이러한 결실은 지난해 11월 열린 '2013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회가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거제시의 축구 인프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