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산지 차별화로 거제표고의 위상을 드높이겠습니다"

썩은 나무에서 종균을 이용해 신선한 생명을 피워내는 신기한 생물, 버섯.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등 많은 버섯 중에서도 영양도 맛도 최고를 자랑하는 표고버섯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그 시작은 거제이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전국에 버섯 농장을 하고자 하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배움의 장으로서 거제 표고가 위상을 드높이고 있었지만 10여 년 전 침체기를 맞으면서부터 장흥에 지리적 표시제까지 내준 거제 표고는 역사성을 잃어 가는 듯 했다.

그런 거제 표고의 자리를 다시 되돌리고자 1998년, 30여 년간 표고버섯 농장을 해오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표고재배를 시작했다는 옥대석 씨. "귀농 당시에는 거제 표고가 단위품목당 쌀 다음으로 많았다"며 "거제에서 표고재배로 실패하는 사람들은 없었을 정도"라고 그 당시를 실감케 했다.

표고버섯은 원목을 말려 적정한 수분을 유지해 종균을 배양한 다음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첫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첫 수확을 본 후에는 30일간의 휴면기간동안 원기 회복에 필요한 과정을 거쳐야 다음 수확을 반복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옥 씨는 "인권비도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라 매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으면 큰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처음 버섯이 재배될 때는 노지재배가 보편화돼 있었기 때문에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농민들에게는 소수의 물량만 재배 가능했고 품질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하우스 재배였다.

하지만 하우스 재배는 기후적 관리가 어려워 실패 위험이 크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첫 시범하우스재배의 결과는 의외로 성공적이었다.

지금은 하우스만 23동으로 연간 생표고는 350t 가량, 건표고는 4t 가량이 수확되고 있다. 이렇게 수확된 생표고는 농협에서 주로 판매되며 일정량은 영농조합을 통해 학교급식으로 배급되고, 건표고는 비싼 가격의 특정상 선물세트로 많이 판매되기 때문에 명절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이다.

거제는 기후상 겨울철에도 재배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타지역은 날씨가 비교적 추워 다량의 난방을 필요로 하지만 거제는 날씨가 덜 추워 이중하우스로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덕분이다. 그래서 옥 씨는 3년 전부터 겨울철 재배도 시작했다. 타지역과 차별화 된 판매를 위해 버섯이 나지 않는 한겨울 집산지로 만드는 것이 그의 소망이기도 하다.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업종이다 보니 매년 각 지역을 15곳을 돌아다니며 신 종균과 좋은 종균을 찾아다닌다. 그는 버섯농사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드물어 한계점에 도달하자 귀농 후 버섯농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실습장도 마련해주고 자신의 지식도 함께 공유하며 농장을 넓혀가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

그는 "거제는 한여름 냉방 없이도 재배 가능하고, 한겨울 굳이 난방에 신경 쓰지 않아도 재배가 가능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장점을 살려 지역적으로 규모화 되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우리 농가같이 규모가 있는 버섯농가들이 20여 개 정도가 더 생겨난다면 힘을 합쳐 백화점이나 마트에도 납품 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되면 거제표고의 위상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품질 좋고 가격 착한 파프리카, 거제서 맛보세요"

알록달록한 색깔에 홀려 한 입 베어 물면 아삭아삭 소리와 함께 단맛이 나는 파프리카. 겉보기에는 피망과 비슷하지만 영양가나 맛은 훨씬 뛰어나다.

색깔별로 빨간 파프리카는 유해산소를 억제시켜 암 예방에 좋으며, 노란 파프리카는 혈관질환 예방과 눈 건강에 탁월, 주황색 파프리카는 비타민A·B와 칼슘, 철분이 많아 눈 건강에 좋고, 초록색은 가장 칼로리가 낮으며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과 채소의 장점을 다 지니고 있어 끊임없이 '웰빙'을 외치는 건강중심시대에 적격인 품종으로 꼽힌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지만 말 그대로 이름도 생소한 파프리카. 특히 우리나라에는 재배법이 익숙하지 않아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작물 중 하나다. 그런 중에서도 파프리카로 경상남도 수출탑의 타이틀을 거머쥔 이정모 씨를 거제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매년 7월 중순 쯤 파종해 11월부터 7월까지 가장 많이 열린다는 파프리카. 2200평 하우스에 연간 평당 50kg를 재배하며 80%는 홍콩, 동남아, 일본 등지로 수출하고, 20%는 지역 내 혹은 전국에서 판매된다.

거제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하는 이는 단 두 명이지만 파프리카 시장의 규모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수출 덕분도 있지만 거제는 유난히 파프리카 시장이 두텁기 때문이기도 하다.

파프리카가 가장 맛있게 열리는 온도는 24도. 온도와 습도 변화가 최소화돼야 작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알찬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올해는 날씨가 무더워 온도나 습도 조절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3년간 파프리카를 재배한 이정모 씨만의 특별한 비법은 바로 '천적재배법'이다. 매년 9월 하순이 되면 해충의 천적을 투입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선도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깨끗하고 단단하며 친환경적인 작물을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열매를 맺기 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게 탈지분유를 손에 묻혀 순을 치는 방법도 또 하나의 비법이다.

이렇게 생산되는 파프리카는 소포장으로 농협하나로마트에 배급되거나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연락이나 문자를 통해 직접 농장을 찾는 이들은 kg당 8000원에 구입할 수 있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제 파프리카를 맛볼 수 있다.

이 씨는 파프리카 농장을 하며 소비자들이 파프리카를 인정해줄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파프리카에 대한 국민들과 행정의 인식이 보편화 되지 않아 힘든 부분도 없지 않다고 한다.

그는 "하우스가 튼튼해야 하고, 한 번 보수하려면 시공단가가 크기 때문에 농민들이 선뜻 시도하려 하지않고, 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농가가 거제에는 2개 밖에 되지않아 가공을 위해선 진주시에 있는 공동선별장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라 우리 시에도 파프리카 농가가 늘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보다 쉽게 물류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