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포로수용소유적관 내 '테마파크' 오는 10월 개관 예정…기존 유적공원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 풍성

6.25한국전쟁 당시 역사의 현장으로 민족상잔의 아픔을 딛고 통일의 희망을 키우기 위해 조성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포로수용소 테마파크'가 오는 10월1일 개관될 예정이다.

지난 1999년 1차, 2002년 2차 개관으로 연간 7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거제 최대의 관광지 중 하나인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테마파크가 개관되는 10월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시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첨단전시아이템을 보강해 교육·체험형 테마파크로 확대 개발하고 편의시설 확충 등 관광자원으로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거제시 고현동 500번지 일원에 조성된 테마파크는 지난 2008년에 착공했으며 총 사업비 235억원으로 3만1570㎡ 부지에 △평화탐험체험관 △4D 영상관 △평화전시관 △평화수호대 △어린이평화정원 △빛의 터널 △편의동 등을 마련했다. 거제시는 테마파크를 통해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피해와 참상을 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시키는 한편 관광자원의 다양화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기 위해 9월 중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일반에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테마파크의 개관으로 포로수용소유족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기존의 유적지와 테마파크까지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배로 늘어나게 된다.

본격적인 유적공원 관람에 앞서 유적공원에 대해 알아보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지난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의 발발로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한 수용소가 필요하게 됐고 이를 위해 1951년 2월부터 전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거제의 고현·수월 등지를 중심으로 설치됐다.
 
관람을 위한 세 가지 제안

오는 10월1일 이후부터는 기존의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관람하던 동선에 테마파크를 관람할 수 있는 동선을 접목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진다. 관람객들은 기존 유적공원 관람에 1시간 정도를 투자해야 하며 테마파크를 두루 살펴보기 위한 시간도 1시간 정도 할애해야 할 것이다. 거제시가 추천하는 관람객 동선은 대략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먼저 기존 유적공원 관람 동선에 이어 테마파크 관람 동선을 포함하는 것이다. 약 두 시간 정도가 예상되는 이 동선은 매표소에서 디오라마관~유적박물관, 야외 막사촌(신규 체험시설), 테마파크, 잔존유적지(무기전시장), 기념품 판매장을 거쳐 주차장으로 향하는 방법이다.

이 동선을 이용하는 관람객은 6.25전쟁과 포로수용소의 역사적 사실을 시간의 진행에 따라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1950체험관'에서 충분한 체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관람한 사람들에게는 크게 매력적인 동선이 아니다.

다음으로 추천하는 동선은 이미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방문했던 관람객을 위한 방법으로 테마파크 등을 중심으로 매표소에서 디오라마관~유적박물관, 야외 막사촌(1950 체험관), 무기전시장, 잔존유적지, 기념품 판매장을 경유해 주차장으로 향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역시 기존 관람객을 위한 방법으로 철모광장, 유적박물관, 야외 막사촌(1950 체험관), 테마파크, 무기전시장, 잔존유적지, 기념품 판매장을 경유해 주차장으로 가는 동선이다. 이 두 가지 동선은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이미 방문했던 관람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체류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거제시가 제안하는 동선은 추천사항일 뿐 꼭 따라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는 점이다. 이미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관람했더라도 기억을 되새기는 차원에서 여유롭게 전체를 둘러봐도 좋고, 새롭게 개관한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관람해도 유적공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포로시절 시인 '김수영'의 모습, 재현됐더라면…

테마파크의 개장에 앞서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전체를 답사했다.

거제시에서 제안한 동선에 구애받지 않고 기존 유적공원과 테마파크 등 관람이 가능한 곳 대부분을 들렀다. 아직 포수용소유적공원을 관람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다음에 답사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선은 기존의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 시작되는 매표소에서부터 오는 10월에 개관할 테마파크 순으로 진행했다. 기존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주요 동선은 홈페이지에서 제안한 시간의 흐름 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크게 번거롭지 않지만 야외막사와 무기전시장 부분에서 '1950 체험관'과 잔존유적지 사이를 놓고 동선이 조금 꼬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조금의 발품을 판다고 생각하고 기자가 움직이는 동선을 따르면 가장 빠른 시간에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동선을 따르면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체험관을 한 건도 놓치지 않고 관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관람에 앞서 홈페이지를 참조해 기존 동선을 확인하고 출발했다. 이에 따라 출발지는 '분수광장'으로 삼았다. 이곳에서는 6.25전쟁 당시 한국을 돕기 위해 참전했던 16개국의 국기와 UN기가 게양돼 있다. 주요참전국은 직접 현장을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분수광장을 지나면 역사에 길이 남을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흥남철수작전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흥남철수작전은 중국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진 국군이 1950년 12월14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동부전선의 미국군 제10군단과 국군 제1군단을 흥남항에서 피난민과 함께 선박편으로 안전하게 철수시킨 작전이다. 이 작전을 성공리에 이끈 주역에 김백일 장군, 현봉학 교수, 알몬드 사령관, 포니 해병대령 등이 있었다.

특히 이 기념비 옆에는 당시 작전을 이끈 주역 중 한명인 김백일 장군의 동상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친일논란이 일면서 거제의 시민단체들이 철거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흥남철수작전기념비를 지나면 웅장한 탱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탱크전시관'에 도착한 것이다. 여기서는 북한군의 남침 선봉에 섰던 소련제 T-34탱크 모형 속에서 6.25전쟁 및 포로수용소의 역사적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포로수용소 현장 경험이 끝나면 다음은 국내 최초, 단일 최대 규모의 디오라마관을 만나게 된다. 이 곳에서는 포로수용소의 배치상황 및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 폭동현장 등이 생생하게 재연돼 관람객들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디오라마관에 '풀'이라는 시로 유명한 김수영 작가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의대 부설 간호학교에서 영어 강사를 하고 있던 김수영은 피난을 가지 못하고 서울에 남아 있다가 인민군이 퇴각할 때 의용군으로 징집돼 이북으로 끌려갔다. 평안남도 야영 훈련장에서 1개월 동안 훈련을 받은 뒤 북원훈련소에 배치된 그는 유엔군이 평양 일대를 장악하면서 자유인으로 남하했지만 얼마 뒤 서울 충무로에서 경찰에 체포돼 거제의 포로수용소로 보내졌다.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고 스스로 전하듯 그는 포로수용소 야전병원 외과 원장의 통역으로 있다가 풀려났다.

포로수용소에서 시인 김수영을 만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서면 1950년 6월25일 일요일 새벽 4시를 기해 38선 전역에 걸쳐 대대적인 기습공격을 개시하며 불법남침하는 북한군의 모습을 담은 '북한군 남침'을 만날 수 있다.

곧 이어 북한군을 막기 위해 참호 속에서 전투하고 있는 우리 국군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재현한 '국군의 사수'를 만날 수 있다.

이어 전쟁발발에서 휴전에 이르기까지 한국전쟁의 참전 16개국 현황, 피해상황, 전쟁 속 삶의 모습 등이 재현된 전쟁역사의 살아있는 교육장인 '6.25역사관'을 만날 수 있다.

다음에 이어지는 '대동강철교'를 지나 'M.P다리'와 '포로생활관'을 지나면 다양한 문화예술단체의 공연을 위해 마련된 '야외공연장'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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