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알로에는 피부에 양보하지 마세요"
넓고 긴 잎이 하우스 천장 향해 쭉쭉 뻗어나갈 때 그 잎 속에 있는 투명한 겔이 바깥 세상에 나갈 채비를 마친다. 피로회복이나 장운동을 도우며, 피부미용, 피부질환에 좋은 알로에는 생(生) 알로에보다 주스나 화장품으로 익히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전국 어느 시장이나 마트에서 품질 좋은 생 알로에를 만난다면 '거제 알로에다'하고 반가워해도 된다.
이미 전국 알로에 중 70%를 보급하고 있을 만큼 이제는 거제의 대표작물이자 알로에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거제 알로에. 더위에 잘 견디며 손이 많이 안 가는 데다 거제는 특히 기후도 안성맞춤이라 알로에들이 건강하게 자랄 조건이 충분하다. 그에 비례해 농민들이 가장 많이 시도하고자하는 작물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우습게 봐서도 안 될 것이 또 거제 알로에 재배다.
거제면에서 알로에팜을 운영하고 있는 이웅일 씨는 알로에 농장들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와 경력을 자랑한다. 귀농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이 "알로에 농장을 해볼까요"라고 하는데 그는 항상 "좋아하는 작물을 키우세요"라고 대답한다. 그만큼 알로에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크다는 증거다.
그는 "알로에는 물을 많이 줘도 적게 줘도 죽는 까다로운 식물이다. 보통 오해를 하는 것이 날씨가 뜨거운 아프리카가 원산지라고 그 비슷한 환경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25도에서 가장 신선한 알로에를 만들어내며 적절한 수분과 관심이 필요한 식물"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으로 태어나기 위해 선택받는 알로에는 4년산이 제격이다. 4년 된 알로에가 다 자랐을 때쯤 그 아래로 자라는 1~2년된 알로에를 '떼어심기'하여 번식을 시키는 것이 알로에만의 생존방식. 재배된 알로에는 공장에서 작업을 거쳐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된다.
친환경 재배로 23년동안 알로에라는 한 우물만 판 덕분에 이제 '알로에'라면 거제에서 그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그의 말에 따르면 거제 알로에가 제주도, 전라도보다 특출한 이유는 2가지를 크게 꼽을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재배를 할 때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칼슘 가득한 굴 껍질이 비료로 사용된다는 것. 제주지역은 바닷가는 있지만 굴껍질을 쉽게 구할 수 없는 단점 때문에 굴껍질 비료를 사용할 수 없다고.
두 번째, 일조량과 온도의 민감한 알로에가 눈이 많이 오는 전라도의 겨울철 하우스에서 일조량과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재배되고 있는 알로에는 3가지가 있다. 알로에 베라, 알로에 사포나리아, 알로에 아보레센스가 재배되는데 사포나리아는 나머지 두 개와는 달리 엄청 쓰다. 그래서 사포나리아는 변비에 효과만점.
이 씨는 "알로에를 먹을 때 속살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위가 아파 먹는 사람은 속살만 먹는게 맞지만 변비가 있는 사람은 껍질 채 먹어야 그에 맞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 소득원은 생 알로에 잎이지만 즙, 음료, 겔로 만든 건강식품, 화장품 등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재배되는 생 알로에 40%가량은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제공되기 때문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는 "거제시민들은 거제알로에에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 대부분 구매자들이 타 지역 사람들이 많은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거제에서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다"라며 "온갖 채소가 중국산으로 변해 농민들이 힘들어지고 있는데 알로에만이라도 중국산이 유입되기 전에 굳건히 자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거제자랑이 되도록 최고품질로 다가가겠습니다"
초록빛 물결이 울렁이는 나락들 사이로 수줍은 보랏빛 자태를 뽐내는 블루베리(Blueberry). 한껏 수확철을 맞아 고운 색 뿐만 아니라 달콤새콤한 향기마저도 사람들을 유혹한다.
비교적 오래전부터 흔하게 알려진 과실은 아니지만 2차 세계대전 야간폭격에 명중률이 뛰어난 조종사가 블루베리를 즐겨먹었다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눈 건강 대표과일이 되었다.
그 밖에도 비타민이 많아 노화방지, 암세포 차단에도 탁월하다는 입소문이 났고 다양한 방법으로 만든 블루베리 식품들이 줄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재배농가를 찾아볼 수 없었던 거제에도 언제부턴가 블루베리 농가가 생겨나면서 지역 농특산물에 힘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매미울음소리가 가득했던 하청면 시골마을 어둔에 있는 블루베리 농가는 오전 7시부터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도 오지 않았던 무더운 여름날 땀을 흘리며 작은 한 알 가득 알차게 익은 블루베리를 직접 손으로 따고 있던 블루베리 작목반 반장 이창훈 씨를 만날 수 있었다.
3시간 째 땡볕 아래 지칠 법도 하지만 보자마자 "잘 익은 것 마음대로 따 먹어 봐요"하며 미소를 띤 그 모습에 한 손 열매를 가득 쥐고 입안에서 뽀득뽀득 씹히는 블루베리 맛은 '새콤달콤'의 표본을 보여줬다.
6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한창 제철이라고 하지만 거제 블루베리는 날씨가 따뜻한 지역특성상 이미 4월부터 출하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 씨는 "거제 블루베리만의 경쟁력이라면 다른 지역보다 일찍 출하되고 늦게까지 출하된다는 점"이라고 장점을 꼽았다. 이 농장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종은 토끼눈을 닮았다고 지어진 '래빗아이'. 따뜻한 지방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에 거제에서 수확되기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이 씨는 수확을 시작하면 최고의 품종을 선별하기 위해 집중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6년간 블루베리를 키워 왔지만 매번 힘들어도 새순을 틔우고, 열매를 하나하나 맺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마치 '마약'과 같다며 블루베리를 표현했다.
물론 그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농업은 매일이 희망을 가져야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 하루 커가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마냥 오늘 하루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내일이면 이만큼 또 크겠지'하며 기대하는 것도 농장일을 하면서 갖춰야 할 자세"라고 덧붙였다.
수확된 블루베리는 영하 1도의 냉동실 보관을 거쳐 손님들에게 선보여진다. 1kg당 3만5000원. 체험학습장이 마련돼 있어 1인 1만5000원이면 농장 안에서 2시간동안 마음껏 따 먹을 수 있으며 학습을 마친 손님들에 한해 1만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씨는 "앞으로 거제 블루베리가 거제의 명물로서 자리매김하도록 좋은 품질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히며 "특화될 수 있도록 시에서도 블루베리라는 작물에 정책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거제를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블루베리.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는 농부들의 열기가 소비자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